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동부건설(005960)이 유동성 차입금 부담을 줄이며 1년 내 만기 구조를 한차례 정리했지만, 현금 여력은 여전히 제한적인 모습이다. 보유 현금성자산과 영업활동현금흐름만으로는 단기 상환을 감당하기 어려운 가운데,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를 통한 차환 여부가 유동성 관리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공공공사 수주 비중 확대를 통해 매출 가시성과 신용도를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어,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부건설 사옥 '코레이트타워' (사진=동부건설)
단기 상환 부담 줄였지만 현금 공백…유동성은 차환에 달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최근(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1년 내 상환해야 할 유동성 차입금이 1769억원(단기차입금 1705억원, 만기 1년 이내로 재분류된 사채 6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4년 말 3258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특히 2024년 말에는 비유동차입금의 유동성 대체분(유동성 장기부채)과 유동성 전환사채가 포함돼 단기 상환 부담이 컸지만, 이번에는 해당 항목이 모두 0원으로 해소되며 만기 구조가 한 차례 정리된 모습이다.
다만 현재 현금성자산이 500억원대에 그치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539억원을 기록해, 자체 현금만으로 단기 상환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장기부채를 해소하며 1년 내 만기 부담은 줄였지만,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만큼 유동성 관리는 여전히 차환 여력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그간 동부건설은 차입 조건에 따라 상환과 차환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관리해 왔다. 단기차입금은 기업어음(CP), 당좌차월, 일반자금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증권사를 통한 CP 조달과 은행·공제조합 차입을 병행해 만기 대응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 차입처 역시 증권사, 시중은행, 저축은행, 건설·엔지니어링 공제조합 등으로 분산돼 있어, 일부 금융권의 자금 경색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차환 여건이 즉각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전반에서 CP·전자단기사채를 활용한 차환은 일반적인 유동성 관리 방식이지만, 동부건설의 경우 현재 현금성자산과 영업현금흐름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유동성 관리에서 차환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동부건설의 유동성 핵심 변수가 여전히 차환 여력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유동성 장기부채를 0원으로 정리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차환 가능한 구간을 중심으로 만기를 재배치해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전략적 조정으로 풀이된다.
공공 중심 수주 확대, 차환 가능성 실질적 버팀목
최근 공공수주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 역시 차환 여건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동부건설은 지난해부터 공공건축·공공토목 수주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매출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동부건설의 최근 계약 수주를 보면 공공 발주 비중 확대 흐름이 뚜렷한 모습이다. 2025년 기준 주요 계약 가운데 의왕·군포·안산 S1-1·S1-3BL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2458억원), 광명시흥 A2-5BL 등 통합형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1627억원), 평택고덕 A-12·A-27·A-65BL 및 A-56BL 공공주택사업,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1556억원) 등 LH·조달청·도로공사 등 공공 발주 프로젝트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여기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노선(1149억원), 부산신항~김해 고속국도(2373억원), 부산항 진해신항 준설토 투기장 공사(1692억원) 등 SOC 물량까지 포함하면, 최근 수주잔고에서 공공 및 준공 안정성이 높은 사업 비중이 절반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이 같은 수주 현황은 금융권이 차환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안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공공공사는 분양 리스크가 낮고 기성금 회수 구조가 비교적 명확해, 영업현금흐름 변동성이 큰 민간 자체사업 대비 신용도 방어 효과가 크다. 최근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차환이 가능했던 배경으로는 공공 중심 수주 확대를 통해 매출 기반과 사업 안정성을 일정 수준 유지해 온 점이 꼽힌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도)가 거의 없고, 공공 중심 수주를 통해 사업 구조 자체의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을 금융권에서도 평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배경에서 단기 부채를 무리하게 현금으로 상환하기보다는, 차입 조건에 따라 단기 차입을 장기로 전환하거나 차환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관리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금리가 높은 차입금을 우선적으로 상환해 왔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차입은 차환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며 "실제로 전년 대비 차입금 규모가 줄어든 것도 고금리 차입금을 중심으로 상환을 이어온 결과"라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