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생명, 실적 하락에도 최대 배당…또 국부유출 논란
변액보험 부진에 순이익 감소…내년도 금리상승 기조에 영업 미지수
공개 2022-12-26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09:4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외국계 보험사 메트라이프생명이 대주주에 대한 배당 규모를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험영업 주력 사업인 변액보험이 부진하면서 순이익이 떨어졌음에도 배당액을 최대 수준으로 늘려 또 다시 국부 유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2일 메트라이프생명 수시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919억원 규모의 대주주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발행주식총수 1415만7032주에 주당배당금은 6489원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본래 양대 주주체계로 ‘메트로 폴리탄 글로벌 매니지먼트(Metropolitan Global Management, LLC.)’와 ‘메트라이프 멕시코(MetLife Mexico S.A.)’가 각각 지분율 85.36%, 14.64%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지난 12일 메트로 폴리탄 단일 주주체계(지분율 100%)로 변동됐다.
 
 
대주주에 대한 올해 사업연도 연간배당금은 전기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작년에는 주당배당금이 1907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270억원이었다. 올해 240.3%가량 증가한 셈이다. 배당 성향은 기존 15.36%에서 65.79%로 대폭 상승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공시 자료에서 배당금 산정의 근거로 “상법상 배당 가능한 금액과 자본적정성 수준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배당 전 메트라이프생명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194.72%였는데 배당 후에는 179.98%로 14.74%p 떨어졌다. RBC비율은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 유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한다.
 
그간 메트라이프가 대주주에 지급한 배당금 규모는 △2021년 270억원 △2020년 220억원 △2019년 160억원 △2018년 120억원 △2017년 350억원 △2016년 650억원 △2015년 550억원 △2014년 150억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올해 최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한 것인데 정작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96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1537억원에 비해 9.2%(14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10%에서 6.81%로 1.29%p 떨어졌으며, 총자산수익률(ROA)은 0.09%p 하락한 0.77%를 기록했다.
 
메트라이프생명 실적은 보험영업이 부진한 가운데 투자영업이 개선되면서 실적 하락 폭을 방어하는 모양새다. 특히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변액보험이 증시 부진으로 주춤했다.
 
지난 9월 기준 메트라이프생명의 변액보험 실적은 초회보험료 1410억원, 수입보험료 1조23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3.3%(2432억원), 19.0%(2906억원) 감소했다. 변액보험 자산은 10조4925억원으로 13.1%(1조5821억원) 줄었다.
 
주력사업인 변액보험이 주식과 연동되는 상품인 만큼 금리상승 기조와 증시 부진이 지속될 경우 이익 변동성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용평가 업계서는 최근 발행한 내년도 보험업계 전망 보고서에서 변액보험은 신규 영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간 외국계 보험사의 고배당 정책은 자금 유출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보험사가 거두는 수익은 고객이 지급한 보험료 기반으로 향후 보험금 또는 환급금으로 다시 돌려줘야 하는 부채 성격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도 보험업계에 새로운 회계 기준인 IFRS17과 감독 규정 K-ICS가 도입되면서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기존 흐름과 다른 과도한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는 점도 지적 사안으로 꼽힌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 4년 동안은 IFRS17과 K-ICS 도입에 대비하면서 배당 성향이 업계 평균보다 낮은 상태였다”라며 “이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고 충분한 주주 배당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면서 이번에 증액을 결정하게 됐다. 배당 성향은 3분기 기준으로 높아 보일 수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업계 평균 대비 그렇게 높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 하락은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때문인데, 앞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일시적으로 심화되면서 순이익이 부진했다"라며 "이 부분이 해소되면서 연간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높으면 준비금이 감소해 순이익이 늘어난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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