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론, 적자 속 CB만 지속 발행…고개 드는 오버행 리스크
지난해 매출 58% 감소·영업적자 전환에 수익성 '불안'
3년간 전환사채 382억원 발행·리픽싱 한도 70% 맞춰
공개 2024-02-2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18: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라이트론(069540)이 적자 속에 과도한 전환사채 발행으로 일반 투자자의 지분희석과 시장 충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라이트론은 3년간 전환사채(CB) 발행과 전환가액 조정을 빈번하게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으로 CB의 전환가액은 최저 조정가액까지 낮아졌고 CB발행 누적으로 인한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부담은 불안 요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적자 전환으로 수익성 개선 필요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이트론은 지난해 매출 217억원 기록해 2022년 526억원 대비 58.7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94억원을 기록해 2022년 영업이익 12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라이트론은 통신용 공모듈을 제작 및 판매하고 있다. 주요제품으로는 이동통신용 광모듈인 네트워크용 광부품(ODL), 초고속 인터넷용 광부품인 광소수신 모듈(FTTH), 케이블방송(CATV) 등 방송사업자가 사용하는 광모듈RF 등이 있다. 2019년에는 5G 통신망 구축 호재에 힘입어 1128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2020년부터 이동통신사업자의 투자가 지연되면서 매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89억원, 45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줄면서 2022년에는 흑자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2022년 7억원에서 2023년 193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부(-)의 현금흐름을 보이게 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2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3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라이트론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5G 기지국 설치가 다소 미진해지면서 그 밑에 장비 산업이나 동종 업계에서 광통신 모듈을 공급하는 회사들의 실적이 모두 떨어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통신 송수신 모듈업체 오이솔루션도 지난해 영업손실 311억원을 기록해 2022년 영업손실 87억원보다 257%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라이트론)
 
3년간 전환사채 빈번한 발행·리픽싱에 '주가 하락'
 
라이트론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5차례 총 382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전환사채(CB)의 과도한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을 방지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있는 가운데 라이트론은 전환가액 조정이 자주 이뤄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정한 리픽싱 한도인 70%를 겨우 맞추고 있지만,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 피해를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라이트론은 지난해 4월 26일 9회차 전환사채(CB)로 80억원, 같은해 5월 4일 10회차 전환사채 50억원을 발행했다. 9회차 CB 최초 전환가액은 3630원인데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29일 두 차례 전환가액 조정을 통해 최초 조정가액에서 최저치인 70%에 달하는 조정가액 2541원으로 하향됐다. 10회차 CB 역시 지난해 11월과 지난 5일 두 차례 전환가액이 조정돼 최초 전환가액에서 70% 하향된 2497원으로 정해졌다. 
 
이렇게 조정가액이 하향되면 매수권자 입장에서는 발행주식수가 늘어나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주주들 입장에서는 지분율이 희석돼 주가가 하락하는 피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9회차 CB 발행 이후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주가는 덩달아 하락했다.  
 
라이트론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대량보유자는 라이트론 주식을 15.06% 보유한 최대주주 라이트론홀딩스가 유일했으나, 바로저축은행이 9회차 전환사채권으로 라이트론 주식 5.21%(157만4183만주)를 보유하게 되면서 대량보유자 반열에 올랐다. 라이트론 발행주식 총수는 지난해 3분기 말 2795만6846주에서 2862만6414주로 늘어났다. 
 
라이트론 주가는 발행주식 총수 증가를 공시한 지난달 31일 다음날부터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일정 기간 하락 추세가 나타났다. 1월31일 종가는 1923원이었지만, 2월1일 1.92% 하락한데 이어 연일 부진이 계속되며 지난 6일 종가(1806원) 기준으로 총 6.08% 떨어졌다. 
 
라이트론은 2023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소액주주 비율은 55.8%로 과반수가 넘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간 전환사채를 남발한 결과 이 같은 주가 희석 효과는 차후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3월24일 발행한 제8회차 전환사채도 전환가액을 15차례 조정해 최저 조정가액인 2987원으로 하향됐다. 
 
라이트론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상장사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크게 전환사채나 유상증자 두 가지밖에 없는데 그나마 전환사채는 주가가 주식으로 즉시 전환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 목적상 유상증자보다는 조금 나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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