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IBK저축은행(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경영지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 권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데다가 부동산 관련 여신도 건전성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모기업 지원도 받았으나, 수익성과 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전망 등급도 떨어졌다.
(사진=IBK저축은행)
부동산 여신 탓에 전망도 '뚝'
25일 아이비케이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연체율은 10.9%다. 전년 동기 대비 2.5%p 올랐다. 총여신 감소와 더불어 연체액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연체액은 1428억원에서 3개월 만에 1563억원으로 증가헀다. 고정이하여신도 같은 기간 2028억원에서 2073억원으로 확대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4%까지 올랐다.
건전성 악화는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등급 전망도 끌어내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동반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는 요주의이하여신도 비율도 증가추세다. 1분기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4.2%다. 손실흡수력도 떨어졌다. 2분기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커버리지비율은 50.3%다. 지난해 말 대비 오른 수준이나, 최근 3년간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도 하락했다. 특히 지난 2022년 85.7%, 2021년 108.1%에 비하면 차이가 크다.
아이비케이저축은행 건전성 악화의 주 원인은 기업여신이다. 특히 기업여신 중 부동산업과 건설업이 건전성 하락을 유도했다. 2023년 말 부동산업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5%에서 올 1분기 36%로, 같은 기간 건설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9%에서 18.9%로 올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고정이하여신의 경우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올해 일부 회복했다. 지난해 2분기 금융감독원이 부동산PF 사업성평가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부동산PF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023년 12%에서 지난해 말 45%로 급격히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말 대비 1%p 하락한 44%를 기록했다.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은 이제껏 기업자금대출에 집중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왔다. 저금리 시절 부동산PF 등에 투자해 수익성을 올렸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기업대출비중이 67%를 웃돌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기업자금대출은 9057억원, 가계자금대출은 5571억원으로 차가 컸다.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9.42%, 가계자금대출 36.55%로 20%p 이상으로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1년 새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은 7344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가계자금대출은 6856억원으로 격차를 크게 줄였다. 기업자금대출이 크게 줄어든 탓에 총여신은 감소했으나 가계자금대출은 늘어나 비중은 되레 늘었다. 올 1분기 가계대출 비중은 47.61%, 기업자금대출은 51%로 포트폴리오가 크게 변화됐다.
자본 감소에 모기업 지원…건전성 개선 '요원'
자본적정성이 하락하자 기업은행의 지원도 받았다.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지난해 1분기 BIS자기자본비율은 10.35%다. 법적 규제 비율은 8% 이상이지만 금융감독원은 11%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권고 기준을 밑돌자 모기업인
기업은행(024110)이 금융지원도 단행했다. 지난해 5월 기업은행은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후순위예금 1000억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말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3.8%로 급격히 올랐으나, 올 1분기 13.4%로 다시 하락했다. 적자가 지속돼 이익잉여금이 줄어드는 데다 후순위채권 특성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만 해도 이익잉여금 항목에서 208억원이 감소됐다.
후순위예금 계약 특성상 자본 인정분은 매 분기 5%씩 줄어든다. 1000억원 기준 분기마다 50억원씩 차감되는데, 5년 뒤에는 완전 상각된다. 올 1분기 보완자본 중 하위 기한부 후순위채무는 751억원이다.
자본적정성을 개선하려면 흑자전환을 해야 하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부동산PF 여신 중 대부분이 브릿지론이기 때문이다. 1분기 부동산PF 중 본PF는 643억원, 브릿지론 규모는 1322억원이다.
부동산 관련 여신을 중심으로 건전성과 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지역적 한계도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영업권역이 부산, 울산, 서울로 브릿지론이 비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의 브릿지론 중 비수도권, 비주거 비중은 83%에 달한다.
다만 아이비케이저축은행은 부동산PF 여신을 줄이고, 정책성 대출 위주로 여신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하고 포트폴리오 구성을 개편하기 위해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산과 울산 지방이 영업권역인 만큼 현지 경제 회복 상황이 지연되고 있어 빠른 수익성·건전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