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안일운 법무법인 비트 파트너변호사
개발자 출신 변호사로 기업 자문 7년차…코인레일 등 굵직한 사건 맡아
IT 업계 M&A 시장 활성화 전망…가상화폐, 국내 투자시장 반향 일으킬 것
공개 2022-09-13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9: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이 활발해질 조짐을 보이며 이와 관련한 법률자문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국내 M&A 거래 건수는 총 3423건, 거래금액은 약 1814억 달러로 1998년 이후 역대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에 3~4건에 불과하던 조 단위 ‘빅딜’도 지난해 33건이 성사되며 규모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T) 업계가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흐름이 생기면서 M&A를 비롯한 투자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설립된 법무법인 비트는 스타트업·IT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및 법률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자문을 맡은 기업은 768곳에 이르며 누적 딜 금액은 7588억원 이상이다.
 
안일운 파트너변호사는 ▲넷마블에프앤씨가 아이텀게임즈(76억원)·보노테크놀로지를 인수(20억원) 하고, ▲모바일 RPG 게임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가 35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오케스트로가 투자 유치(200억원)을 하는 과정에서 각각 법률자문을 제공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레일 해킹 사고에 대한 자문도 이끌었다. 그는 6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IT 기업 및 게임, 가상화폐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안일운 파트너변호사를 만나 국내 IT 업계의 M&A 시장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안일운 법무법인 비트 파트너변호사(사진=법무법인 비트)안
 
다음은 안일운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하고 있는 업무 및 담당 분야에 대해 소개해달라.
△기업 M&A 전문 법률자문을 맡은지 올해로 7년 차다. 스타트업과 IT 기업에 대한 법률자문, 그중에서도 M&A 자문을 주로 수행한다.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뒤 IT 기업에서 3년간 개발자로 근무했다. 덕분에 전문지식이 있고, IT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기술적인 자문이 필요한 업무를 우선적으로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상화폐, 블록체인 기업도 담당한다. 해외기업이나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기업과 거래가 있을 경우에도 자문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맡았던 자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소개한다면?
△2020년 인도네시아 4위 이커머스 기업인 부카라팍(Bukalapak)이 국내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인 ‘파이브잭’을 인수한 건이 기억에 남는다. 부카라팍의 경우 한국에 별다른 사업적 네트워크가 없었고, 우리 법인(비트) 또한 인도네시아 기업과 첫 거래를 성사시킨 일이었다. 혼자 간단한 의사소통부터 계약 전반을 맡아 진행하면서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 IT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2018년부터 가상화폐에 대한 법률 자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가상화폐가 증권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증권성 검토부터 현행법상 사업추진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식이다. 현재 법령은 가상화폐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많은 법률적인 추론이나 근거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아무런 방식, 절차,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연구해 검토의견서를 만들었는데, 나중에 교차검증을 해보니 이 의견서가 해외의 글로벌 로펌, 국내 대형로펌들이 작성한 의견서와 비교해 보았을때 큰 차이가 없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문은 주로 어떤 내용인지?
△지금은 주로 블록체인·가상화폐·NFT 관련 자문을 맡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법률적인 기준은 어느 정도 정립됐지만, 이외에도 해외투자자나 가상자산 운용업체 등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기업이 많다. 가상화폐나 NFT 생태계 자체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영역의 사업자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합의증빙 거래를 진행할 때 투표권을 행사해 일정 수수료를 수령하는 사업을 하는 중간 업체들도 생겼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법률적으로 불분명한 점이 많아 전문가의 법률자문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안일운 법무법인 비트 파트너변호사(사진=법무법인 비트)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IT 업계는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품, 서비스가 계속 등장한다. 보통 변호사들은 기존 판례를 통해 법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판단하는데, IT 업계에선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을 처음으로 판단해야 한다. 기본적인 법률 지식에 상품, 서비스 특성을 고려해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빠른시간 내에 이를 모두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 M&A·투자 자문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당사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이끌고, 이견차를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 계약서 작성 전에 이해관계자들끼리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게 변호사의 능력이다. 이를 위해선 종종 역할극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보곤 한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계약사항이 무엇인지, 계약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미리 고민 해본다. 이런 고민을 길게 할수록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가상화폐 및 IT 분야의 M&A 시장 전망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최근에는 금리 인상, 일시적인 경기침체 우려로 M&A 시장의 활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우리나라의 산업을 이끌어 가는 분야는 IT 기술이 될 것이며 M&A 투자가 다시 활성화되는 시기도 빠르게 올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지금처럼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한 상태를 노리는 것이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특히 가상화폐는 이미 금융시장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 글로벌한 투자자산으로 성장했다. 향후 가상화폐 관련 투자가 국내 M&A 시장 및 투자시장에도 큰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
 
-법조인으로서 목표는?
△투자자와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변호사’로 기억되고 싶다. 자문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은 흔히 당장의 투자유치만 생각할 뿐 미래 특정 상황을 가정한 계약조건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 일이 많다. 회사를 큰 규모로 키운 적이 없어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때 법률 전문가로서 계약이 회사 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다양한 부분에서 자문을 진행한다. 앞으로도 국내 스타트업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변호사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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