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개선 나선 오리온…베트남 투자 확대할까?
차입금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 집중… 베트남 시장은 '성장일로'
공개 2019-07-24 08:2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5일 18: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중국 시장 부진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오리온이 차입금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생산설비를 증설한 베트남 공장이 '동남아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향후 베트남 투자 확대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차입금의존도는 10.1%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0.5배를 나타냈다.
 
현금성자산 등을 제외한 차입금 규모가 1년 예상 현금창출력의 절반, 총자산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할 만큼 재무구조가 우수한 셈이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현금성자산보다도 적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397억원이고, 이 중 단기차입금은 108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회복 기조 속에서 투자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직전년도 대비 138% 가량 늘어난 278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투자 확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오리온의 해외 시장 교두보 중 하나인 베트남 투자 확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그간 오리온은 베트남 시장 확대에 힘써왔다. 지난해에는 감자스낵군 생산 확대를 위해 호치민 생산공장을 증설했고, 이에 베트남 해외법인 생산설비 가동가능수량은 직전년도 대비 19.2% 늘어난 2만3270톤을 기록했다. 현재 오리온은 베트남에 ‘O'Star(한국명 포카칩)’, ‘Tayo(한국명 오!감자)’등의 감자스낵을 판매하고 있다.
오리온이 베트남에서 판매하고 있는 감자스낵 'O'Star'. 해당 제품은 국내에서 국내의 포카칩과 유사하다. 사진/오리온
 
감자스낵 수요 확대와 ‘정(精)’ 마케팅을 앞세운 초코파이 판매 견조 등에 힘입어 오리온의 지난해 베트남 매출액은 2014년 대비 66.4% 가량 늘어난 219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의 6.2%에서 11.4%로 증가했다. 이는 국내 매출 정체와 중국의 ‘사드 불매운동’ 여파를 견딜 수 있는 버팀목 중 하나로도 작용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 경제성장에 따라 고급과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감자스낵군 소비량도 증가해 관련 생산설비를 늘렸다"라고 말했다.
 
특히 오리온의 베트남 생산공장은 동남아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어, 향후 베트남에 대한 투자 기대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당장 베트남 공장증설 투자를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다만 신제품을 출시하면 생산라인을 늘릴 수 밖에 없으므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따라 설비투자도 자연히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공장은 동남아 전진기지로 활용돼 인근 국가 제품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화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해외투자 확대가 예상된다"며 "오리온의 베트남 공장 가동률은 70~80% 수준으로 증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염재화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도 "향후 생수사업 증설투자, 해외 사업 지역 확대 등으로 자본적지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리온 베트남 매출액 및 매출비중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일각에서는 오리온의 올해 1분기 현금흐름 위축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이 직전년도 대비 대폭 축소된 6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567억원을 기록한 탓이다.
 
다만 업계는 오리온의 이같은 실적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앞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상 1분기에는 베트남 설날(텟)에 따른 매출 확대 효과를 예측해 생산물량을 결정하는데, 올해는 베트남 도소매상 재고수량 파악 오류로 생산량 조절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베트남 설날 재고 이슈가 5월까지 이어졌으나 주요 스낵들의 고성장과 쌀과자 등 출시로 인해 5월 실적이 현지화 기준 전년도 매출액 수준을 유지했다"라며 "6월 중 초코파이의 재고조정이 마무리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올해 4월까지 이어졌던 실적 부진 이슈가 5월에 대부분 해소됐다"면서 "5월 중 쌀과자 2종과 양산빵이 출시 된 부분도 실적 기여에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오리온은 현재 러시아에 오는 2021년까지 880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설립된 인도법인 투자도 예정돼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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