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대교)①강호준, 경영능력 회의론…승계도 '불안'
이익 자신하던 강호준 대표…지난해 영업적자 폭 키워
강영중 회장 영향력 건재…장남 부진으로 경영 승계 고민
장남·차남 1년 텀으로 승진…여전히 승계 시점 불투명
공개 2023-02-2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17:4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창업주의 자녀인 오너 2세가 경영 일선에 잇따라 등장하며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새로운 수장의 주도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오너가 2세의 지분 매집 과정과 경영성과 및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강호준 대교(019680) 대표가 취임한 지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경영능력에 물음표가 붙는다. 대교의 첫 영업적자 이후 취임한 강 대표는 이익 창출을 자신했으나, 오히려 영업적자 규모가 커지며 실적은 곤두박질치는 추세다. 일각에선 지난해 강 대표 동생이 지주사를 맡게 되면서 그간 장남인 강호철 대표에 집중됐던 승계 구도가 안갯속으로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교는 지난 2020년 280억원의 첫 영업적자를 낸 뒤 2021년 283억원, 지난해 4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대교는 핵심 사업인 교육서비스·출판에서 349억원, 교육기관 사업에서 121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교육서비스·출판 사업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78억원, 교육기관 사업은 89억원씩 적자 규모가 각각 확대됐다.
 
강영중 대교 그룹 회장 장남인 강호준 대표는 지난 2021년 대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7년 넘게 대교를 이끌던 박수완 전 대표가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하면서 강호준 대표가 대교를 맡게 됐다. 2009년 해외사업전략실에 입사하며 대교에 발을 들인 강호준 대표는 입사 이후 대교 아메리카 법인장, 대교인베스트먼트 비상무 이사, 대교 해외사업총괄 본부장, 대교 CSO(최고전략책임자), 대교홀딩스 CSO를 거쳐 대교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강호준 대표는 아직 실적 반등 숙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강호준 대표는 지난해 초 주주총회에서도 “부진한 실적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디지털화 속도를 높이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승진한 첫해인 2021년에는 오히려 전년(2020년) 대비 적자 폭을 더욱 키웠고, 지난해에도 부진한 실적을 지속했다.
 
특히 지난해 차남인 강호철 대표가 승진하면서 승계 구도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강호철 대교홀딩스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지주사인 대교홀딩스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14년 형의 뒤를 이어 대교 아메리카 법인장을 맡은 강호철 대표는 대교 재무담당 임원, 대교홀딩스 경영혁신실장을 역임하며 그룹의 살림을 책임져 왔다.
 
지분 보유 측면에서도 강호준 대표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강영중 회장은 대교가 상장된 지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꾸준히 장내매수로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교홀딩스를 제외한 대교의 최대주주는 강영중 회장이다. 강영중 회장은 우선주 13.26%, 보통주 8.43%를 각각 소유하고 있으며 강호준 대표는 우선주 0.03%, 보통주 0.03%, 강호철 대표는 보통주 0.03%, 우선주 0.30%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강호준 대교 대표와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사진=대교그룹)
 
지주사인 대교홀딩스의 최대주주도 강영중 회장이다. 강영중 회장은 현재 대교홀딩스 최대주주로 보통주 84%를 보유하고 있으며 강 회장 동생인 강학중 씨가 2대 주주(보통주 5.2%)다. 강호준 대표는 대교홀딩스 지분을 우선주 2.5%, 보통주 0.1%를 보유 중이며 강호철 대표 또한 각각 2.5%, 0.1%를 갖고 있다.
 
이처럼 사업 안정화 시점이 멀어지자 설립자인 강영중 회장 또한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 학습브랜드 ‘눈높이’로 교육 업계에서 신화를 쓴 강 회장은 현재 대교·대교홀딩스의 회장·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두 형제에게 대표이사를 물려줬지만, 사내이사와 의장으로 활동하며 각 회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강영중 회장은 그룹 창업자이자 대교홀딩스 대주주로서 그룹지주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고, 이 외에 구체적인 승계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며 “지난해에는 연초 계획했던 오프라인 회복이 오미크론 변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으나 올해는 마스크 착용 해제도 검토되는 등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신학기 회원모집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우선주 수량의 차이는 강호철 대표가 개인적으로 장내 매수를 단행하면서 강호준 대표와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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