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용현 기자]
SGC에너지(005090)가 전력도매가격(SMP) 반등에 힘입어 집단에너지 본업의 수익성을 되찾고 있지만 건설 자회사 SGC E&C를 향한 재무 지원 부담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물류센터와 오피스텔 사업장에서 불거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모회사가 출자와 자금보충으로 떠안는 구조가 4년째 이어지면서, 본업에서 번 현금이 계열 지원에 묶이는 모습이다. 다만 단기성 차입금 상당 부분이 정책자금이고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인 만큼 단기 자금소요 대응은 가능하다는 평가다.
SGC에너지 사옥. (사진=SGC에너지)
1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SGC에너지가 계열사에 제공한 재무 지원 규모는 1조 229억원이다. 이 가운데 SGC E&C 관련 지원이 7676억원으로 75.0%를 차지한다. 특히 SGC E&C의 사모사채·일반대출에 대한 차입금 자금보충은 2022년 말 300억원에서 4576억원으로 15배 넘게 불었다. 여기에 PF 자금보충 1800억원, 신종자본증권·유상증자를 통한 직접 출자 1300억원이 더해졌다.
모회사의 자회사 지원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SGC에너지의 경우 지원 규모가 본업의 현금창출력을 크게 웃돈다. SGC에너지의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995억원으로, SGC E&C 관련 지원액은 이의 7.7배에 달한다. 지원 자금이 신규 성장 투자가 아니라 준공이 지연된 사업장의 PF 채무를 인수하는 데 쓰였다는 점도 통상적인 계열 지원과 다른 대목이다.
SGC E&C는 2024년 이후 물류센터 6곳을 직접 매입하거나 대위변제했고, 필요 자금 대부분을 SGC에너지의 신종자본증권 매입과 유상증자 참여, 차입금 자금보충으로 조달했다. 출자와 자금보충, PF 보증이 한꺼번에 쌓인 셈이다.
물론 SGC E&C 자체 수익성은 나아지고 있다. 해외 플랜트 이익 기여에 힘입어 연결 영업이익률은 2024년 0.9%에서 지난해 3.9%, 올해 상반기 5.4%로 올랐다. 그러나 차입은 오히려 늘었다. SGC E&C의 연결 총차입금은 2023년 말 179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486억원으로 3.6배 증가했고, 대부분에 SGC에너지가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 청라 오피스텔 공사미수금 회수 지연과 원창동 C2 물류센터 대위변제 등이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순차입금이 약 1300억원 늘었다.
남은 리스크도 적지 않다. 미분양·미입주가 이어진 청라 오피스텔(더리브 티아모 까사)에 대한 PF 자금보충은 2023년 말 22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838억원으로 3.8배 늘었고, 보증 만기는 다음 달이다. 인수한 물류센터는 시장 공급과잉으로 외부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안전사고에 따른 SGC E&C의 영업정지 8개월 처분 역시 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됐을 뿐 최종 결과가 남아 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계열 지원 부담은 연결 재무제표에 그대로 나타난다. 연결 순차입금은 2023년 말 1조 146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 7642억원으로 53.9%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241.6%에서 337.0%로 95.4%포인트 높아졌다.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1407억원(사용제한자산 제외)으로, 1년 내 만기 차입금과 PF 우발채무 등 자금소요에 비해 부족한 수준이다.
본업은 회복 국면이다. 별도 영업이익은 2024년 1118억원에서 지난해 223억원으로 80.1% 줄었다. SMP 하락과 연료비 부담 탓이다. 올해는 SMP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목재펠릿 가격이 안정되면서 영업이익이 1분기 120억원에서 2분기 242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다만 수입산 목재연료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축소에 따른 원가 부담과 지역별 도매가격제(LMP) 도입 시 비수도권 발전사의 판매단가 하락 가능성은 수익성 변수로 남아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단기성 차입금의 상당 부분이 정책자금으로 차환 부담이 낮다. 회사는 지난 8월 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물류센터 등 보유 자산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비우호적인 외부 여건을 감안하면 실질 리스크의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