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법정구속'…한국앤컴퍼니그룹, 총수 부재 '초비상'
1심에서 실형 3년에 법정구속…84년 만의 총수 공백 현실화
한온시스템 정상화 및 CVC 통한 신사업 전략 차질 우려
한온시스템 1분기 순손실 226억원…영업이익 전년대비 67.7% 감소
공개 2025-05-29 16: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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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규리 기자]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2023년부터 이어져 온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결국 현실화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수 부재라는 최악의 국면에 직면했다. 특히 조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한온시스템의 정상화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한 신사업 전략은 이번 법정구속으로 인해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재계 30위권 진입과 함께 그룹 체계를 공고히 하려던 시점에서 나온 이번 판결로 한국앤컴퍼니의 미래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사진=한국앤컴퍼니)
 
경영 마비·신사업 좌초 위기…비상경영체제 불가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을,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던 조 회장은 이날 선고 직후 보석이 취소돼 법정 구속됐다.
 
선고 직후 재판장을 빠져나온 조 회장 측 변호인단은 <IB토마토>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자리를 떴다. 예상과 달리 실형이 선고되자 당혹감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이번 판결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의 리더십 위기를 맞게 됐다. 그룹은 즉각적인 경영 공백 상태에 직면한 상황이다. 조 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해 온 모든 미래 성장 전략은 사실상 '올스톱'될 위기다. 한국앤컴퍼니 측 역시 입장 발표 없이 법원을 떠났다. 항소 계획에 대해서도 답변을 피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총수의 갑작스러운 구속은 기업 경영에서 예측할 수 없는 최대 리스크”라며 “한국앤컴퍼니는 즉각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뿐 아니라 기존 경영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한온시스템·CVC 등 핵심사업 위기…구심점 상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한온시스템 인수 이후의 통합(PMI) 및 경영 정상화 작업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후 3년 내 정상화를 통해 기존 타이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그의 부재로 인해 대규모 투자 결정이나 조직 개편 등 중대한 사안들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설립한 CVC '한국앤컴퍼니벤처스' 역시 비상등이 켜졌다. 이달 초 설립한 CVC ‘한국앤컴퍼니벤처스’ 역시 조 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출범한 곳이다. 이에 따라 리더십 부재는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전략을 사실상 마비시킬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 로봇, 모빌리티 등 미래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교두보 마련 계획에도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조 회장을 즉각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리더십 카드가 부재한 상황이다. 이른바 ‘옥중 경영’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으나 미국 관세 이슈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극심한 시점에서 그룹 전체가 구심점을 잃고 표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선 조 회장의 법정 구속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당분간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경영 안정화와 리더십 공백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에서도 남은 과제가 상당한 만큼 이번 결과가 뼈아프게 다가온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는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매출액 3887억원, 영업이익 126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11.5%, 1.1%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161390)테크놀로지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올 1분기 한온시스템의 편입 효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9637억원, 영업이익 3546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1% 감소했다.
 
다만, 인수한 한온시스템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은 2조61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같은기간 67.7% 감소했다. 순손실은 226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0.81%로, 전년 동기(2.72%) 대비 1.9%포인트 하락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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