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 다시 나빠진 재무안정성…'빚의 굴레' 언제쯤 벗어날까
1분기 적자지속에 다시 커지고 있는 차입 부담
모빌리티 내년 흑전 예상…올해 실적 방어 어려워
중국봉쇄·원자잿값 상승 탓…매출 회복으로 해결 기대
공개 2022-05-24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18:3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해 보유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됐던 휴맥스(115160)가 3개월 만에 다시 재무부담이 커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던 모빌리티 사업의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실적 악화로 떨어진 현금창출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작년 재무 개선 효과는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휴맥스의 1분기 부채총계는 6427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9.4% 늘어났다. 2021년 5875억원으로 2020년(7565억원)보다 22.3%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변한 것이다. 부채비율 역시 2020년 220.5%에서 2021년 157.9%로 62.6%p 하락했지만 올해 1분기는 181.4%로 작년 말보다 23.5%p 상승했다.
 
 
 
총 차입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0년 3884억원에서 2021년 2993억원으로 23% 감소했으나 올해 1분기 3459억원으로 다시 증가(15.6%)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20년 35.3%, 2021년 31.2%에서 올해 3월 말 34.7%로 2020년 수준에 근접했다.
 
아쉬운 수익성이 현금창출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하는 적극적인 투자가 재무부담을 키운 것이다.
 
휴맥스는 주력사업인 게이트웨이(셋톱박스·비디오 게이트웨이·브로드밴드 게이트웨이) 사업이 성숙단계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점점 줄어들었고 이에 전체 영업실적도 부진에 빠졌다. 실제 2017년 1조6116억원이던 매출(연결기준)이 2018년 1조4748억원, 2019년 1조1739억원, 2020년 8746억원, 2021년 6439억원으로 점차 줄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7년 80억원, 2018년 -391억원, 2019년 229억원, 2020년 135억원, 2021년 -50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매출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디램(DRAM)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큰 폭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적자다.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규모는 상당했다. 2017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569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여기에 2019년 모빌리티 신사업의 핵심 자회사 휴맥스모빌리티의 ‘하이파킹’ 인수(1700억원)와 지난해 완료된 하이파킹의 ‘그린하이파킹’ 인수(734억원)에 대한 자금지원, 또한 휴맥스모딜리티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인한 추가 출자(2019년 835억원, 2020년 272억원, 2021년 600억원) 등을 고려하면 투자를 위한 자금 소요는 훨씬 더 늘어난다.
 
실적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가 계속되자 보유자산 매각(매쉬코리아 377억원, 분당사옥 2200억원)과 유상증자(400억원) 등으로 자금조달에 나섰고 이를 바탕으로 작년 말 부채비율은 157.9%, 차입금의존도를 31.2%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
 
문제는 올해 1분기 역시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는데 있다. 매출은 19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억원, -162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15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165억원의 유출이 발생하면서 전체적인 현금흐름을 위해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337억원의 유입이 생겼고 결국 줄어들었던 차입금이 다시 증가하게 된 것이다.
 
휴맥스의 주요 모빌리티 투자기업 실적 및 재무구조. (사진=한국기업평가)
 
모빌리티 신사업의 경우 아직 성과가 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아직 사업 초기로 영업실적이 미미하다”면서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인 휴맥스모빌리티의 연결기준 흑자달성은 2023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휴맥스모빌리티의 경우 지난해 매출 1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48.9%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적자폭(2020년 -113억원)은 오히려 더욱 확대됐다. 자회사 하이파킹의 경우 매출 1099억원과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주차장 임대 사업부문에서 일정 수준의 규모를 확보했다고 평가되지만 휴맥스모빌리티 개별기준으로 1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하이파킹 자회사 그린하이파킹은 7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또한 사업확장에 따른 추가적인 투자부담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전망대로 내년부터 휴맥스모빌리티가 연결기준 흑자를 시현한다고 해도 결국 올해 재무부담 관리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실적방어가 필요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의 원인인 디램(DRAM) 가격 상승이 올해부터 판매가격에 반영될 경우 수익성은 다소 회복될 수 있지만 올 1분기 기준 매출의 60.5%를 차지하는 게이트웨이 부문 매출(1151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것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휴맥스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봉쇄 영향으로 재고자산이 쌓이면서 차입금이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봉쇄가 풀리고 매출이 발생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운전자본 부담이 줄어 차입금이 관리될 것이란 입장이다. 또한 운전자본 감소를 위한 매출 채권을 조기 유동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코로나19에 따른 영향으로 발생한 원자재가격 인플레이션과 중국 봉쇄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차입부담이 커지고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라매출 회복이 이뤄지면서 재고자산 정리로 운전자본이 줄고 원가율이 떨어지면서 점차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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