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새 주인 맞아 경영 정상화 '시동'
최대주주 오른 바이오솔루션…적극적 경영 정상화 노력
미국 임상 3상 실패에도 자금 수혈…CGT 사업 확대 목표
공개 2024-02-1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4: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바이오솔루션(086820)이 헬릭스미스(084990)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정상화에 시동이 걸렸다. 헬릭스미스의 주요 파이프라인 엔젠시스(VM202)의 미국 임상 3상이 실패한 상황에서도 지분 확대를 통해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이번 인수를 통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활동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사진=네이버 지도)
 
1년 연기된 유상증자 인수로 최대주주 지분율 확대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헬릭스미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1년 연기 끝에 바이오솔루션에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헬릭스미스의 주요 파이프라인 엔젠시스의 미국 임상 3상 실패에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헬릭스미스와 바이오솔루션은 지난해 12월 '경영권 변경 등에 관한 계약 체결'을 실행하면서 본격적인 최대주주 변경 작업에 나섰다. 구주 인수 없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746만7405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바이오솔루션은 일주일 뒤 366억원의 대금을 납입했고, 12월28일 최대주주는 카나리바이오엠(9.4%)에서 바이오솔루션(15.22%)으로 변경됐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직후인 지난달 4일 헬릭스미스는 주요 파이프라인 엔젠시스의 임상시험 3상 Topline Data를 공개하면서 유효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엔젠시스가 5개의 적응증을 보유한 가운데,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던 통증을 동반한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가 1차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 발표에도 바이오솔루션은 1년간 연기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초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에 올랐던 카나리아바이오가 지난해 2월7일 100억원(93만6066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대금 납입일을 일년 동안 다섯 차례 연기했다.
 
헬릭스미스는 유상증자 납입일이 6개월 이상 미뤄지면서 불성실공시 법인에 지정됐고, 한국거래소로부터 벌점 4점을 부여받았다. 이에 바이오솔루션이 현재 주가를 반영해 이를 34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을) 계속해서 연기하거나 취소했다면 추가로 불성실공시 사유가 발생할 수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임상 실패했지만 CGT치료제·CDMO사업 집중
 
최대주주가 변경된 직후 발생한 엔젠시스 미국 임상 3상 실패는 반드시 나쁜 결과는 아니다. 엔젠시스의 또 다른 적응증으로 중국에서는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했으며, 두 기업의 CGT 연구개발과 공정개발 및 생산 위탁(CDMO)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이 마련된 셈이기 때문이다.
 
최근 엔젠시스(VM202)의 적응증 가운데 DPN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은 실패했지만, 중증하지헐 치료제(CLI)가 중국 임상 3상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헬릭스미스의 중국 파트너사인 노스렌드 바이오텍이 CLI를 대상으로 엔젠시스를 사용해 실시한 궤양 완치 목적의 임상 시험 3상에서 주평가지표를 달성했다.
 
 
중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기 때문에 미국 임상 3상 실패는 신사업 자금 확보로 이어졌다. 통상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데에 수천억원이 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개발(R&D) 비용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헬릭스믹스는 매년 300억원 이상의 R&D 비용을 투자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191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했으며 2022년 전체 기간 동안에는 350억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포함)은 279억원으로, 이번 유상증자 및 인수를 통해 조달한 자금 400억원을 합하면 679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R&D비용 절감 효과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DPN 임상 3상에 정확히 얼마가 투자됐는지 밝히기 어렵지만 2020년말 또는 2021년 초부터 DPN 개발비를 조금씩 계상하기 시작해서 지난해 3분기 동안 증가한 개발비는 회계상 29억원 수준"이라며 "새로운 최대주주와 헬릭스미스의 기존 경영진이 논의 중인 바로는 아마도 DPN의 임상 개발을 직접 계속하기보단 파트너를 찾거나 기술이전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솔루션은 헬릭스미스의 기술과 시설을 이용한 CGT 사업 확장에 대한 포부를 보였다. 헬릭스미스의 CAR-T(카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헬릭스미스의 마곡 본사에 위치한 800평 규모의 CGT GMP 생산시설(CGT Plant)를 활용해 본격적인 CDMO사업도 개시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던 헬릭스미스의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제 헬릭스미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36억원에 그친다. 2020년 42억원 매출을 달성한 이래로 2021년(23억원)과 2022년(28억원)에도 부진한 수치를 보였다. 이에 매출 확대를 위한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송선 바이오솔루션 대표는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로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통증과 족부궤양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둘 중 하나만 성공해도 획기적인 일이다"라며 "(헬릭스미스로의) 투자 목적은 이미 있는 특정 제품 혹은 특정 질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다수의 제품과 사업을 창출하는 플랫폼을 확보하는 데 있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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