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불붙은 CFD 경쟁…수수료, 국내 '신한'·해외 '메리츠' 유리
신한투자증권 이어 KB증권도 해외주식 CFD 서비스 내놔
미래에셋증권 제외한 대형증권사 모두 국내외 CFD 시장 경쟁 돌입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목표로 CFD 서비스 준비 박차
공개 2023-02-09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5: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증권사들이 기존 국내주식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에 이어 해외주식 CFD 서비스까지 연이어 출시하면서 사업영역 확대를 통한 수익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006800)을 제외한 모든 대형증권사들이 국내외 CFD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최저수수료를 통한 시장점유율 높이기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CFD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CFD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안에 CFD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2019년부터 미래에셋증권이 CFD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말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왔지만 실제 서비스 출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CFD 시장 진입이 늦어진 만큼 국내주식·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함께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2020년 국내주식·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동시에 내놓은 바 있다.
 
CFD 거래구조. (사진=금융감독원)
 
이날 기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국내주식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13곳, 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12곳이다. 해외주식 CFD 사업자는 2021년 말까지 3곳에 불과했지만 1년1개월 만에 9곳이 늘었다.
 
앞서 2015년 한국거래소가 CFD 제도를 도입했고 2016년 교보증권(030610)이 국내주식 CFD 서비스를 처음으로 개시했다. 이후 2019년 DB금융투자와 키움증권(039490), 하나증권, 2020년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001200)이 국내주식 CFD 서비스를 출시했다. 2021년에는 삼성증권(016360), NH투자증권(005940), 메리츠증권(008560), 유안타증권(003470)이, 2022년에는 KB증권과 SK증권(001510)이 연이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반면 해외주식 CFD 서비스는 2018년 교보증권, 2019년 하나증권, 2020년 한국투자증권이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한동안 신규 사업자가 없었다. 그러다가 2022년 메리츠증권을 시작으로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증권이 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신한투자증권이, 올해 1월에는 KB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연이어 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사업자가 12곳으로 늘었다. SK증권은 아직 해외주식 CFD 서비스 출시 계획이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대형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국내주식뿐 아니라 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 올해 미래에셋증권까지 CFD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고객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초기 사업자인 교보증권이 CFD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대형증권사들은 최저수수료를 앞세워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주식 CFD 서비스는 신한투자증권이 CFD 비대면계좌 고객이 온라인 거래 시 평생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으로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도 온라인 거래 고객에게 최저 0.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교보증권의 온라인 거래수수료(0.225%)에 비해 크게 낮다.
 
해외주식 CFD는 메리츠증권이 비대면계좌 고객의 온라인 거래 시 최저 0.09%(중국주식은 0.15%), 삼성증권은 비대면계좌 고객에게 일괄 0.1%의 수수료율을 각각 적용하면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교보증권의 해외주식 CFD 수수료는 0.3% 수준이다.
 
대형증권사들은 수익다각화의 일환으로 CFD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증시 하락과 부동산 업황 둔화 등으로 지난해 증권사들의 IB부문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증권사들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리테일과 자산관리(WM)부문에 힘을 실으면서 수익구조 다각화 의지를 내보였다. KB증권은 WM총괄본부를 확대 개편했고 NH투자증권은 리테일사업총괄부문을 신설했다. 하나증권은 IB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리테일과 WM부문으로 확대하기 위해 리테일 전문가인 강성묵 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CFD는 투자자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매수-매도 차액만 결제하는 서비스로 증거금 40%만 있으면 최대 2.5배의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을 갖춘 전문투자자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을 고객으로 붙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일반주식 위탁매매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고 레버리지 투자에 따른 이자수익까지 추가로 얻을 수 있어 증권사 수익성 제고에도 긍정적이다.
 
해외주식 CFD 투자수익에는 해외주식 직접투자 수익에 부과되는 양도소득세(22%)가 아닌 파생상품 양도소득세(11%)가 적용되는 등 절세 효과도 있다. 지난해 국내주식 대비 해외주식 거래대금 감소폭이 완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대형증권사들이 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서둘러 내놓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CFD 시장규모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CFD 거래금액은 2019년 8조3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30조9000억원, 2021년 70조7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2019년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된 뒤 개인전문투자자 등록 건수도 2019년 3330건에서 2020년 1만1626건, 2021년 2만4365건으로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CFD를 통한 수익 비중이 아주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자금력을 갖춘 전문투자자나 고액자산가 고객에게 투자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또 대부분의 전문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성을 알고 레버리지 등도 철저히 관리하는 만큼 CFD 반대매매 등의 우려도 실제 아주 크지 않지만 높은 레버리지 투자는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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