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릭스, CB로 두마리 토끼 잡았지만…관리종목 리스크 '여전'
3회차 CB 콜옵션 후 재매각 운영자금 55억원 확보
콜옵션 물량 제외 대부분 주식 전환…자본 확충
지난해 이어 올 1분기도 이미 법차손 50% 육박
공개 2025-07-0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7일 18: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올해 초 기술수출 계약 발표 이후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오던 올릭스(226950)가 전환사채(CB)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현 주가가 전환가액의 두 배가량을 웃돌면서 콜옵션을 행사하고 해당 물량을 재매각해 수익을 거뒀으며, 나머지 물량은 대부분 사채권자의 전환청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돼 자본 확충 효과를 누렸다.
 
특히 자본 확충 효과는 수년째 지속된 영업적자로 누적된 결손금에 의해 자본총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가 됐다. 다만, 아직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상태다. 지난해 이미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었고, 올해 1분기에도 자기자본 대비 절반 가까운 법차손이 발생한 상태다. 올릭스가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까지 털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올릭스)
 
3회차 CB 일부 콜옵션 후 2배 받고 되팔아나머지 대부분 주식 전환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릭스는 지난 23일 제3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중 44억원을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에 따라 46억원에 만기 전 취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 날 회사는 취득한 사채를 101억원에 매도해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공시도 내놨다. 이로써 취득 금액 대비 처분 수익은 55억원, 수익률은 약 119.76%에 달한다.
 
앞서 올릭스는 지난 2024년 3월21일 RNA간섭(RNAi) 플랫폼 기술 기반 치료제 개발 등 연구개발비용 조달의 목적으로 147억원 규모의 3회차 CB를 발행한 바 있다. CB 발행 결정일 기준 올릭스 주가는 1만5640원, 최초 전환가액은 1만6283원을 기록했다.
 
해당 CB 발행 이후 올릭스은 올해 2월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와 총 계약금 9117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계약을 통해 회사는 자사의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및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OLX702A'에 대한 연구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일라이 릴리에 이전했다.
 
이 같은 성과는 올릭스 주가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발표 직전 날인 6일 올릭스의 종가는 1만7390원에서, 같은 달 30일 종가가 5만4300원으로 마감하며 약 212%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후 27일 현재 종가는 3만6400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올릭스의 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웃돌면서 투자자들은 전환청구권 행사를 선택했다. 지난 3월22일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하자 24일 곧바로 80억원 규모의 전환청구가 이뤄졌고, 같은 달 25일 9억원, 31일 12억원 규모에 대한 전환권이 행사됐다. 이번 콜옵션에 따른 사채 취득 공시에 기재된 3회차 CB의 권면 잔액은 1억원 남짓이다.
 
즉 약 100억원 규모의 CB에 대한 전환청구가 이뤄진 것이다. 통상 CB의 주식 전환이 이뤄질 경우 부채로 잡혀 있던 부분이 자본으로 전환되며 부채가 줄어들고,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자본확충 효과로 자본총계 늘었지만…법차손에 관리종목 우려는 여전
 
올릭스의 입장에선 3회차 CB를 통해 추가적인 운영자금을 확보함과 동시에 자본확충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그간 회사는 매년 수백억원이 넘는 손실로 결손금이 늘어나며 자본총계가 낮아지고 있었다. 회사는 2021년 303억원, 2022년 219억원, 2023년 19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마일스톤 수익 인식 감소로 인해 영업수익이 줄어들었고, 투자지분 손상차손 인식으로 영업외비용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손실이 40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2023년 말 503억원이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8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자본총계가 급감함과 동시에 당기순손실 규모와 비슷한 411억원의 법차손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올릭스의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222%까지 치솟았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2회 이상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어가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지난 2018년 기술특례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해 모든 관리종목 지정 유예가 종료된 올릭스는 올해 관리종목 지정 방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법차손 비율을 줄이려면 법차손 규모 자체를 줄이거나,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총계를 늘리는 방법이 있는 만큼 회사의 입장에선 CB의 주식전환으로 인한 추가비용 없는 자본 확충이 반갑다.
 
결과적으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전기 말 대비 40.54% 늘어난 26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1분기 법차손 규모는 133억원에 달해 자기자본의 절반에 가깝다. 최근 들어 분기별로 80억원 안팎의 법차손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차손 요건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를 완전치 떨쳐냈다고 보긴 어려운 만큼 사측의 추가적인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올릭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누적 CB의 전환완료 및 비용절감을 통해 법차손 비율을 관리하고자하며, 추가적인 외부 자금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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