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장민지 기자] 양극박 소재 제조사
조일알미늄(018470)이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에 따른 2차전지용 양극박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롯데인프라셀과
동원시스템즈(014820)가 양극박 사업을 확대하면서 조일알미늄의 알루미늄 코일 공급 물량도 함께 늘어날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다만, 판매 단가가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가격과 원·달러 환율에 연동되는 구조여서 하반기에 두 지표가 동반 하락하면 올해 상반기에 높아진 수익성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조일알미늄 홈페이지 캡처)
EV·ESS 시장 커지며 양극박 수요 급증…소재 공급 확대 '기회'
14일 업계에 따르면 EV와 ESS 시장이 구조적으로 커지면서 2차전지용 양극박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알루미늄 양극박 수요가 지난해 47만 5000톤(t)에서 2030년 80만~100만톤으로 연평균 11%~16.1%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저가 EV와 ESS 중심으로 리튬인산철(LFP)과 각형 배터리 채택이 늘어난 점이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일알미늄은 알루미늄 압연 업체로 양극박을 만드는 국내 포일(Foil) 제조사에 원재료인 알루미늄 코일을 공급한다. 핵심 고객사인 롯데인프라셀과 동원시스템즈 등 양극박 제조사에 대한 소재 공급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약 44%에 이른다.
특히 해당 주요 고객사는 양극박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인프라셀은 국내 안산 공장 1만 2000톤, 헝가리 1공장 1만 8000톤, 미국 켄터키 합작법인 3만 6000톤 등 현재 6만 6000톤의 양극박 생산능력을 갖췄다. 2027년에는 헝가리 2공장 증설을 통해 1만 8000톤이 추가될 예정으로 총 8만 4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동원시스템즈는 연 1만 4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차전지 부문의 매출 비중을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고객사의 양극박 생산이 늘수록 조일알미늄이 납품하는 소재 수요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실제로 최대 고객인 롯데인프라셀향 매출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롯데인프라셀향 매출은 2023년 93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291억원으로 2년 새 38.7% 늘었고, 매출 비중도 26.5%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647억원 대비 30.7% 증가하며 매출 비중이 27.7%까지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롯데인프라셀의 헝가리 2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는 2027년 이후 조일알미늄의 공급 물량이 한층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조일알미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기차 캐즘으로 3~4년 정도 시장 정체가 있었지만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다시 각광받고 있기 때문에 공급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LME·환율 상승에 영업익 98.5% 올라…하반기 수익성 방어 '과제'
조일알미늄은 주요 고객사 물량 확대에 판매단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0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영업이익은 231억원으로 98.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4.6%에서 7.6%로 3%포인트 올랐다.
수익성이 대폭 확대된 요인으로는 LME 알루미늄 가격과 환율 상승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LME 알루미늄 평균 가격은 톤당 3385달러로 전년 동기 2538달러보다 33.4% 올랐고, 같은 기간 평균 환율도 3.9% 상승한 1484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이 반영되면서 올해 상반기 조일알미늄의 평균판매단가(ASP)는 톤당 64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판가 상승 효과로 매출원가율은 92.4%에서 90%로 2.4%포인트 낮아졌고, 매출총이익은 305억원으로 57.1% 증가했다. 여기에 같은 기간 판매비와관리비가 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 수익성 개선 폭이 더 커졌다.
문제는 이 효과가 하반기에는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LME 알루미늄 가격은 올해 3분기 3226달러, 4분기 3112달러로 내려 하반기 평균 316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같은 기간 환율도 3분기 1418원, 4분기 1345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올해 하반기 ASP는 톤당 576만원 안팎으로 상반기 대비 11% 낮아질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이에 시장에서는 LME와 환율 변동분이 판매단가에 그대로 연동되는 사업 구조의 한계를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재료와 환율 상승기에는 마진 확대와 재고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기에는 마진이 줄면서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어서다. 향후 단가 하락에 따른 마진 위축을 상쇄할 만큼 고객사 물량을 늘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일알미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판재 시장은 LME 가격 변동에 따라 판가도 매달 조정되는 만큼 가격 변동의 충격이 어느 정도 완충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