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역대급 손해율 개선…연간 전망도 ‘청신호’
백내장 지급 보험금 감소에 자동차보험 선방까지
공개 2022-08-25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3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화재(000810)가 올해 상반기 이례적인 수준의 손해율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개년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인데 합산비율도 100%를 하회하면서 보험손익 흑자를 기록했다. 백내장 보험금 개선으로 장기보험 손해율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자동차보험도 시장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연간 전망에는 파란불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기준 손해율이 78.7%로 나타나 전년 동기 대비 2.1%p 감소했다. 일반보험과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등 모든 부문에서 손해율이 개선됐다.
 
지난 5년간 회사의 상반기 손해율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81.8% △2019년 83.6% △2020년 82.7% △2021년 80.9% △2022년 78.7% 등으로 확인되는데, 코로나 효과로 개선된 손해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보험 부문별로 일반보험은 손해율 69.3%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보다 3.2%p 감소했다. 장기보험은 81.1%로 1.8%p 하락했고, 자동차보험은 76.5%로 2.5%p 내려갔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차량 운행 확대 영향으로  2분기 손해율이 78.5%로 나타나 1분기(74.5%)에 비해 4.0%p 상승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개선세를 이어갔다.
 
특히 삼성화재는 대형 보험사 네 곳 가운데 손해율이 가장 낮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된다. 다른 보험사의 경우 상반기 손해율이 현대해상(001450) 82.2%, DB손해보험(005830) 79.8%, KB손해보험 82.4% 등으로 집계된다. 손해율 감소 폭도 삼성화재(2.1%p)가 가장 높게 나온다.
 
손해율 개선 흐름에 따라 합산비율(손해율과 사업비율의 합)도 100%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합산비율은 99.7%로 지난해 동기인 101.5%에 비해 1.8%p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합산비율은 100% 아래로 내려가야 보험영업에서 흑자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산비율 구성요소의 구체적 규모는 분자에 속하는 발생손해액과 순사업비가 각각 7조3006억원, 1조9434억원으로 나타났으며, 분모인 경과보험료는 9조2708억원으로 확인된다. 순사업비가 503억원 늘었지만, 발생손해액이 1402억원 줄었고 경과보험료는 717억원 증가했다.
 
합산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서 보험손익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상반기 보험영업이익으로 26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1348억원 손실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했다. 보험사 사업구조가 보험영업에서 적자를 내고 투자영업에서 이익을 얻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손익 흑자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화재의 이번 손해율 성과에는 경과보험료 유입 확대와 함께 백내장 관련 수술보험금 개선 효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선방 등이 주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백내장 보험금 문제는 그간 실손의료보험(장기보험 부문) 손해율 악화의 주범으로 꼽혀 왔는데, 지난 4월 이후 금융당국이 과잉진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보험사도 자체적으로 지급 심사기준을 강화하면서 무분별한 보험금 청구가 줄었다.
 
삼성화재 본사 전경 (사진=삼성화재)
 
절판마케팅으로 보험금 지급이 1분기까지 급격히 늘었다가 보험사 대응으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화재는 백내장 관련 보험금 지급액이 올해 1분기 571억원으로 전년 동기(304억원) 대비 87.8% 늘었지만, 2분기에는 275억원으로 8.0% 감소했다. 4월까지 금액이 늘었지만 5월과 6월 감소세가 크게 나타났다.
 
박혜진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2분기 위험손해율이 84.5%로 전년 동기 대비 4.9%p 개선됐는데, 백내장 수술 관련 청구건수가 급감하며 발생손해액이 감소했다”라면서 “제2의 백내장 수술과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실적은 하반기에도 상당히 좋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장기화로 반사이익 효과를 봤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점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여전히 유효한 코로나 효과 외에도 교통법 강화 등 영향으로 손해율 안정화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폭우 피해가 크게 발생하면서 손해율 급상승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는 재보험에 따라 손해 규모를 완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에서는 실적 발표 당시 폭우에 따른 차량 침수 피해액으로 511억원을 추정했는데 초과손해액 재보험(XOL) 한도 금액이 145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피해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이홍재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복원보험료는 점진적으로 반영되므로 일시에 인식될 손익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개선이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하반기에는 손해율에 위험요소들이 있는데, 특히 이번달에는 폭우 영향이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큰 이벤트이기 때문에 당장 8월에는 영향이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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