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안 돼 또 유상증자 택한 '다원시스'…이유는
꾸준한 외형성장에도 영업이익·당기순이익 지지부진
현금흐름 악영향…보유 현금성자산 623억원으로 줄어
운전자금 보유하면서 추가 성장 위한 자금조달 차원
공개 2022-02-16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8: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인 다원시스(068240)가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 지난해 4월 유상증자를 진행한 이후 1년도 채 안 돼 또다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것이다. 다원시스는 주력인 전동차 사업 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뚜렷하지만 수익성은 거꾸로 위축되며 현금유동성이 쪼그라들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원시스는 신주 30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예상모집가액은 주당 2만1850원으로 총 655억5000만원 조달을 목표로 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신규 사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가시화를 앞두고 양산을 준비하기 위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안산 공장에 반도체 장비 부품과 디스플레이 장비사업에 특화된 시설을 증설하는 비용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부품 제조 관련 원자재 구입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전체 조달금액(예상모집가액 기준)의 84.7%가 배정됐다.
 
또한 대전신동지구 공장 건축에 100억원을 투입해 핵융합전원장치와 가속기 사업의 연구개발·제작·영업 등을 이곳으로 이전함으로써 효율적인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작년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해 668억원을 조달한 유상증자 이후 1년 만에 이뤄진다. 당시 다원시스는 전동차 사업 관련 원자재 구매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실적 개선과 현금창출력을 통해 추후 투자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결정됐다.
 
다원시스는 전동차 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매출이 성장해왔다. 그럼에도 1년 만에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매출 증가세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성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근 3년간 연결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8년 1287억원, 2019년 1751억원, 2020년 2479억원으로 연평균 31.0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03%% 늘어나기도 했다.
 
작년 12월 서울교통공사에서 발주한 3643억원 규모의 5·8호선 신조전동차 구매 사업 입찰에 낙찰되는 등 수주잔고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출 성장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졌다.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을 보면 2018년 6.75%와 4.69%, 2019년 4.72%와 2.43%, 2020년 6.63%와 4.93%로 오르내림을 기록했지만 2020년 업종 평균 영업이익률(4.68%)과 당기순이익률(3.48%)을 웃돌며 비교적 안정적인 이익률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에 특수전원 장치 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해 전체 영업이익에 타격을 줬다.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가 주요 고객 산업군(디스플레이, 선사 등)의 소극적인 투자로 이어지면서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9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성장한 전동차 부문에서 전년 동기보다 26.1% 늘어난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전체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수익성 부진은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가 줄었다.
 
2019년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정읍공장 건설 투자 등으로 인해 631억원의 유출이 발생했으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1393억원이 유입되면서 최종적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18년말보다 628.1% 증가한 124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645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유출이 일어났으나 매출채권과 기타부채 증가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124억원 유입에 그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74억원으로 2019년보다 29.8%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은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234억원이 유입됐으나 당기순이익이 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했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에서 -1347억원을 기록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23억원으로 줄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그동안 투자했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등 신규 사업 등이 성과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부진으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로 보유 현금성자산이 감소하자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년 만에 또다시 주주들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다. 다원시스는 지난 7일 장마감 후 유상증자를 공시했는데 다음날인 8일 종가는 2만7800원으로 전일 대비 0.9% 올랐으며 9일에는 2만9000만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다원시스 측은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바라볼 정도로 회사가 커진 상황에서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운전자금을 확보하면서도 추가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다원시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의 생산량(CAPEX) 증가, 주요 원자재 확보를 위한 투자자금과 글로벌 핵융합 발전 시장 진출에 대비한 공장 신설 비용 조달”이라며 “미래 성장 비전을 갖고 그에 대비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만큼 현재 주주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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