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 차입금 부담 여전…올 하반기 개선 여부 관심
순차입금의존도 2022년 첫 40% 돌파 후 지난해 3분기까지 3.1%포인트 확대
코로나 여파 속 투자비용 증가하며 순차입금 4조2677억원으로 증가
올해 상반기 중국 물류센터 운영 본격화·글로벌 R&D센터 완공 예정
물류 효율화·신성장동력 확보 기대…3분기 영업이익률 4.5%대 달성
공개 2024-02-2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6:4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이랜드월드의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물류센터와 연구개발(R&D)센터 구축 등 대규모 투자 부담이 이어지면서 차입금 부담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곡 글로벌 R&D센터의 경우 향후 800억원 가량의 인테리어 등 기타 투자비용이 남아 있는 상태다. 다만 올 상반기 내 중국 물류센터 운영 본격화와 글로벌 R&D센터 증설이 완료될 예정인데다 최근 연결회사의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차입금 부담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랜드월드)
 
순차입금의존도 40% 돌파한 가운데 이자보상배율 1 미만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이랜드월드의 차입금은 4조8026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순차입금은 4조2677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4조2546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앞서 순차입금은 지난 2019년 3조2403억원에서 2020년 3조7048억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이후 2022년 말 3조9366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하는 등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차입금이 증가한 데에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2022년부터 이어진 대규모 투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022년부터 마곡 R&D센터와 중국물류센터 건설, 토스뱅크 출자 등으로 자금소요가 지속돼 오면서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2019년 34%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3.1%로 약 9%포인트 증가했다. 
 
순차입금의 경우 일반적으로 20% 이하일 경우 적정 수준으로 평가하는데 이랜드월드는 이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동종업계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같은 패션 기업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순차입금의존도 16.6%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높다. 한섬과 LF는 각각 3.5%, 6.7%로 10% 이하를 유지했다.
 
차입금이 늘면서 이자비용과 파생상품거래손실 등을 포함한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2020년 3140억원 수준이던 금융비용은 2021년 271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2년 3031억원으로 재차 증가했다.
 
이 중 이자비용은 2019년 2366억원, 2020년 2094억원, 2021년 1904억원, 2022년 1899억원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나, 2020년 이후 영업이익보다 높은 이자비용 부담이 지속돼 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0년 1051억원 손실에서 2021년 1120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이후 2022년 1256억원으로 확대됐으나, 2022년 기준 이자비용(1899억원)보다 영업이익이 643억원 가량 낮았다. 
 
이자보상배율은 2019년 이후 매년 1배 이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로서 1 미만일 경우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임을 의미한다. 이랜드월드의 이자보상배율은 2020년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2021년 0.6배, 2022년 0.7배를 기록 중이다. 
 
 
상반기 내 투자 완료·수익성 개선에 점진적 부담 완화 전망  
 
차입금부담이 심화되면서 이랜드월드는 최근 공시를 통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제 101회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집총액은 300억원으로 만기가 도래한 사채 660억원에 대한 채무상환 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자율이 7.776%의 0.30%포인트를 감산 또는 가산한 이자율로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실적이 강화되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 완공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상해 지역 내 물류센터 운영시기가 4~5월쯤으로 미뤄진 가운데 마곡 글로벌 R&D센터에 향후 투자 비용이 더 투입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입금부담이 즉각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워보인다. 마곡 R&D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토지에 200억원, 건설중인 자산으로 2955억원 총 3155억원가량을 투입했다. 앞서 이랜드월드는 이와 관련해 4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단순 계산 시 약 800억원의 비용이 남아있는 상태다.
 
다만, 이랜드월드측은 800억원보다 더 적은 금액이 투입될 예정인 만큼 차입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마곡 글로벌R&D센터에 투자될 자금은 대부분 투자가 완료돼 차입금 부담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이번 사채 발행의 대표주관회사인 KB증권은 인수인의 의견을 통해 "그룹 내 인수·합병(M&A), 지분출자 등의 자금지원으로 차입규모가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그룹의 사업전략 이행, 계열사 지원 등으로 대규모 자금소요가 발생할 경우 재무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자회사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수익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랜드월드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57%를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 1.85%대비 약 2.72%포인트 고성장했다.
 
이에 NICE신용평가 등은 이랜드월드가 올해 이후 계획된 비경상적 투자 비용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중단기간 투자 축소를 통해 점진적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굵직한 투자는 완료가 된 상황으로 추가적으로 큰 비용이 더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최근 자회사의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물류센터로 증설로 물류비 절감 효과와 글로벌 R&D센터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수익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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