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그룹의 '한세엠케이 살리기'…흡수합병 톺아보니
2019년 적자 전환한 한세엠케이, 한세드림으로 수혈 기대
합병 후 높아진 부채비율은 과제…모회사 지원가능성은 ‘OK’
공개 2022-08-09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5일 18: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한세그룹 계열사 한세엠케이(069640)와 한세드림이 지난 7월1일부로 하나로 통합되며 그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합병은 한세엠케이가 한세드림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해 영업 및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하고 관리 효율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번 합병이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한세엠케이에 숨을 불어넣기 위한 한세그룹의 '한세엠케이 살리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세엠케이는 한세그룹 계열사로 한세그룹 오너일가의 막내 김지원 대표와 김동녕, 임동관 대표가 3인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세그룹은 예스24, 동아출판, 한세실업 등의 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은 그룹에서 패션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한세엠케이가 TBJ, 앤듀, 버커루, NBA 등 의류 브랜드를 운영, 한세드림은 리바이스키즈, 컬리수 등의 유아용 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공식적인 합병 목적 외에 본 합병이 '한세엠케이 살리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한세엠케이가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세엠케이는 2019년 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이후 2020년에도 영업손실 188억원을 냈으며 지난해에도 11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한세엠케이 본사(사진=네이버지도 갈무리)
 
반면 한세드림은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422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7.4%를 기록했다. 현금흐름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4억원으로 나타났다. 양사 영업익을 단순 합산하면 매출은 3498억원, 영업손실은 14억원이 된다. 여기에 시너지 등을 통해 한세엠케이의 적자를 흑자로 돌려놓겠다는 것이 한세그룹의 계산으로 보이는 이유다.
 
아울러 한세엠케이는 2021년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산과 부채가 946억원, 354억원으로, 합병을 통해서는 각각 983억원, 557억원의 증가가 예상된다. 합산 시 단순 계산으로는 총자산 1929원, 총부채는 911억원으로 한세드림의 부채까지 품은 한세엠케이의 빚은 크게 불어나게 된다.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서 재무안전성이 하락하는데, 이와 관련 한세그룹 측은 "합병 이후 매출 포트폴리오의 확대로 매출 안정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모회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에 각각 280억원 및 298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유사시 모회사의 지원이 가능한 점은 회사의 재무안정성 관리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양 사의 합병 시너지는 벌써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세엠케이 합병회사의 아동복 브랜드 NBA키즈는 올해 2분기 전년 대비 125% 이상 증가한 매출을 기록하면서 매출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합병을 통해 한세드림의 유아동복 컬리수, 모이몰른, 플레이키즈-프로 등으로 브랜드가 확대됨에 따라 합병회사는 중단기적으로 300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액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EBITDA(현금영업이익) 창출력이 2019년 이후 크게 떨어진 한세엠케이에 비해 한세드림은 최근 3개년 평균 134억원의 EBITDA를 창출하고 있으며, 흡수합병을 통한 EBITDA규모 확대로 한세엠케이 합병회사의 금융비용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지는 점 또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EBITDA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다만 한세드림의 관계기업인 한세드림재팬, 가애수복식상해 유한공사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한세드림재팬의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손익은 -41억원, 가애수복식상해 유한공사는 -1억원으로, 한세드림 흡수합병 이후 회사의 종속기업으로 편입될 예정임을 감안하면 회사 연결실체의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 등은 현 수준 대비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한세드림재팬은 모이몰른을 포함한 보유 브랜드 일본 진출을 위해 만든 비상장 법인”이라며 “지난 2020년 일본에 첫 진출을 시작했는데 현재 막 진출 첫발을 내디딘 만큼 당장의 실질적 성과는 다소 낮을 수 있으나 향후 현지 시장 내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세엠케이는 이번 합병을 통해 한세엠케이의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한세드림의 흑자 실적은 물론 전반적인 사업 구조 효율화 및 원가 절감, 시스템 제고 등이 경영 성과 향상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합병 시너지에 대해서는 “이번 합병을 기점으로 사업 효율성 제고 및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함께 진행 중”이라며 “이미 자원 및 리소스를 성장세 높은 유망 브랜드군에 전면 재배치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하반기부터는 성인복 및 아동복 사업 분야 내 다각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사업 운영을 통해 본격 성장을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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