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
VC 투자액 감소…"2분기보다 3분기 더 안 좋을 것"
정부 모태펀드 예산 삭감에 VC 업계 위축 우려
투자 활성화 위한 세제지원 필요
공개 2022-10-11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5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윤선 기자] “금리는 오르고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업들의 밸류도 낮아지고 있다”면서 “당장 출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부터가 원활하지 않다”
 
모 벤처캐피탈(VC) 업체 관계자가 전한 현재 VC 업계의 현실이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 환율 인상 등 영향으로 국내 VC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VC의 분기별 투자액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투자가 감소하는 모습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VC 분기별 투자액은 지난해 3분기 2조912억원, 4분기 2조3649억원으로 증가하는 듯했으나 올해 1분기 2조1802억원, 2분기 1조8259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투자액은 지난해 4분기 대비 5390억원 줄었고 1분기와 비교해서는 3543억원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년 모태펀드 예산을 올해 대비 40%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관련 예산 5200억원에서 3135억원으로 2000억원 넘게 줄어든 것이다. VC 업계는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 삭감 결정이 투자 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주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현 VC 업계의 현황과 업계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듣기 위해 <IB토마토>가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를 만났다.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 사진=김종술 상무 제공)
 
다음은 김종술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1989년 발족했다. 현재 회원 수는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 146곳, 신기술금융회사(신기술사) 16곳, LLC(유한책임회사) 14곳, 특별회원 12곳 등 총 188곳이다. 지난해말(167곳)과 비교하면 21곳이 늘었다.
 
-본인이 협회에서 맡은 업무 설명 부탁한다.
△협회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회원사를 위해 하는 업무가 기본이다. 자체 사업과 정부 사업 등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자체 사업에서는 중소기업 M&A 지원사업, 대외 홍보, VC 발전을 위한 제도 확립에 필요한 사업 외에도 교육 사업도 하고 있다. 업이 커지다 보니 정부 위탁사업도 많아지고 있다. 정부에게 위탁받아 벤처투자정보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인 정부 사업에 해당한다.
 
-최근 업계에서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VC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던데.
△조합 결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 인상, 고환율, 미중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적 이슈가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민간출자자의 벤처펀드 출자 의향이 급격히 감소했고, 기관출자자들도 대체투자보다는 채권 대출 중심으로 운용하는 분위기다. 공제회는 회원들에게 해주는 대출로 큰돈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 출자 여력이 없다고 보면 된다. 출자 의향을 표명하거나 약정한 후에 실행 단계에서 철회 의사를 통보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VC 투자액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분기 감소하고 있는데, 향후 전망은 어떤가?
△ 2분기보다 3분기가 더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본다. 일반 법인들도 위기 경영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출자 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할 땐 투자 여력이 크지만, 반대의 경우 투자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하고 투자 규모도 쉽지 늘리지 않는다. 급락하고 있는 증시도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코스닥 지수만 봐도 700선이 붕괴됐다.
 
-회수 시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회수 시장도 ‘동맥경화’에 걸린 상황이라고 본다. 회수하기가 쉽지 않다. 투자자들은 회수를 전제로 투자하는데, 이는 IPO 시장이다. 우리는 미국처럼 M&A(인수·합병)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태펀드 예산 삭감이 현재 이슈인데, 업계에서 우려가 큰 것 같다.
△장기적으로 벤처투자도 민간 주도로 가야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모태펀드 규모를 유지하면서 민간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본다. 정부의 모태펀드라는 건, 시장에 일종의 시그널을 주는 효과가 있다. 일정 수준의 출자가 지속된다고 했을 때, 민간에서도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아직은 유지가 돼야 민간이 들어오는 시장이다.
 
-업계가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
△양도차익비과세와 같은 세제지원이 필요하다. 안정적으로 꾸준히 출자가 가능한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양도차익과세다. 만약 양도차익비과세가 실현된다면, 투자에 들어올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유인책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업계 규제 정책과 관련한 의견이 있다면.
△VC 산업에 대해서는 공적 규제와 자율 규제의 조화를 통해 각각의 장점은 배가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방안이 좋다고 본다. 다만, VC는 투자 환경의 흐름이 매우 빠른 역동적인 시장이자, 사모로 운영되는 매우 사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공적 규제는 핵심적 요소에 대해서만 최소한으로 개입하고 시장참여자들이 스스로 규제 행위를 하는 자율 규제가 역할을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윤선 기자 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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