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SKS프라이빗에쿼티(이하 SKS PE)가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267320)의 전환사채(CB)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한 가운데 투자금을 회수했다. 나인테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가 부진으로 CB 조기상환 압박에 시달렸으나 올해 2차 전지 제조 설비와 반도체 유리기판 등의 분야에서 보인 성과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재무적투자자(FI)는 수익을 거뒀고, 나인테크는 채무 부담을 덜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S PE는 이번달 나인테크 보유 지분 137만7410주를 장내 매도하며 약 47억원을 회수했다.
앞서 SKS PE는 지난달에도 나인테크 보유 지분 98만4927주를 정리하며 약 78억원을 회수한 바 있다. 기존에 투자했던 1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중 1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한 뒤 엑시트에 성공, 나인테크의 주가 상승 덕을 톡톡히 봤다.
(사진=나인테크)
전환가액 리픽싱에 이은 주가 상승 타이밍 절묘…FI 엑시트로 이어져
나인테크는 2023년 8월 SKS PE와 JB우리캐피탈이 결성한 ‘에스케이에스PE-JB우리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1호’를 상대로 160억원 규모의 제4회차 CB를 발행했다. 당시 전환가액은 3613원이었다.
그러나 이후 나인테크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환가액이 2904원으로 리픽싱됐다. CB 발행 이후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나인테크의 주가는 4회차 CB 발행당시 5000원대를 돌파했지만, 다음 달인 9월 주가는 3000원대로 하락했고 올해 1월엔 1000원대까지 내려앉으면서 기발행 CB 상환 압박에 직면했다. 그러나 올해 2월부터 이어진 반등세로 인해 주가가 리픽싱을 거친 전환가액을 웃돌았다. 나인테크의 현재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3745원이다.
SKS PE는 보유한 160억 규모의 CB 가운데 지난 4월 60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했고, 이번달 40억원 규모의 CB도 주식으로 전환했다. 총 100억원 규모의 CB를 주식으로 바꾼 뒤 125억원(47억원+78억원)을 장내 매도하면서 약 25%의 수익을 남긴 셈이다.
SKS PE 외에도 나인테크의 주가 상승에 총 100억원 규모의 5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이뤄지면서 ‘칸서스 코스닥벤처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 ‘아샘 든든코스닥벤처 일반 사모투자신탁 5호’, ‘아샘 든든코스닥벤처 일반 사모투자신탁 4호’, ‘NH 앱솔루트 리턴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1호’, ‘GVA 코벤-3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1호’ 등은 더 높은 차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5회차 CB에 대한 전환가액은 2086원이며, 현재까지 약 71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가 이뤄졌다.
이처럼 올해 초 대규모 전환청구권 행사가 이뤄졌지만, 주가 하방 압력에 따른 하락세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4,5회차 CB에 대한 신주 물량이 각각 5월23일, 6월2일에 풀렸지만 5월 중 2920원까지 하락한 주가가 이후 재차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에만 전환청구권 행사로 전체 발행주식총수 대비 약 10%가 신주로 상장되었음에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출액 고점 찍은 나인테크…올해 신사업 성과도 기대
나인테크가 시장을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2차 전지 설비만으로도 지난해 매출액이 고점을 갱신한 데다 차세대 유리기판 반도체 기술 확보, 맥신 대량생산 가능한 신규법인 설립 등으로 올해 신사업에 대한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특히 2차 전지 업황이 전체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납품 실적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60.3%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매출액은 2023년 1230억원에서 지난해 1972억원으로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1억원에서 4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나인테크는 90%에 달하는 매출원가율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올해는 신소재인 열전소자 양산을 시작으로 맥신(MXene) 사업을 전담할 신규 회사를 설립하고 첨단소재 회사로 영역을 크게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에는 팬아웃 패널 레벨 패키징(FO-PLP) 유리기판용 장비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나인테크는 주가 상승으로 CB 상환에 대한 부담을 한시름 덜어냈다. 4회차 CB의 경우 30년 만기에 3년차부터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구조로, 최초 연복리 5%로 시작해 4년차 6%, 5년차 이후부터는 매년 2%씩 금리가 가산된다. 이처럼 이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었지만, CB가 자본으로 전환되면서 올해 나인테크의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최근 3년간 나인테크의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본적 지출(CAPEX)을 통한 신사업 투자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나인테크의 부채비율은 2022년 396.11%에 달했으나 2023년 186.95%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엔 121.27%까지 낮췄다.
<IB토마토>는 이와 관련해 SKS PE, 나인테크 측에 문의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