[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손해보험 업계가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부진으로 2분기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추세적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는 흐름이라 부정적인 영향력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 2위권 보험사는 일반보험에서 대형사고 건을 처리·반영해야 하는 점도 있어 보험손익 성장 전망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여름철 계절적 요인에 부정적 전망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손해보험사의 2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대 80% 중반까지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5월 기준 대형사 다섯 곳(
삼성화재(000810),
DB손해보험(005830),
현대해상(001450),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손해율 평균은 82.8%였다. 이는 전년도 동기 대비 3.4%p 높다.
통상 자동차보험 시장은 대형사 네 곳(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의 점유율이 85% 내외에서 형성된다. 이들 보험사의 손해율이 악화되면 사실상 시장 전반의 부진과도 같다.
(사진=연합뉴스)
적정 수준의 손해율은 80% 선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율이 평균 16% 정도인데, 여기에 손해율까지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어서면 손실로 이어진다. 2분기 손해율이 80% 중반까지 커진다면 자동차보험에서 적자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분기 실적이 더욱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보는 배경에는 계절적 요인이 있다. 여름에는 장마철 집중호우로 자동차 사고가 더욱 늘어나고 관련 피해액도 커져서다. 여름철에 몰리는 휴가 역시 자동차 이용량을 늘려 사고 발생 위험과 확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이 그만큼 상승한다.
자동차보험은 기본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포트폴리오라 오랫동안 ‘적자사업’으로 꼽혀왔다.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 수혜 효과(자동차 이용량 감소)로 손해율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해부터는 다시 상승으로 전환한 상태다. 보험 업계서는 이러한 상승 흐름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해보험 업계서는 빠져나가는 보험금 증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보험료 인상도 고려 중이다. 들어오는 돈을 늘려보자는 의도다. 다만 정계·금융당국 눈치 때문에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올해보다는 내년에나 시행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자동차보험 부진과 그에 따른 손실 영향은 대형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나 디지털 손해보험사에도 크게 반영될 전망이다. 이들 보험사는 시장 점유율이 낮지만 손해율 자체는 대형사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사업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아 합산비율 100%를 더 쉽게 넘어서는 경향이 있다.
고액사고 건으로 일반보험도 악화…2위권에 영향
자동차보험뿐만 아니라 일반보험도 수익성 저하가 예고됐다. 일반보험은 장기보험, 자동차보험과 함께 손해보험사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화재부터 종합, 해상, 책임, 상해, 기술, 보증, 해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2분기 일반보험에서는 특히 2위권 보험사 부진이 클 것으로 언급된다. 대형사고 건과 연관돼서다. DB손해보험은 영남지역 산불(지난 3월 발생)과
금호타이어(073240) 광주공장 화재(지난 5월 발생) 건이 반영된다. 이 가운데 금호타이어 화재 관련 보험금만 5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다른 손해보험사도 계약 명단(공동인수)에 있지만 DB손해보험이 주간사 역할을 맡아 금액이 크다. 현대해상의 경우 해당 화재 건으로 250억원~290억원 규모의 비용이 반영될 예정이다.
두 회사에 대해 이병건 DB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따른 이익 감소와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관련 일반보험 손익 감소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별도 기준 손익이 전년보다 악화된다고 보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반보험에서 받는 손실은 일회성 성격이 있고, 재보험사 활용으로 손실 폭을 어느 정도 방어하는 부분도 있다”라면서 “다만 자동차보험은 업계 전반의 추세가 손해율이 상승하는 흐름이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다란 추세를 따라가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특성상 대세가 바뀌기도 어렵고 장기간이 소요된다”라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2분기를 넘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