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F&I, 부실채권 빅3社 중 유일한 역성장… 왜?
나인원 한남에 묶인 대신F&I
경쟁 업체 중 레버리지 비율 가장 높아…나 홀로 배당도 한 몫
공개 2019-07-25 10:0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3일 12:0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대신금융그룹 계열사 대신F&I의 지난 1분기 수익성이 악화됐다. 대신F&I의 투톱인 부실채권 사업과 부동산 개발 사업 모두 난항에 빠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반면 경쟁사들은 악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 
 
23일 부실채권 시장 관계자는 "최근 부실채권 시장은 조정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면서 "경쟁이 격화된 분위기 속에서 부채의 가격이 올라가고 수익성은 떨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신 F&I는 나인원 한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 지표에 더욱 나타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실 채권 시장 업계 1위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지난 1분기 실적이 호전됐다. 1분기 유암코의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5억원과 비교해 86억원(74.7%) 증가했다. 업계 3위인 하나F&I 역시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다. 하나F&I의 영업이익은 35억원을 기록, 29억원을 기록한 2018년 1분기보다 20.7% 늘었다.  
 
반면 이 업체들과 톱티어를 이루고 있는 업계 2위인 대신F&I는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 지난해 1분기 16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85억원으로 47.5%감소했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대신 F&I의 영업이익을 292억원, 당기순이익 130억원, ROA(총자산 이익률)를 0.4로 잡았다. 모두 지난해보다 악화된 수치다. 특히 당기순이익과 ROA는 1/3토막 날 것으로 예상했다. ROA는 자산을 활용해 이익을 얼마나 냈는지를 측정한 지표다.  
 
반면 나신평은 경쟁사들에 대해 호전되거나 대동소이한 실적을 전망했다. 유암코의 올해 ROA는 지난해 0.6보다 2배가량 증가한 1.3으로, 하나 F&I의 ROA는 올해의 1.5와 비슷한 수준인 1 .4로 예상했다. 
 
주요 회사의 ROA,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업황 부진에 F&I는 '흔들'…경쟁사는 '꼿꼿'
 
최근 부실채권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시장이 소폭 축소돼는 모습인 가운데 경쟁강도는 세졌기 때문이다. 2016년 1분기 31조3000억원이던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1분기 18조5000억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40%가량 줄었다. 
 
반면, 부실 채권을 사려는 참가자들은 많아졌다. 지방계 지주금융 계열사, 자산운용사 등의 시장 참여가 증가했다. 하나F&I의 사업 확장도 한몫했다. 
 
그럼에도 업계 1위, 3위인 경쟁사들은 영업 실적이 오를만한 배경이 있다. 우선, 업계 1위인 유암코는 기저 효과가 크다.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 사업 부문에서 일시적인 손실 요소가 있었다. 기업구조조정 PEF를 통해 인수한 STX엔진의 주식평가손실 242 억원과 금리하락에 따른 차입금의 평가 및 상환 손실이 지난해 반영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실적이 정상화되며 2017년 수준의 ROA를 회복했다. 3위인 하나F&I는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수익이 증가했다.  
 
2위인 대신F&I는 시장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최근 수년간 연합자산관리가 40% 내외, 회사가 25% 내외의 시장점유율(M/S)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입찰로 인해 대신F&I의 M/S는 20%를 하회했다.
 
다만 회사채 주관을 맡은 KB증권은 대신F&I의 수익성 약화의 원인을 부실채권 시장의 변동성에서 찾았다. 사업 특성상 채권의 회수 실적에 따라 수익이 크게 요동치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일시적인 (부실채권)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됐고,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 등 일시적인 현상에 기인한 것"이라며 "올해 2분기부터 금리 인하 기조를 보이는 등의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당사의 수익창출 펀더멘탈은 전년 동기와 유의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꼬인 실타래 나인원 한남, 2023년까지 적자 예상
 
나인원 한남 사업은 한남동의 외국인 부지에 고급주택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대신F&I의 100% 자회사인 디에스한남(DS 한남)은 시행사로 참여하고 있다.
 
나인원 한남은 최초 평당 분양 예정가격이 6360만원이었다. 분양가가 고가였지만 근처 시세보다 낮았기에 사업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주택보증금융공사(HUG)와 분양가 수준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했고, 결국 대신F&I는 지난해 6월 '임대 후 분양'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했다.
 
임대 사업으로의 전환은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했다. 우선, 낮은 월세와 제세금공과 부담은 임대 사업 수익을 낮췄다. DS한남은 나인원 한남 소유자로서 2023년까지 종부세, 재산세 등 제세금공과를 부담해야한다. 
 
홍준표 나이스 신용평가 연구원은 "PF차입금 상환이 더 큰 문제다 보니 보증금 액수가 컸다"며 "월 임대료를 받긴 하지만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인원 한남 사업 부문은 2023년까지 영업적자 시현이 예상된다"며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바뀌어 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영업 손실 여부는 회계 상의 문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재무안정성은 약화됐고, 분양이 확정되기 전까지 수익 발생 시점이 늦춰졌다. 약화된 재무안정성은 레버리지 배율을 통해 확인된다. 2015년 5.3배였던 레버리지 배율은 지난해 9월 말 7.9배로 상승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레버리지 배율이 올해 8.5배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레버리지 배율은 자기자본과 비교해 총자산이 몇 배 더 큰가를 비교하는 지표로서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대신F&I의 레버리지 배율이 타 경쟁사보다 높은 또 다른 이유는 배당금에서 찾을 수 있다. 경쟁 업체인 유암코와 하나F&I는 지난 3년간 배당을 전혀하지 않았다. 게다가 하나F&I는 4년 간 유상증자 등을 통해 13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반면 대신F&I는 2016년 210억원, 2017년 201억원, 2018년 90억원을 배당하며 총자본이 감소했다. 이는 대신 F&I가 타 경쟁사보다 레버리지 배율이 높아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회사의 레버리지 배율,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박기범 기자 5dl2la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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