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엔터, 레이블 인수 계획 '주춤'… 투자금 절반 감축 기조
실적 전망치 감축에 신규 투자 크게 줄여
영국 엔터사 협업 새 보이그룹 활동 기대
공개 2024-02-15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09: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매출을 1조원 가까이 냈지만 성장세가 다소 둔화한 가운데 3개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투자금액은 1조원에서 5000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최근 카카오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자회사 KMR의 인수 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투자 계획이 다소 조정됐다는 풀이도 나온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영국 엔터사와 협업한 보이그룹 론칭으로 KMR 활동 영역을 넓힐 전망이다.
 
 
성장세 둔화·사업 계획 조정에 신규 투자 5000억원 감소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500억원, 영업이익은 109억원을 기록해 2022년 대비 각각 3.4%, 51.7% 감소했다. SM C&C 광고주 마케팅 예산 축소 영향으로 광고 매출이 줄고 공연 감소로 굿즈(MD)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에스엠은 지난해 4분기 실적 감소에도 최대주주가 카카오로 변경된 이후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2023년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은 9600억원, 영업이익은 1154억원으로 2022년 대비 각각 13%, 27% 증가했다. 에스파, NCT 127 등의 선전으로 신보 판매량은 2022년 4분기 333만장에서 지난해 4분기 551만장으로 증가한 덕이다. 
 
다만 매출 성장세는 2022년 21.27%에서 2023년 12.83%로 둔화됐다. 여기에 신규 레이블 인수 계획이 늦춰짐에 따라 향후 3년 영업 전망치를 모두 하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2025년까지 매출액은 1조2274억원, 영업이익은 4296억원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매출 목표는 7840억원, 영업이익은 1710억원으로 수정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현실적인 자금 조달 요건을 고려해 2025년까지 투자금액도 1조원에서 절반인 5000억원으로 감축했다. 투자 재원에 대한 보유 현금과 미래 영업현금 일부는 15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였고, 비핵심 자산 매각도 28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줄였다. 대신 차입금 예상치는 200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늘렸다. 아직까지 차입금의존도는 14%로 안정적인 편이지만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차입금도 2022년 88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말 1239억원으로 5년만에 1000억원을 넘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장철혁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지난 7일 컨퍼런스콜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각 투자 건의 타당 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집행할 것이며, 목표한 금액의 달성을 위해 무리 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엔시티127, 라이즈, 에스파 등 (사진=에스엠엔터테인먼트)
 
KMR 인수 조사에 투자 위축 새 보이그룹으로 '돌파'할까
 
SM엔터테인먼트가 갑작스럽게 매출 및 투자 전략을 바꾼 배경으로는 최근 카카오의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경영진 조사 건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레이블 인수 가격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 계획에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SM은 지난해 밝힌 SM 3.0 전략의 일환으로 멀티 레이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주체로 KMR(크리에이션 뮤직라이츠)를 출범했다. KMR은 지난해 설립한 음악 퍼블리싱 자회사로 국내외 유력 퍼블리싱 회사와 레이블에 대한 투자 건을 다각도로 탐색하는 과정에서 더허브와 텐엑스를 인수했다. 
 
카카오(035720)는 최근 KMR의 투자 건과 관련해 내부 수사를 지시했다. KMR이 더허브와 텐엑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금액을 투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 때문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에 인수된 후인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더허브는 63억원, 텐엑스는 22억원에 매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인수가액은 퍼블리싱 업체 평가에 적용되는 평가 방법을 적용해 적정한 수준이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2022년 KMR 자기자본금은 4억6000만원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크레이에이션뮤직라이츠에 7월과 9월 두 차례 각각 150억원과 116억원 총 266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카카오의 강압적인 수사 방법에 대해 논란이 됐는데 에스엠 주요 임원에 대해 PC 포렌식 요청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합병이 되더라도 독립적인 경영권을 인정 받기로 했지만, 이같은 카카오의 협조 요청에는 다소 급작스러웠다는 입장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요청사항의 범위나 방식 등에 관하여는 적지 않은 의문과 아쉬움이 있었으나, 당사는 정확한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최대한 협조했다”라고 언급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새로운 아티스트 데뷔를 통해 SM 3.0과 멀티 레이블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SM 3.0 전략의 골자는 멀티프로덕션 체제로 아티스트별로 각 프로덕션 총괄디렉터와 팀을 배정하는 것이다. 멀티프로덕션 체제 성과로는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가 데뷔에서 앨범 판매 백만장을 돌파한 것 등이 있다. 
 
올해는 영국 신인 보이그룹 데뷔를 위해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제작진이 설립한 영국 소재 엔터테인먼트 기업 문앤백(MOON&BACK)과 협업해 5인조 보이그룹을 결성할 예정이다. 새 보이그룹이 부를 노래는 KMR에서 소싱할 계획이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업황 변동성 확대로 레이블 인수 계획이 지연되어 레이블 인수에 따른 신규 매출 발생 예상시점이 다소 조정됐다”라며 “K-POP 인기로 레이블 몸값(가격)이 올라 레이블 인수계획이 다소 지연됐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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