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건설, '영업정지' 현실화되면…재무건전성 위기 우려
GS건설·동부건설 등과 함께 영업정지 처분
집행정지가처분·행청처분취소 소송 기간 동안 정상적 영업활동 가능
영업자산 회수 불확실성 존재…빠른 재무건전성 회복 필요
공개 2024-02-2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8:0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대보건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영업정지 현실화 여부가 회사의 재무건전성 수준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그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늘어난 운전자본 부담 탓에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가운데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공사 공동수급체 GS건설, 동부건설 등과 함께 주차장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으며 대보건설에 대한 자본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보건설이 시공한 경기 광교신도시 원희캐슬 법조타운 전경.(사진=대보건설)
 
검단 아파트 공동도급사들도 영업정지 '된서리'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보건설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토목건축공사·조경공사의 영업정지 8개월, 경기도로부터 토목건축공사 영업정지 1개월 등 총 9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또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에 따른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이 경기도로부터 추가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처분은 대보건설뿐 아니라 컨소시엄에 포함된 GS건설(006360), 동부건설(005960)과 협력업체인 상하건설, 아세아종합건설 등 5곳에도 모두 동일하게 내려졌다. 국토교통부에게 8개월의 영업정지와 각 회사가 소재한 지자체에서 각각 1개월씩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건설사들은 영업정지 기간 동안 건설사업자로서 계약체결, 입찰 참가 등 영업활동이 일체 금지된다. 다만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 전 도급 계약을 체결했거나 인·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공사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설사들은 지자체가 내린 영업정지가 시작되는 오는 3월 이전에 각각 지자체·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안단테’ 사업의 공동도급사이기는 하나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과 무관함을 증명하는 소명 절차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지자체의 행정처분에 법적 대응할 예정”이라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송에 대한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대보건설을 포함한 건설사들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다. 업계는 1심 판결까지 약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심 판결 이후에도 법적 다툼이 이어진다면 다음 판결까지 또다시 영업활동이 가능하다.
 
가중된 재무부담…'리스크 줄이기' 시급
 
법적대응으로 영업정지 처분이 유예돼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할 전망이지만, 대보건설은 현재 회사의 경영을 위협하고 있는 재무부담을 털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신용평가가 파악한 대보건설의 재무지표를 보면 지난해 9월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1133억원으로 지난 2020년 12월(178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96.6%에서 274.3%로 늘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대보건설은 비주택·민간참여형 공공공사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금소요가 증가했다”라며 “특수목적법인(SPC) 지분투자와 시행사 대여금, 융자투자 등 선투입 자금소요를 차입금과 상환우선주 등으로 대응하면서 실질적 재무부담은 과거 대비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가 사업 추진을 위해 발행한 상환우선주 규모는 300억원이다. 상환우선주는 특정기간 동안 우선주 성격을 갖고 있다가 기간 만료시 발행회사가 이를 되사서 소각하는 주식이다. 사실상 ‘부채’ 성격이지만, 재무제표상에선 ‘자본’으로 분류된다. 대보건설의 상환우선주는 차입으로 간주하게 되면 지난해 9월 기준 부채비율은 373%로 기존보다 약 100%포인트 상향된다.
 
대보건설이 이 같은 재무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 이를 통한 현금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원가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은 악화됐고, 기투입 영업자산 회수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보건설이 한국신용평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756억원, 영업이익은 142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한 해 매출이 8351억원, 영업이익이 21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매출은 소폭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2020년 3.4%에서 2021년 3.2%, 2022년 2.5%, 2023년 9월 2.1%로 매년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전년 대비 늘어난 매출채권과 공사미수금 규모도 회사의 잠재적 리스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9월 대보건설의 매출채권은 2076억원, 공사미수금은 361억원, 재고자산은 50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매출채권은 2022년 12월 1321억원에서 9개월 만에 약 700억원 늘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대구 신서현장을 포함한 일부 민간 도급사업장의 분양실적 부진으로 준공 이후에도 공사미수금, 대여금 등 회수가 지연되고, 자체사업 관련 용지매입 자금 소요가 증가함에 따라 운전자본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라며 “지난해 9월 기준 대구 신서현장의 미회수 채권 규모는 8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구 신서현장의 경우 공매를 통해 매출채권 회수에 나설 계획이며, 다른 현장들의 영업자산도 공매 또는 재분양 등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대보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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