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시큐리티, 연속 풋옵션에 CB 리파이낸싱 '악순환'
한국렌탈 차입금 증가에 차입금 의존도 '확대'
풋옵션 300억원 상환에 전환사채 추가 발행
공개 2024-04-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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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드림시큐리티(203650)가 한국렌탈을 주요 자회사로 편입한 후로 실적은 성장했지만, 유동성이 지속해서 줄어들면서 늘어난 차입금과 악화된 재무 건전성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무엇보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연속으로 발생하면서 상환 자금이 부족해지자, 채무 상환을 위해 전환사채(CB)를 추가로 발행한 가운데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 위험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렌탈 덕에 매출 성장했지만, 차입금 '확대'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드림시큐리티는 지난 3년간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21년 1895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2022년 2242억원을 기록하며 2000억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 23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영업이익도 늘어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33억원을 기록해 지난 2022년 252억원보다 31.80% 증가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를 효율화하면서 수익성도 좋아졌다. 판관비에 속하는 연구개발비는 2021년까지만 해도 12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 13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9억원으로 축소됐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9.32%에서 2022년 11.26%, 2023년 14.30%로 개선됐다. 
 
인증 보안 전문기업 드림시큐리티 실적이 성장한 또 다른 이유는 본업보다 주요 종속사인 한국렌탈에서 상당한 매출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렌탈은 IT기기·고소작업대·산업용 장비 등 렌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렌탈 부문 매출은 지난해 183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인 77.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전체 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던 것도 렌탈 부문 매출이 2021년 1504억원에서 2022년 1808억원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자사 솔루션과 개인정보 보호서비스 부문 매출은 각각 172억원(7.39%)과 108억원(4.65%)에 불과했다. 지난 2022년 간편인증 통합중계서비스 ‘이지아이오케이(EZ-iOK)’를 출시했지만, 서비스 부문 매출은 오히려 2021년 117억원 대비 줄어 들었다. 국방부문의 경우 매출은 2022년 136억원에서 2023년 217억원으로 확대되면서 매출 점유율은 두 번째로 높은 9.31%를 기록했지만 렌탈 부문에 비하면 8분의1 수준이다. 
 
드림시큐리티는 지난 2019년 500억원을 투자해 한국렌탈 지분 43.4%를 사들이고, 2020년 종속회사로 편입했는데 투자 5년째에 실적 강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렌탈을 종속사로 둔 것은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이미 유동성이 바닥난 상태에서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드림시큐리티 유동비율은 46.26%로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통상 유동 비율이 100%를 넘지 못하면 유동성이 나쁘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드림시큐리티는 유동부채가 2022년 1838억원에서 지난해 2306억원으로 늘어났다. 2022년 유동성장기차입금이 2022년 168억원에서 2023년 309억원으로 증가한 탓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주요 종속사인 한국렌탈에서 장기차입금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차입금의존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2020년까지만 해도 차입금의존도는 17.1%였는데 2021년 40.8%로 급증하더니 2022년 40.8%를 유지했고, 2023년 37.1%를 기록했다. 
 
드림시큐리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연결 실적이 커지는 것은 종속사인 한국렌탈의 영향이 크다”면서도 “렌탈이 차입을 해서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 차입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드림시큐리티 홈페이지 갈무리)
 
풋옵션 연속에 리파이낸싱 악순환 지속
 
드림시큐리티는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가운데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주주가치가 지지부진하면서 연속적인 풋옵션이 청구된 가운데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또 다시 사채를 발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드림시큐리티는 지난 2021년 7월 제2회차 전환사채(CB)를 4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5565원으로 시작했지만,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한도인 70%에 해당하는 최저 전환가액 3896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사채권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3차례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드림시큐리티는 지난해 7월7일 75억원, 10월10일 43억원, 올해 1월8일 36억5000만원을 상환했다. 세 번째 풋옵션까지는 보유자금으로 총 154억5000만원을 상환했으나 추가적인 풋옵션은 예견됐다. 
 
이에 드림시큐리티는 제2회차 CB를 상환하기 위해 지난 3일 100억원 규모로 제3회차 CB를 추가로 발행했다. 실제로 5일 뒤인 8일 139억5000만원 규모로 풋옵션이 또다시 발생했고, 상환 자금은 보유 자금 외에도 제3회차 CB 발행 자금으로 충당했다. 
 
만약 CB에 대한 주식 전환권 청구가 이뤄졌다면 부채가 줄면서 부채비율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리파이낸싱 사태가 벌어지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악순환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280.76%에 달한다. 
 
드림시큐리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존에 잡아놓은 2회차 전환사채가 400억원 정도로 워낙 컸는데, 현재 거의 다 꺼져가면서 부채 비율이 좀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사업이나 기술 쪽에 투자를 하면서 부채나 이런 쪽은 꺼보려고 노력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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