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켐바이오, 기업 가치 훼손될라…IPO 앞두고 부실 자회사 합병
'자본잠식' 듀켐바이오연구소 무증자합병…합병법인 자본금 없어
연결대상 종속회사 모두 합병…합병기일이 IPO 신호탄 될까
공개 2022-10-25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1일 18: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방사성의약품 기업 듀켐바이오가 올해 하반기 부실한 자회사들을 흡수하면서 계열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씨코헬스케어를 통합한 데 이어 또 다른 자본잠식 자회사 듀켐바이오연구소까지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IPO를 목전에 앞둔 상황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는 부실 자회사를 구조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듀켐바이오 연구실. (사진=듀켐바이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듀켐바이오는 지난 13일 산소동위원소 제조·도소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는 자회사 듀켐바이오연구소를 흡수합병키로 했다. 주주확정기준일은 오는 27일이며 28일부터 내달 11일까지 합병반대 의사통지접수 기간을 거쳐 12월19일 합병을 마무리한다.
 
듀켐바이오가 피합병법인인 듀켐바이오연구소의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합병은 신주 발행 없이 무증자 합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7월 알츠하이머 진단시약 판매기업 씨코헬스케어를 합병할 당시와 동일한 방법이다. 피합병 법인의 주식을 인수한 이후 소각하기 때문에 주식 가치가 희석되지 않으며, 합병이 끝나도 듀켐바이오의 자본금이 변하지 않는다.
 
이 같은 자회사 통합은 코넥스 상장사인 듀켐바이오가 코스닥 상장 이전에 앞선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IPO 작업을 본격화했을 때 기업가치가 저평가받는 일이 없도록 재무적으로 부실한 자회사를 정리하는 것이다.
 
듀켐바이오연구소는 방사성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원료를 개발하는 연구소기업이다. 듀켐바이오가 지난 2014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현물 출자를 받아 설립했다. 국내 최초로 높은 수율의 방사성의약품 원료인 ‘O-18 Water’ 제조·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자회사 효과’를 톡톡히 보여주는 듯했으나, 현재는 모회사의 코스닥 진출 걸림돌로 남아있다.
 
듀켐바이오연구소는 지난 2016년부터 매년 8억원 내외의 순손실 기조를 보여왔다. 손실이 지속된 탓에 결손금은 43억원까지 누적됐고, 결국 자본금 20억원에 자기자본 –23억원인 완전자본잠식 기업이 됐다. 이에 따라 듀켐바이오가 보유 중인 듀켐바이오연구소 주식의 장부가치는 4년째 0원인 상태다.
 
 
 
시장은 듀켐바이오의 듀켐바이오연구소의 합병기일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합병이 듀켐바이오의 상장 사전작업의 성격을 갖는 만큼, 합병기일이 본격적인 IPO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듀켐바이오는 코스닥 이전상장 계획을 밝힌 이후 IPO 진입을 번번이 미뤄왔다. 2016년 코넥스 상장기업 릴레이 IR에서 연내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했으나, 2018년 말이 돼서야 기술성평가 통과 소식을 알렸다. 이후 회사는 2019년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지만 한차례 연기했으며 급기야 2020년 1월 돌연 자진 철회를 결정, IPO가 답보 상태에 빠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듀켐바이오가 씨코헬스케어에 이어 듀켐바이오연구소까지 합병을 마무리하면 회사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모두 정리된다.
 
회사 측은 지난 7월 씨코헬스케어 합병 당시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회사가 씨코헬스케어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정리가 완료되기까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한 바 있다.
 
듀켐바이오가 지분을 보유 중인 자회사에는 씨코헬스케어와 듀켐바이오연구소 외에도 케이헬스코리아, KHEALTH CORPORATION 등이 있다. 하지만 케이헬스코리아와 KHEALTH CORPORATION은 듀켐바이오의 투자 목적이 경영참여가 아닌 일반투자 목적이었던 만큼, 흡수합병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 듀켐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듀켐바이오연구소 합병은 지난번 씨코헬스케어 합병과 마찬가지로 IPO 준비 과정에서의 구조적 조정은  맞다"라며 "하지만 상장 준비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정확한 IPO 착수 시점은 언제가 될지 확답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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