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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의 증가와 활용방안
공개 2023-02-0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작년 말 금융위원회는 2023년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예정인원을 작년과 같은 수준인 1,100명으로 결정하고, 2023년 1차 시험 합격자 수를 예년의 2,200명보다 400명 확대한 2,600명으로 결정하였다. “회계개혁으로 기업·금융기관의 회계전문가 수요도 크게 증가했으나, 공인회계사 공급만으로는 동 수요 충족에 한계”가 있으므로 1차 시험 합격자를 많이 선발하고,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기업과 금융기관이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한다.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의 활용은 회계전문가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만, 1차 시험에 합격하고 2차 시험에 최종적으로 불합격하여 사회에 진출하는 수험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는 수험과정에서 회계와 세법 관련 기본지식을 충분히 갖춘 인재이므로 회계 및 세무와 관련된 어떤 자격증 소지자보다도 기업에서 회계실무 인력으로 활용가능한 훌륭한 재원이다. 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는 합격했으나 2차 시험에 최종 불합격하여 실망한 채,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제자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의 활용으로 이들이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의 활용은 바람직하다.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기업에서 회계 인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에게 공식적으로 합격증을 부여하고, 이들의 활용을 기업에게 적극 홍보하고, 필요하면 정부와 한국공인회계사회 등이 나서서 이들에게 회계와 세법 관련 실무교육을 하는 등 훌륭한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기업이 아닌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몇 가지 생각할 점이 있다. 
 
첫째,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인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공인회계사법에서는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자는 공인회계사의 자격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외부감사법에서는 “감사인에 소속되어 회계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공인회계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실무수습 등을 이수한 자”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현행법에 의하면 공인회계사 2차 시험에 합격하고, 일정한 실무수습을 이수한 자만이 감사인(회계법인과 감사반)에 소속되어 회계감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인회계사 1차 시험에 합격한 자가 회계감사업무를 수행하려면 공인회계사법과 외부감사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둘째,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인력으로 활용하면 회계감사의 품질이 하락할 수 있다.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는 2차 시험 합격자에 비해 자질이 상대적으로 낮고 충분한 실무수습을 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이들이 회계감사를 담당하면 감사품질 하락의 우려가 있다.
 
셋째,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인력으로 활용하면 그만큼 공인회계사 2차 시험 합격자에 대한 회계법인의 수요가 감소하여 공인회계사 2차 시험 합격자가 회계법인에 취업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젊은 공인회계사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므로 이들의 큰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따라서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공인회계사 시험제도를 바꾸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공인회계사라는 직업 자체의 위상을 바꿀 수 있는 큰 문제다. 물론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구체적인 논의가 아직은 없으므로 위에서 논의한 사항은 단순한 기우일 수 있다.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를 기업·금융기관 등에서 활용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만,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는 이해관계자(기업·회계업계·학계) 의견수렴을 거쳐 1차 시험 합격자 확대·활용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겠다”라고 한다. 공인회계사 1차 시험 합격자의 활용방안이 기업·금융기관의 회계전문가 수요 충족에 기여하고, 공인회계사 수험생에게는 또 하나의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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