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젠바이오, 적자 확대에도…임직원은 '돈 잔치'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IPO 당시 목표 달성 실패
원가율 103% 판관비율 305% 기록해 비용 관리도 허술
상장이래 영업손실 지속했지만 임원 등 보수는 우상향
공개 2024-04-0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6: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정밀진단 플랫폼 전문기업인 엔젠바이오(354200)가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기업공개(IPO) 당시 제시한 목표 실적과 더욱 멀어지고 있다. 주요 제품의 매출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임원과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액 증가 등 각종 비용은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엔젠바이오가 올해는 수익성 개선을 통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엔젠바이오)
 
판관비율 300% 진입 등으로 영업손실 악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젠바이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34억원으로, 직전연도(영업손실 86억원)와 비교해 대폭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2020년 상장한 이래로 3년간 단 한번도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엔젠바이오는 지난 2020년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목표 영업이익을 제시했다. 제출 당시에도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었지만, 2021년 2억6100만원의 영업이익을 시작으로 2022년 82억원, 2023년 180억원을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엔젠바이오는 2021년 8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이후 2022년(86억원)과 지난해(134억원)에는 손실 폭이 확대됐다.
 
목표 실적과 멀어지는 이유는 매출 부진과 비용 효율화에 실패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엔젠바이오는 지난해 44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는 직전연도(110억원)와 비교해 반토막났을 뿐만 아니라 목표 매출인 523억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구체적으로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던 '정밀진단 제품'과 '소비자 직접 시행(DTC) 서비스'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두 제품의 매출은 각각 23억원(비중 52.71%), 11억원(25.2%)을 기록했다. 직전연도 각각 35억원(31.69%)과 60억원(54.3%)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높게 유지된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도 실적에 발목을 잡았다. 엔젠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각각 103.19%(45억원), 305.37%(133억원)로 이미 매출 규모를 훨씬 웃돈다. 상장 이후 매출원가율은 60%대였지만, 지난해 재고자산평가손실 14억원 등 일시적으로 비용이 늘면서 확대됐다.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기존 100%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크게 악화됐다.
 
<IB토마토>는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 이유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연구개발비는 유지해도 임직원 보수는 '확대'
 
업계에서는 목표 실적과 멀어지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는 유지됐지만 임원과 직원들의 보수가 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제기된다. 상장 당시 유사회사로 꼽힌 기업과 비교하면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1인당 평균 보수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젠바이오는 지난해 연구개발비(율)로 45억원(103.55%)를 투입했다. 앞서 2021년 45억원(62.21%), 2022년 46억원(41.61%)을 투자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 악화에 연구개발 활동의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실적이 악화되는 동안 임원의 보수는 꾸준히 늘었다. 상장 해인 2020년 4773만원을 기록한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21년 8972만원으로 87.97% 크게 상승했다. 이어 2022년에도 1인당 평균 임원 보수액은 1억3949만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55.47%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1인당 평균 임원 보수액이 1억4460만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66%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대신 직원 임금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5372만원을 기록해 4775만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12.5% 늘었다.
 
상장 당시 유사회사로 꼽혔던 기업인 나노엔텍(039860)과 비교하면 임원과 직원의 보수 증가율이 실적과 맞지 않게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로 전환한 나노엔텍은 직원들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을 4900만원으로 유지하는 대신 임원들의 보수를 줄이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실제 지난해 나노엔텍 임원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22년 5400만원에서 지난해 3000만원으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엔젠바이오의 판매비와 관리비 가운데 급여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급여 계정으로 인식된 비용은 49억원으로, 전체 판매비와 관리비 중 36.85%를 차지한다. 직전 연도(42억원, 33.15%)와 비교해 늘어난 수치다.
 
<IB토마토>는 보수 증가 이유와 실적 개선 방향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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