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태국 진출 물꼬 텄다…수익 다각화 '기대'
28년만 첫 금융사 태국 진출 이뤄
비이자수익 확대 작용 가능성도
공개 2025-06-19 20:22:11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취득하면서 태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컨소시엄이 주축이 돼 가상은행을 출범시킬 예정으로, 막혔던 태국 진출 길을 뚫었다. 태국 시장 진출 성과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모두 챙겼다. 
 
(사진=카카오뱅크)
 
25년 만에 태국 금융시장 문 열어
 
19일 태국 재무부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태국 금융지주사 SCBx, 중국의 위뱅크와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가상은행 인가를 위한 신청서를 태국 중앙은행에 제출한 바 있다. 컨소시엄 내 카카오뱅크는 2대 주주로 참여해 서비스, 상품, 모바일 앱 등 IT 시스템 구축을 주도한다. 
 
태국 정부에서 추진 중인 가상은행은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과 비슷한 형태로,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가상은행은 인가 취득 후 1년 이내에 운영을 시작해야한다. 
 
인가 후 본격적인 준비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태국 진출을 위해 일찌감치 준비를 해온 모양새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우리나라에서 인가 협력을 공고화하는 한편 현지 파견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구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업무를 함께할 인력도 채용하고 있다. 인가 획득 직후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함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국 진출을 위해 모바일 개발자, 백엔드·프론트엔드 개발자, 디자이너, 서비스 기획자 등 필수 인력을 채용했으며, 현재도 추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현재 추가 인력의 경우 한 자릿수 규모로 채용하고 있으나, 프로젝트 일정에 따라 필요한 인력은 충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 준비가 아닌 본격 준비 단계를 거쳐 성장 단계에 돌입하면 구인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지 파트너사인 SCBx의 태국 내 영향력도 가상은행에 돛을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인 SCBx는 SCB(태국상업은행)를 포함해 증권사 등 20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금융 기술 분야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태국 내 핀테크기술그룹으로 꼽힌다.
 
SCBx와의 협력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와 SCBx는 시그니처 상품과 서비스 중 고객 취향과 니즈에 부합하는 것을 선별하고 현지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시장 장악력이 좋은 SCBx와 네트워크를 이용해 가상은행의 성장에도 용이하다.
 
특히 현지 영향력을 갗춘 온·오프라인 플랫폼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연계 상품과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설립돼 약 2년만에 연간 흑자로 전환된 노하우도 녹여낼 것으로 보인다. 가상은행 출범을 위한 준비법인은 올해 3분기 설립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가속
 
가상은행 승인으로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시장 철벽을 뚫게 됐다. 지난 1997년 태국 금융기관 상황이 악화되고 시장이 흔들리자 태국에 위치한 한국 금융사들이 철수를 결정했다. 태국 정부는 국가 신인도 하락과 바트화 폭락 등을 염려해 철수를 만류했으나 금융사 문을 닫으면서 이후 재진출이 쉽지 않게 됐다.
 
25년 만에 카카오뱅크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문을 열어 의미가 깊다. 지난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국 금융회사의 태국 진출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으나, 무산됐다. 해외 진출을 새 먹거리로 삼고 적극적으로 지점과 법인을 확대하는 4대 은행도 진출하지 않았다. 
 
국내 금융사 태국 진출의 물꼬를 튼 부분 이외에 카카오뱅크 자체 포트폴리오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영업수익 포트폴리오는 크게 이자수익, 수수료수익, 플랫폼수익, 기타수익으로 나뉜다.
 
이자수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기타수익을 제외하면 플랫폼 수익의 기여도가 다음으로 높다. 올해 1분기 플랫폼수익으로만 242억원을 벌어들였으며, 이 중 대출 비교, 광고, 증권 비즈 등 다양한 플랫폼 수익을 창출했다. 카카오뱅크는 활성이용자수를 높이는 전략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태국중앙은행이 간접적으로 언급한 26주 적금도 대표 상품이다. 이번 가상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주축이 돼 가상은행을 출범시키는 만큼, 수수료수익과 플랫폼 수익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발판"이라면서 "한국계 은행과 기업의 태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