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3년 만에 명예회복…'공공공사 강자' 자리 굳힐까
지난해 12건·6970억원 규모 수주…전년보다 11계단 올라 업계 2위 기록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민간공사 어려워…대형사도 공공공사 눈길 돌려
발주 규모도 줄어 경쟁 심화 예고…"올해도 수주 확대 드라이브"
공개 2023-01-30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16:5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지난해 공공공사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낸 동부건설(005960)이 올해도 공공공사 수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공공공사 발주가 줄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민간공사와 달리 원자재 가격 상승 반영이 탄력적인 공공공사에 건설사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해 공공공사에서 12건(6970억원)을 수주하며 전년보다 11계단 오른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수주고의 절반인 3551억원이 기술형 입찰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술형 입찰이란 설계, 시공 등 공사 전체를 맡는 입찰 방식을 말한다. 이외 적격심사제, 종합평가낙찰제 등이 있다.
 
기술형 입찰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다른 입찰 방식과 비교해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발주처 입장에서도 기술형 입찰을 하면 공사 전체를 특정 건설사에 일임하기 때문에 시공 효율이 높고 관리가 편하며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분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동부건설은 강점을 보이는 기술형 입찰 등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부건설은 이미 올해 공공공사에서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상태다. 동부건설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첫 기술형 입찰인 '부천 대장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1공구' 공사를 수주했다. 공사금액은 약 1236억원으로 동부건설(지분 70%)이 주관사를 맡는다.
 
동부건설이 공공공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최근 민간공사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민간공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 증액 등을 놓고 갈등을 겪는 곳들이 많다. 실제로 동부건설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를 재건축하는 '방배센트레빌프리제' 공사를 이달 초부터 중단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놓고 조합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반면, 공공공사 발주처는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이러한 문제 발생이 적어 사업 안정성이 비교적 보장된다. 실제 공공공사는 공사비에 물가 상승을 반영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공공공사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공공사는 그동안 비교적 낮은 수익성으로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지속되고 있고, 고금리에 주택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제까지 겹쳐 민간 주택·개발사업이 이전보다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시장 상황을 비춰봤을 때 안정성을 갖췄다는 측면에서 공공공사가 '주요 먹거리'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올해 공공공사 발주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공공 건설시장의 발주 규모는 지난해 57조원에서 올해 5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이 25조원으로 책정되며, 지난해(28조원)보다 10.7%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발주량은 줄어드는 데 공공공사 시장에 뛰어드는 건설사들은 이전 대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주전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사업에 집중했던 대형건설사들도 최근 공사비 인상 등으로 조합과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공공공사 수주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물산(028260)은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공사와 관련해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조합과 협상이 원활치 않았다. GS건설(006360)현대건설(000720)이 함께 시공하는 마포구 '마포 자이 힐스테이트'(공덕1구역 재개발)도 조합이 시공단의 공사비 증액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최근 주택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면 대형건설사들의 공공공사 수주에 대한 관심도가 이전 대비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동부건설은 그동안의 공공공사 수주실적을 바탕으로 대형건설사들과의 경쟁에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 2018~2019년 2년 연속 공공공사 수주 업계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20년 4위(7262억원), 2021년 13위(3479억원)를 기록하며 다소 주춤했으나, 지난해 다시 2위로 올라서며 '공공공사 강자' 이미지를 회복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공공공사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실적을 잘 쌓아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올해도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