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좋아졌다고?…이수화학은 계열사로 '골머리'
주력인 석유화학 수익성 회복에도 이수건설 부진에 따른 지원 부담 여전
공개 2020-01-10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8일 09:5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이수건설 등 계열사 부진이 이수화학(005950)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주력 상품인 연성알킬벤젠(LAB) 시황 회복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계열사의 실적 악화와 이에 따른 지원으로 인한 재무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수화학은 이수건설, 이수앱지스(086890), ISU Chemical Germany GmbH, 한가람포닉스, 신장 이수롱쿤농업개발 유한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연결 기준으로 ISU Chemical Germany GmbH, 한가람포닉스, 신장 이수롱쿤농업개발 유한공사는 석유화학사업 부문으로 묶이고 건설 사업은 이수건설, 의약사업은 이수앱지스가 담당하고 있다. 이수화학은 이수건설 지분 75.2%를, 이수앱지스 지분 31.9%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이수화학은 합성세제의 주원료인 LAB와 노말파라핀(N-P)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판매하는 등 석유화학 부문이 주력 사업이다.
 
지난 2017년과 2018년 중국 경쟁사들의 저가 물량공세로 LAB 판매 가격이 하락, 수익성이 나빠졌다. 실제 이수화학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3.4%에서 2017년 2.5%, 2018년 2.1%로 악화됐다.
 
이수화학 주요 재무지표. 출처/한국기업평가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에 반전됐다. 2019년 5월 일본의 정유업체인 JXTG 니폰 오일 앤 에너지 코퍼레이션(JXTG Nippon Oil & Energy)이 연 9만톤을 생산하는 LAB 생산설비를 폐쇄하면서 일본 LAB 수출 비중이 늘었다. 2018년에 매각했던 인천 부지 토양오염 정화비용과 부동산 수수료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별도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이수화학의 영업이익은 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248억원 대비 8.9% 증가했으며 2018년 한 해 영업이익 259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2.8%로 개선됐다.
 
석유화학사업에 대한 전망도 나쁘지 않다. 설비 폐쇄 후 지난해 11월까지 존재했던 JXTG 니폰의 LAB 재고 물량이 소비됨에 따라 일본 수출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무역데이터에서 일본향 수출 비중이 2018년 2분기 0.2%에서 2019년 1분기 6.4%, 2019년 3분기 12.5%까지 늘어났다”라며 “JXTG 니폰의 재고가 소진된 2019년 4분기와 2020년에는 일본 향 매출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예상했다.
 
다만 건설과 의학의 부진한 수익성은 여전히 아쉽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건설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16억원, 의약사업 부문은 -8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수화학의 연결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이수화학의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2.1%가,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4.9%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7%로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보다 1.1%p 낮다.
 
이수화학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 비중. 출처/금감원전자공시시스템
 
여기에 설비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은 늘어났다. 이수화학은 지난해부터 노말옥틸메르캅탄(NOM)과 노말도데실메르캅탄(ND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에 약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별도 기준 이수화학의 2019년 9월 말 순차입금은 2677억원으로 2018년 2413억원보다 10.9% 늘었다.
 
재무안정성을 위해 2018년 발행했던 후순위 전환사채 효과도 약해지고 있다. 당시 전환사채 발행으로 이수화학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017년 75.9%에서 2018년 55.5%로, 차입금 의존도는 35.3%에서 27.2%로 낮아졌지만 2019년 9월 말 부채비율은 59.8%, 차입금 의존도는 29.2%로 상승하고 있다.
 
계열사 지원 부담도 여전하다. 이수화학은 2018년 서울 반포동 사옥 매각으로 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지만 이는 같은 해 이수건설의 유상증자에 그대로 투입되면서 대규모 자금 확보에 따른 차입금 감소 효과는 상쇄됐다.
 
자금을 수혈받은 이수건설은 2017년 1438억원이던 총차입금을 2018년 850억원으로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2018년 영업손실 55억원, 당기순손실 219억원을 기록하며 개선 효과가 반감됐다.
 
이수건설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당기순이익은 -6억원으로 여전히 적자인 상황으로 자체적인 자금조달이 힘들다.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수화학 관계사 지급보증 현황. 출처/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또한 이미 사옥을 매각하며 이수화학의 재무 융통성이 약화된 가운데 계열사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957억원이다. 이중 이수건설의 지급보증은 1591억원으로 전환상환우선주 500억원에 대한 정산의무를 이수화학이 갖고 있어 계열사 관련 우발채무 우려도 높다.
 
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과중한 지급보증 부담과 함께 계열 지원 관련 자금 유출이 반복되고 있는 점 등은 이수화학의 신인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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