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년' 위지윅스튜디오, 올해 10번의 지분투자…왜?
지난해 12월20일 코스닥 상장…알려진 것만 상장 후 10번 내외 지분투자 성사
VFX 응용해 뉴미디어 공략…사측 "헤게모니 확보할 것"
공개 2019-12-27 09:30:00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설립 3년, 상장 1년 된 위지익스튜디오가 공격적인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의 투자비용이 들지만 유휴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뉴미디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모양새다.
 
26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위지윅스튜디오(299900)는 올해 약 10번 내외의 지분투자를 성사시켰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최근 전시 대행사 에이앤피커뮤니케이션즈(ANP) 지분 50%+1주를 125억원에 인수했다. ANP는 지난해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등을 개최한 이력이 있다. 즉, 위지윅스튜디오는 시각특수효과(VFX) 기술과 전시대행 인프라·노하우 등을 결합해 전시산업 시장 내 입지를 크게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올해 7월에 ‘성균관 스캔들’ 등을 제작한 TV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의 신주 38.15%를 50억원에 인수했다. 6월에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온디맨드코리아(ODK) 투자를 위해 펀드를 설립하고 3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콘텐츠 유통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 4월에는 드라마제작사 ‘에이스토리’ 지분 4.02%를 24억원에 확보하며 관계를 맺었다. 2월에는 웹툰 제작사 ‘와이랩’ 지분 약 5%를 확보했고, 1월에는 동종업계인 ‘인스터’ 지분 19.58%를 약 20억원에 매입했다. 중국 드라마, 뉴미디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함이다. 또한 같은 달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설립한 펀드에도 10억원을 투자했고, 그 외 광고전문가인 원혜진 제작전문임원(ECD)을 영입해 자회사 ‘밴드앤링크’도 세웠다. 즉, 전시·광고·웹툰 등 다방면의 뉴미디어 시장으로 손을 뻗치고 있는 셈이다.
 
위지윅스튜디오 지분투자 내역. 출처/IBK투자증권
 
위지윅스튜디오의 투자규모는 현금창출력을 넘어서는 규모다. 실제로 위지윅스튜디오는 컴퓨터그래픽(CG)·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상각전영업수익률이 25% 내외에 이를만큼 높지만, 이를 웃도는 투자비용 지출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부족한 투자자금은 코스닥 상장 시에 확보한 240억원의 신주발행 대금과 그 외 유상증자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 실제 위지윅스튜디오는 ANP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50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고 배정자를 ANP 경영진 3인으로 지정했다. 즉, ANP에게 투자를 받고 해당 자금을 활용해 ANP를 흡수한 셈이다.
 
위지윅스튜디오가 설립 32개월, 상장 12개월 만에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까닭은 응용력 높은 기술을 활용해 구조적인 인력 낭비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위지윅스튜디오의 매출 80% 내외가 영화·드라마 VFX 수주사업에서 창출된다. 물론 위지윅스튜디오는 디즈니 등 글로벌 영화제작사와 벤더 계약을 체결해 헐리웃에도 진출한 상황이지만, 구조적 측면에서 VFX 보정기간은 영화나 드라마 제작 기간 대비 짧을 수밖에 없어 필연적으로 유휴인력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위지윅스튜디오는 본업의 매출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 같은 인력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작 기간이 짧은 뉴미디어 사업에 눈길을 주고 있는 셈이다.
 
위지윅스튜디오 사무실 입구 전경. 사진/위지윅스튜디오
 
이는 기술 자체의 응용력이 높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평가다. 영상텍스트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퀄리티 높은 작품에 대한 니즈가 커졌고, 그 영향으로 특수효과의 필요성이 크게 증가했다. 곧, 위지윅스튜디오 입장에서는 단순 외주사업을 넘어 컨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혹은 사업처와 관계를 맺으며 노하우를 쌓아나가면 영업이익을 더욱 크게 늘릴 수 있는 셈이다.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CG기술 등은 응용력이 매우 높아 사업다각화가 용이하다”라며 “또한 뉴미디어 제작 기간은 짧으면 하루, 길어도 6개월 내에 불과하므로 제작 기간이 긴 영화에 대한 특수효과 사업을 베이스로 놓고 중간에 뉴미디어를 제작하면 병목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민식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최소 1년 이상 제작 기간이 소요되는 영화프로젝트 특성상 병목공정에서 유휴 인원이 발생한다”라며 “해당 인원을 단기간 제작 가능한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투입하면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향후 위지윅스튜디오는 공격적인 지분투자 행보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구조적 사업다각화 기반을 바탕 삼아, 관련 시장의 선두주자로 치고 나가려는 목적이다.
 
위지윅스튜디오 관계자는 “향후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선점적인 헤게모니를 갖고 가려 한다”라고 밝혔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위지윅스튜디오는 검증된 IP와 VFX의 독점적 기술력을 활용해 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상반기 신규 스튜디오 설립을 통해 2세대 스튜디오 표본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포인트는 얼마나 많은 협의체 구성원이 확보될 것인지와 의미 있는 자본력을 태울 수 있을지의 두 가지로 귀결된다”라고 분석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