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재무개선 마침표는 '씨제이헬스케어 IPO'
씨제이헬스케어 인수로 차입금 5배 확대… 당분간 큰 축소 어려워
외부수혈 필요…4년 시간제한 걸린 씨제이헬스케어 IPO
공개 2019-07-24 10:2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8일 19: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한국콜마의 지속성장은 씨제이헬스케어 기업공개(IPO) 성공 여부에 달려있게 됐다. 한국콜마는 급격한 외형팽창에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며 재무 구조 개선이 과제로 떠올랐다. 씨제이헬스케어 기업가치 제고가 주목받는 이유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콜마 순차입금의존도가 오는 2020년 38.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보다 약 5% 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총자산 대비 차입금은 줄지만 그 폭은 크지 않다.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 비중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의 18.3%라서 유동성 위험은 적다지만, 차입부담은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 여전히 불안징후가 포착된다.
 
한국콜마의 순차입금의존도와 총차입금 변동 추이/출처=나이스신용평가
 
한국콜마는 씨제이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지난 4년 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잉여현금흐름(FCF)이 플러스로 전환될 전망이다. 하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만큼 차입금 규모도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기간 내에 축소시키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콜마의 지난해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직전년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1조1070억원을 기록했다. 씨제이헬스케어 인수를 위해 외부로부터 약 9000억원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이재윤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씨제이헬스케어 지분 인수 등에 따라 차입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라며 “중기적으로 자체 잉여현금흐름에 기반한 차입금 감축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이전 수준의 재무구조를 회복하는데에는 다소간의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입부담 해소 키워드는 ‘씨제이헬스케어 IPO’
 
한국콜마의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되려면 외부로부터 대규모 자기자본 조달이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씨제이헬스케어 기업공개(IPO)가 재차 주목되는 이유다. 한국콜마는 오는 2022년 말일까지 사실상 씨제이헬스케어 IPO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한국콜마와 재무적투자자(FI)는 씨제이헬스케어 지분 100%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씨케이엠(CKM)을 설립했다. 씨제이헬스케어 인수자금 총액 1조3100억원 중 6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확보했다. 3500억원은 FI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으로 조달했고, 남은 3600억원은 한국콜마가 자체 마련했다.
 
이에 CKM 지분은 한국콜마가 50.71%, FI가 49.29%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CKM은 한국콜마의 자회사로, 씨제이헬스케어는 손자회사로 편입돼있다.
 
한국콜마의 씨제이헬스케어 인수구조/출처=한국신용평가
 
FI는 씨제이헬스케어 IPO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구주매출이란 대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일반인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한국콜마와 FI는 IPO를 트리거로 하는 동반매도요구권과 콜옵션 약정 등을 체결했다. 약정에 따르면, 씨제이헬스케어 모회사 CKM의 기업공개(IPO)가 오는 2022년 12월31일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는 한국콜마가 보유한 CKM 지분 전량을 제3자에게 동반매도 할 수 있다. 동시에 한국콜마는 FI의 동반매도요구권 발효에 대해 FI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 이때 매입 가격은 공정가치 혹은 5%의 내부수익률을 더한 금액 중 높은 가격으로 정해진다.
 
CKM이 인수합병을 위해 설립된 SPC인만큼, 이 같은 약정은 결국 씨제이헬스케어 IPO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즉, 씨제이헬스케어 IPO가 오는 2022년 말일까지 이뤄지지 못한다면 한국콜마는 씨제이헬스케어 지분을 잃거나, FI가 보유한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와 FI간 약정이 씨제이헬스케어 IPO를 의무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맥락과 현재 상황 등을 고려하면 IPO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씨제이헬스케어 IPO 추진 이전에 먼저 CKM과의 합병 등이 선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씨제이헬스케어 지분을 되파는 일은 없을 것이며 반대로 FI 지분매입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IPO가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므로 현재 IPO에 무게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IPO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후 차입금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밝혔다.

"기업가치 제고 후 IPO 본격 추진"
 
씨제이헬스케어 IPO 완료 기한이 아직 4년 남았으므로, 당장은 씨제이헬스케어 기업가치 지속 확대에 주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IPO 관련 약정 발효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우선은 씨제이헬스케어 기업가치 극대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제이헬스케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직전년도 대비 91억원 감소한 474억원을 기록했다. 제품 계약 종료 등으로 매출이 약 298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적 개선 전망은 다소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품목 14개를 보유하는 등 이익창출 기반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3월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합성신약 ‘케이캡’도 블록버스터급 진입이 사실상 확실시 되고 있다. 출시 3개얼 만에 61억5000만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는 등 판매 호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씨제이헬스케어는 현재 케이캡 기술을 남미 지역 등에 8400만달러에 수출했다.
 
씨제이헬스케어가 오는 3월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합성신약 케이캡/출처=씨제이헬스케어
 
이 외에도 주요 제품 중 하나인 수액제 판매도 늘어날 전망이다. 씨제이헬스케어는 수액제 생산을 늘리기위해 오는 2020년까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오송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씨제이헬스케어 피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197억원의 일회성 비용 등을 제거하면 실질 이익창출력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올해 주력제품 성장 및 신약출시 효과로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한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47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라며 “케이캡이 시장에 안착해 매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씨제이헬스케어의 고배당 정책은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씨제이헬스케어는 모기업 CKM의 인수금융 상환을 위해 올해 3월 배당금으로 1006억원을 지출한 바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CKM은 약정에 따라 인수금융을 약 600억원 상환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씨제이헬스케어 고배당 정책이 기업가치(EV)에 일부 부정적일 수는 있지만 주식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은 아니므로 결과적으로는 IPO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채권자 입장에서는 좋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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