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게임의 몰락)②컴투스, 컴투버스 사업 난항에 몸집 줄여 '효율화'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30억원으로 적자 지속
향후 '컨벤션 센터' 중심으로 조직 개편·내실 강화
공개 2024-02-1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5: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크게 주목받던 메타버스 신사업을 우후죽순으로 추진했지만,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수익성 부진과 경영난에 부딪혀 사업 개시 2년여 만에 구조조정을 위한 칼을 빼 들었다.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월드’를 비롯해 컴투스의 '컴투버스', 넵튠 자회사 ‘컬러버스’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 초 인력을 정리하고 메타버스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IB토마토>에서는 각 사의 메타버스 사업 철수 경위와 향후 방향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컴투스(078340)가 2022년 메타버스 전문기업 '컴투버스'를 설립했지만 경영 악화로 1년 반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사업 구조를 재편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적자가 지속돼 경영 효율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컴투버스는 ‘컨벤션 센터’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수익화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매출 역행·영업실적 악화로 희망퇴직 단행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컴투버스 매출은 678만5000원, 영업손실은 130억3045만원을 기록했다. 컴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에 투자한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한 채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컴투버스는 2022년 4월 위지윅스튜디오(299900)와 엔피가 협업하는 메타버스 전문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설립됐다. 영화·드라마 제작사 위지윅스튜디오는 컴투스의 자회사이고, 전시·컨벤션 대행사 엔피는 위지윅스튜디오의 자회사인데 출자는 각각 컴투스가 57.7%, 위지윅스튜디오가 20.6%, 엔피가 4.1%를 담당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컴투스가 지분 65.79%, 위지윅스튜디오가 24.73%를 보유하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 서비스를 개시했다. 우선 첫 번째 공간인 ‘스페이스(SPAXE)’를 8월1일 정식 론칭하고 기업 회원과 개인 회원이 모두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했다. 연이어 9월 초에는 두 번째 공간 ‘컨벤션 센터’을 론칭해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메타버스 행사 플랫폼을 선보였다. 
 
하지만 컴투버스는 설립한지 1년 반, 서비스 정식 출시 두 달 만에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메타버스 사업 모델을 ‘컨벤션 센터’ 위주로 개편하면서 주력 기능의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인력은 남겨 두고, 희망퇴직을 받은 것이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3개월 급여를 지급하고, 그 외 일부 임직원은 컴투스 그룹 각 계열사에서 우선 검토해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컴투버스가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은 매출은 과소한데 영업손실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2분기까지 컴투버스는 매 분기 1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같은 해 3분기 '메타버스'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출시한 이후 3분기 누적 매출은 678만5000원으로 급감했다. 계산으로만 따지면 2023년 3분기 2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영업비용은 증가하면서 영업손실과 분기순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영업손실은 2022년 4분기 36억7139만원에서 2023년 3분기 47억883만원으로 10억원 가까이 증가했고, 분기순손실은 2022년 4분기 36억1850만원에서 2023년 3분기 57억5638만원으로 20억원 넘게 늘어났다. 
 
컴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컴투버스는 당시 국내외 관련 산업에 대한 전반적 상황을 검토했을 때 앞으로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빠른 시일 내 매출 성장과 비용 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라며 “미래 메타버스 시장의 확장과 사업 가치 및 성장성, 비전과 지향점에 대한 믿음은 변함없으나, 중장기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컴투버스 컨벤션 센터.(사진=컴투스)
 
자산 반토막에 경영 효율화 '절실'·컨벤션 중심으로 내실 '강화'
 
컴투버스 경영 실적이 악화되면서 재무상태도 다소 부실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유동비율은 678% 부채비율은 25%로 재무구조만 따지면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전년 대비 자산은 크게 감소했다. 유동자산은 2022년 3분기 누적 221억원에서 2023년 3분기 누적 96억원으로 반절 이상 축소됐다. 이에 따라 총 자산도 2022년 3분기 누적 246억원에서 2023년 3분기 누적 12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그간 컴투버스는 투자금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왔다. 2022년 8월에는 SK네트웍스(001740)와 메타버스 가상 오디토리움(극장·콘서트홀 등) 투자와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를 맺으면서 400억원을 투자 받았고, 지난해 초에는 하나금융·교보문고·교원에서 각각 40억원씩 총 120억원을 투자 받았다. 다만 아직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향후 전략적인 경영 효율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컴투버스는 메타버스 사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메타버스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컨벤션 센터 기능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컴투버스는 연구개발 성과 및 기존 사업 전략을 장기적 과제로 설정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많은 시장 수요가 예상되는 컨벤션센터 기능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성과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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