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 '지주화·비이자이익' 투트랙 전략…수익 다각화 '올인'
펀드·방카슈랑스 중심 비이자이익 증대
인수 대상 실사 진행에 금융지주화 한 걸음
공개 2025-05-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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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수협은행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숙원 사업인 금융지주화와 비이자이익 확대 등 투트랙으로 전략을 짰다. 비은행 자회사 편입을 위해 법률과 회계실사를 적극 진행하는 한편, 조직 개편을 통한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 확대도 한창이다.
 
수협은행 (사진=수협은행)
 
비이자이익 확대 방점
 
8일 수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수료손익은 210억1100만원이다. 전년 329억3400만원에서 줄어들었다. 수수료수익은 줄고 비용은 불어난 탓이다. 같은 기간 수수료수익은 548억6600만원에서 485억4000만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비용은 219억3200만원에서 275억2900만원으로 늘어나 이익 규모를 줄였다.
 
수협은행은 이에 방카슈랑스와 펀드 등 비이자이익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학기 수협은행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상품 차별화와 서비스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으면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 움직임은 비이자이익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수협은행은 지난 3월과 4월 두 달 연속 비이자이익 확충 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수협은행은 'Sh MDRT'를 발족시켜 우수직원 네트워크를 조직했다. 해당 직원들은 방카슈랑스 설계와 판매 분야에서 고실적을 달성한 직원들로, 각 영업점의 자산관리(WM) 부문을 이끈다. 
 
펀드 상품 확대를 위한 전문 조직도 따로 꾸렸다. 'Sh수협은행 펀드 Top- Class 클럽'을 만들어 영업점과 지역본부에서 비이자이익 성장에 방점을 두고 활동한다. 펀드판매 전문가 50여 명으로 구성된 만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수협은행이 힘쓰고 있는 펀드와 방카슈랑스는 4대 금융지주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비이자 수익원이다. 특히 지난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로 기존 이용 고객이 펀드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펀드 관련 수수료가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수수료수익은 펀드·방카슈랑스 등을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확대됐다. KB금융(105560) 4.8%, 신한지주(055550) 2.6%, 우리금융지주(316140) 21.3%, 하나금융지주(086790) 15.2% 등 모두 실적 증대에 성공했다.
 
4대 금융지주의 수수료수익 확대는 은행 영업력도 작용했으나, 비은행 자회사를 통한 연계 영업, 수수료수익 발생이 영향을 미쳤다. 수협은행이 비은행 자회사 편입과 지주화를 진행하고 있는 이유다.
 
M&A 추진 박차
 
수협은행은 지난 2023년부터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강신숙 전 수협은행장 취임을 기점으로 M&A 추진실을 신설해 자회사 편입을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웰컴금융 계열사 등 다양한 매물을 인수 대상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다만 건전성과 자본력 등 다양한 방면을 고려해 아직 수협은행의 품에 안긴 매물은 없는 상태다.
 
수협은행이 수익성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수익 구조에 있다. 지난해 수협은행의 은행계정 수익은 3조1000억원인데, 이 중 이자수익이 84.9%, 수수료수익이 1.5%로 비이자이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자회사를 통해 이자이익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수익원을 찾았으나, 수협은행은 아직이다. 수협은행의 자회사는 2019년 설립한 수협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가 유일하다. 지난해 미얀마 자회사는 8200만원의 당기순익을 수협은행에 안겼으나, 전체 순익 규모 대비 영향은 미미하다. 
 
 
수협은행은 성장성 확대를 위해 M&A 시장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수협은행의 수의계약내역 등을 살펴보면, 수협은행의  M&A추진실은 지속적으로 인수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도 활발하다. 수협은행은 로펌과 회계법인 등과 손잡고 다양한 방면으로 실사 중이다. M&A 과정에서 '실사'란 피인수회사에 대해 법률적인 리스크를 비롯해 영업, 재무 회계 등 전반적인 활동에 대해 조사하고 검토하는 과정이다. 결국 실질적인 M&A 가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법무법인 화우와 함께 두 건의 프로젝트에 대해 법률 실사를 실시했다. 올 1분기에는 법률 실사 대상 두 건 중 한 건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이 영업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지주화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는 뜻으로, 영업실사 기한은 올해 6월12일까지다. 
 
다만 수협은행이 해결할 과제도 있다. 수협은행이 원활한 M&A를 진행하려면, 자본력과 건전성 방어가 선행돼야 한다. 지난해 말 수협은행의 자기자본은 4조139억원으로, 전년 3조8735억원 대비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수익성과 건전성은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2376억원에서 2355억원으로 감소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56%에서 0.84%로 상승하는 등 주요 지표 개선은 이루지 못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실사 등 M&A를 위해 적극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펀드 강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비이자이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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