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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대규모 설비투자로 높은 차입은 골치
부채비율 2017년 149%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97%까지 늘어
공개 2021-10-01 09: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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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창권 기자] 한국전력공사(한국전력(015760))가 원가연계형 요금체계를 도입한 이후 8년 만에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소폭의 실적 개선 효과를 보겠지만, 누적된 설비투자 비용으로 차입금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주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진/한국전력공사
 
30일 한국신용평가는 한국전력공사의 제1075회 특수채의 신용등급을 AAA(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정기평가를 통해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4조4500억원) 신용등급은 A1으로 유지했다.
 
한국전력은 국가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기간산업으로 영위 사업의 공공성과 정책적 중요성이 매우 높고, 정부 지원과 감독·통제가 이루어지는 만큼 정부에 대한 종속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6개의 원자력과 화력발전 자회사(각 회사 지분 100% 소유)를 통해 국내 판매전력량의 약 73%(2020년 연간 기준)를 공급하고, 자체사업인 송·배전 및 전력판매사업(별도 기준)을 독점적으로 영위하며 전력산업 내 절대적인 사업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경제성장, 인구증가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전력수요를 바탕으로 연간 연결기준 59조원 내외의 매출외형을 창출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안정적인 전력수요에 힘입어 매출외형은 상승했으나, 이익창출력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전력 판매요금의 인상은 제한되고, 연결 영업비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비·구입전력비는 LNG, 유연탄 등 원자재가 등락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앞서 2018년 원자력 발전소 정비에 따른 원전가동률 하락과 2019년 전기요금 특례할인 등이 더해져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원재료비·구입전력비 감소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국전력공사의 재무현황. 사진/한국신용평가
 
또 올해 상반기에는 원가연계형 요금체계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으로 전기요금 인상은 제한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높은 LNG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증가로 인해 원재료비 및 구입전력비 부담이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이 저하됐다.
 
다만 지난 23일 한국전력은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1㎾h당 3원씩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연료비 변동분이 전력 판매요금에 적시 반영될 경우 연료비 등락으로 인한 수익성 변동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송배전·발전설비 투자 등 연간 13조원 내외의 자본적 투자(CAPEX)로 1조8000억원의 순금융비용 등 대규모 자금소요로 2017년 이후 자금수지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2019년 K-IFRS 제1116호 리스 도입 영향으로 차입부담이 크게 확대돼 2017년 50조5514억원이던 연결순차입금은 올해 6월 말 기준 71조9940억원까지 늘었다. 2018~2019년 대규모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인한 부채비율도 2017년 말 149%에서 올해 6월 말 197%까지 상승했다.
 
이상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전력수급기본계획 상 원전과 석탄발전 감축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LNG발전 확대 기조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차입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통한 우수한 재무융통성 등을 고려할 때 원리금 상환가능성은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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