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에 미주서 고성장
중화권 매출 감소에도 서구권과 기타 아시아 지역 실적 성장
지난해 5~12월 매출 반영…연결 실적 비중 10% 차지
2차 매수분 4만8000주 매각 연기되며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공개 2025-07-1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9일 16:4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대형 화장품 업체들의 고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23년 인수한 코스알엑스 실적이 지난해 5월부터 반영되면서 서구권 매출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향후에도 창업자인 전상훈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두고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코스알엑스 인수 효과로 빅3중 나홀로 성장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업계는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 등 '2강 1중' 구도로 고착화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나홀로 1분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675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동기(9115억원) 대비 17.11% 증가했다. 국내 매출이 지난해 1분기 5636억원에서 5773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매출이 지난해 1분기 3368억원에서 올해 1분기 4730억원으로 약 40.44% 증가하면서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LG생활건강(051900)과 애경산업(018250)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 국내 화장품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LG생활건강 매출액은 1조697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7287억원) 대비 1.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업계 내 빅3로 꼽히던 애경산업 매출액도 1691억원에서 1511억원으로 10.64% 감소했다.  
 
앞서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지난 2022년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소비 감소, 중국 내수 침체와 자국 제품 소비 경향 확대로 인한 매출 감소 등 업황 악화를 겪어왔다. 최근에는 인디 화장품 브랜드가 생겨나면서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대형 화장품 기업의 실적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중국향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화권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39% 감소했다.
 
하지만 서구권과 기타 아시아 지역 실적이 고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서구권은 지난해 1분기 1051억원에서 올해 동기 2125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타 아시아 지역은 835억원에서 1278억원으로 약 53.05% 늘었다.
 
서구권에서는 특히 미주 지역 매출이 878억원에서 1572억원으로 약 79.04% 성장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매출도 173억원에서 553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두 지역 모두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가 이어진 가운데 라네즈, 설화수, 에스트라 등 브랜드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판로 확대 등에 영향을 받았다.
 
 
매출기여도 10%…당분간 전상훈 대표 체제 유지
 
최근 3년간 코스알엑스는 성장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2044억원이던 매출액은 2023년 4862억원으로 1년 만에 2배 이상 성장, 지난해에는 589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사업보고서에는 실적에 편입되기 시작한 5월부터 12월까지 반영됐다. 5~12월 매출액은 3894억원 규모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매출액 3조885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했다. 지난해 코스알엑스와 아모레퍼시픽의 연간 매출액을 두고 단순 비교 시 매출 비중은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코스알엑스의 영업이익은 510억원, 1612억원, 1769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6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말 당기순이익은 844억원으로, 3개월 만에 지난해 대비 47.71% 수준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알엑스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2차 매수분 48000주에 대한 매매 거래 종결일을 2030년까지 연기했다. 코스알엑스의 창립자인 전상훈 대표가 전문 경영인으로서 당분간 회사 경영을 더 맡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1년 코스알엑스 주식 19만2000주를 매수하고 관계기업투자주식으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매도인이 보유한 잔여지분 전부을 계약체결일로부터 2023년 10월 31일이 되는 날까지 콜옵션 기간을 부여했다.
 
이후 지난 2023년 아모레퍼시픽이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잔여지분 28만8000주를 2차례에 걸쳐 약 7551원에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1차 매수분 24만주, 2차 매수분 4만8000주에 대한 매매대상 주식 이전과 매매대금 지급일을 각각 지난해 4월30일과 올해 4월30일로 설정했다. 
 
지난해 4월30일 아모레퍼시픽은 1차 매수분과 주식매입선택권으로 행사된 주식 9500주를 6321억원에 매수하면서 코스알엑스를 종속회사로 편입했지만, 2차 매수분 4만8000주에 대한 매매 거래 종결일은 2030년으로 미뤄졌다. 2차 매수분 관련 대금은 당초 1471억원으로 정해졌으나, 향후 양 당사자 간 별도 합의에 따라 금액이 조정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올해 1분기 말 아모레퍼시픽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995억원으로, 금융기관예치금(401억원)을 포함하면 약 6396억원 규모를 보유 중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8%, 5.9%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본격적으로 코스알엑스를 경영하기에 앞서 전상훈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서 당분간 회사 경영을 더 맡도록 하자는 양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다"라며 "이에 잔여지분 매각도 일정 기간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리밸런싱을 가속화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인도, 중동을 주요 전략 시장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으로 세포라 등 주요 유통 채널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브랜드와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인도와 중동 등 신성장 시장 공략에도 힘을 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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