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모델 재구성)①이자시대 저물고…은행권, 출구는 '미지수'
은행권 수익 예대마진 의존도 높아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성장성도 한계
공개 2025-07-1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9일 17: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권의 황금기가 저물고 있다. 고금리 덕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왔지만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총량 규제라는 벽에 가로막혔다. 업계 전반에서는 이제 장기적인 수익 기반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IB토마토>는 변화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 금융업계가 추진하는 수익 구조 개선 전략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권이 예대마진 수익 쏠림 해소를 위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이자이익에 기대 수년간 성장가도를 달리던 은행권이 정부 기조에 따라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대출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한계가 뚜렷한 데다, 비이자이익 확대도 뾰족한 수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4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50% 감축 ‘부담’
 
9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총 8조6807억원이다. 4대 금융지주 전체 이자이익 10조6419억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순이자이익 규모가 가장 컸던 KB국민은행의 경우 2조5967억원에 달한다. 
 
이자이익이 커졌음에도 은행권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가계대출 총량을 당초 계획 대비 50%로 감축하기로 하면서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1~2% 수준으로 계획했으나,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정된 목표치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은행권 가계대출 확대가 녹록지 않아지면서 이자수익 확대는 기업 대출 몫이 됐다. 지난 1분기 기준 4대 은행 가계대출은 전체 절반가량을 차지했으나, 계획대로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총여신에서 가계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민은행의 경우 48.8%로 가장 비중이 컸으며, 하나은행이 44.9%로 뒤를 이었다.
 
사실상 기업 대출과 가계 대출이 각각 여신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기업 대출을 늘리기에도 역부족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실행한다. 우량 기업일수록 경쟁이 치열하다. 주채무계열 주채무은행만 봐도 큰 변동이 없다.
 
금융감독원은 매년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가 일정금액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지난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기업은 41개로, 은행권 신용 공여액이 큰 기업군인 만큼 은행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주채무은행은 우리은행이 11개, 하나은행 10개, 신한은행 8개, 국민은행이 3개다.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이 유일하게 전년 대비 부영, 한국앤컴퍼니, 영풍, 현대백화점, 애경, 세아 등 5개를 늘렸다. 전년도 주채무계열에서 해당 기업이 신규 편입되면서다. 총차입금과 신용공여가 증가해 편입됐다. 신규 편입과 제외 외에는 은행권의 주채무계열에 변화가 없었다.
  
기업대출 확대 부담인데 비이자이익도 '불투명'
 
기업대출을 쉽게 늘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다 건전성을 관리해야하는 은행 입장에서도 기업 대출 확대는 부담스럽다. 대기업은 한정돼있어 중견·중소기업 중 옥석을 가려야 하지만, 지방 경기 침체로 지방 소재 기업들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기 채권 시장 호황도 예상되면서 기업의 직접 조달 확대도 예상돼 은행의 기업 여신 확대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은행권이 지속적으로 비이자수익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러한 리스크 때문이다. 은행권은 예대 마진 경쟁력 강화가 한계가 있어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등 지속가능한 수익처를 만들고 있다. 다만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수수료수익은 ▲국민은행 3761억200만원 ▲신한은행 3603억4000만원 ▲우리은행 2836억1400만원 ▲하나은행 2687억2300만원이다. 특히 비용을 제한 수수료이익은 더욱 감소했다. 수수료수익의 경우 하나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수수료비용을 제한 수수료이익은 하나은행마저도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대부분 은행 이자 이익이 불어난 것과는 상이한 흐름이다. 
 
4대 시중은행 중 순수수료이익이 가장 큰 신한은행의 경우 1분기 2814억6500만원이다. 이 중 채널부문에서 1563억1700만원을 벌어들여 단일 부문 중 가장 큐모가 컸다. 자본시장부문에서 411억4100만원을 거두는 등 전년 대비 규모를 키웠으나, 국제부문과 기타부문에서 줄어 전체적인 순수수료이익은 줄어들었다. 채널 부문은 개인, 기업 WM 관련 업무, 자본시장은 유가증권과 대기업, IB 업무, 국제부문은 해외영업과 이에 수반되는 업무를 뜻한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이미 실행된 대출이 있어 효과는 정책 효과는 9월에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수익성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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