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통합 코인 출범…'걸림돌' 넘어 순항할까
핀시아 측 거버넌스 '버그홀' 투표 지분 30% 넘어 결정권 장악
'드래곤' 시총 1조원 돌파해 '위믹스' 시총 1.3조원 넘을지 관심
공개 2024-02-0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15:3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카카오(035720)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네이버(NAVER(035420)) 블록체인 운영사 '핀시아 재단'이 메인넷 통합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양사 코인인 클레이튼(CLAY)과 핀시아(FNSA)를 합쳐 시총 1조원이 넘는 김치코인 '프로젝트 드래곤(PDT)'을 발행하고 아시아 지역 1위로 발돋움한다는 포부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를 통합하려면 각 사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 그룹 거버넌스카운슬(GC)의 동의가 필요한 가운데 핀시아 측 거버넌스에서 일부 반대 입장이 있어 오는 2일 최종 투표 결과를 통해 '프로젝트 드래곤'의 출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네오핀 알림 페이지 갈무리)
 
'드래곤' 합병 투표 앞두고 핀시아 측 거버넌스 '변수'
 
카카오의 글로벌 레이어 1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라인테크플러스(LINE Tech Plus)가 만든 블록체인의 운영사 '핀시아 재단'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양사는 클레이튼과 핀시아를 통합해 '프로젝트 드래곤(PDT)'을 신규 발행하고 아시아 1위 블록체인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클레이튼과 핀시아가 통합되려면 양측 커뮤니티의 '거버넌스 투표'에 따라 과반수의 찬성 표를 얻어야 한다. 둘 중 하나라도 '부결' 판결이 나면 통합 계획은 백지화가 될 수도 있다. 29일 양측의 거버넌스카운슬(GC)에 동시에 속해 있고 디파이(탈중앙화 금융·DeFi)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오핀'에 따르면 클레이튼 측은 73.51%가 찬성한 반면, 핀시아 측은 반대 입장이 56.47%로 더 많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통합 전 가장 큰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핀시아 측이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교환비율이 꼽힌다. 클레이는 1개당 1PDT, 핀시아는 1개당 148PDT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교환비율을 설정했지만, 핀시아 측은 핀시아의 가치에 비해 교환비율이 작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9일 오후 6시경 기준으로 클레이튼(KLAY) 시가 총액은 1조5598억원, 핀시아(FNSA) 시가 총액은 2805억원이다. 시총으로만 따지면 클레이튼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가격 면에서는 핀시아가 앞서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클레이 가격은 267원인 반면, 핀시아 가격은 3만7155원으로 100배 이상 높은 편이다. 
 
현재 교환 비율에 따르면 1클레이(KLA)는 148핀시아(FNSA)다. 핀시아 측 가버넌스는 핀시아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교환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특히 핀시아 코인을 대거 보유한 웹3 스타트업 ‘버그홀’은 투표 지분 30% 이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강력한 반대표를 행사할 시 양사 코인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핀시아 측은 지난 25일 개정안을 발표해 교환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뚜렷한 조정 계획은 명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6일 시작된 클레이와 핀시아의 합병 찬반에 대한 투표 결과는 다음달 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클레이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 25일 개정안은 변동성이 큰 스왑 비율 보다는 통합 관련 의사 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한 홀더들, 개발자 및 프로젝트 팀들, 거버넌스 파트너사들에 도움이 될만한 지원책에 초점을 뒀다”라고 말했다. 
 
라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버그홀은 핀시아 커뮤니티 유저들의 참가 부분을 많이 강조해왔다. 교환비는 금전적인 부분을 가지고 협상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은 어느 정도 공감을 했다"라며 "(핀시아 유저 참여를 위해) 핀시아 거버넌스 유저 위임 Top3 벨리데이터들과 그 커뮤니티를 위한 4000만 PDT 규모 지원책을 개정안에 포함했다"라고 말했다. 
 
(사진=클레이튼)
 
드래곤·위믹스로 국내 코인시장 재편될까
 
투표 결과에 따라 클레이튼과 핀시아가 '프로젝트 드래곤'으로 통합되면 각 코인의 가치와 활용도가 상승하고 국내 코인 생태계도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클레이튼의 경우 2019년 6월 출시 당시 카카오가 만든 블록체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클레이 가격은 발행 2년여 만인 2021년 3월30일 코인마켓캡 기준 최고가 4.26달러(5671원)을 기록했다가 최근에는 200원대로 95% 이상 하락했다. 클레이튼은 이번 통합으로 코인 가격과 순위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핀시아는  클레이튼과 합병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넓힐 전망이다. 두 재단이 합쳐지면 웹 3.0을 기반으로 한 디앱과 서비스를 190개에서 420개 이상으로 제공하고, 거버넌스 운영 회원사는 15개에서 45개 이상으로, 월렛 유저(사용자)도 5600만명에서 2억5000명까지 잠재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국내 코인 생태계는 ‘프로젝트 드래곤’과 ‘위믹스’가 1~2위를 앞다투는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30일 빗썸 기준으로 핀시아 시가총액은 2779억원, 클레이튼 시가총액 9638억원을 합치면 ‘프로젝트 드래곤’ 시가 총액은 1조2417억원으로 추산된다. 위메이드(112040)에서 발행한 ‘위믹스’ 시총 1조1312억원을 근소하게 앞섰다. 뒤이어 스마일게이트에서 발행한 ‘엑스플라’ 시총이 1000억원, 넷마블(251270)에서 발행하는 ‘마브렉스’ 시총이 91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두 코인의 통합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카카오와 네이버가 경쟁 관계인데도 둘이 협력한다는 것은 약자들의 생존 전략"이라며 "결국 코인이 아무리 카카오와 네이버를 등에 업고 있더라도 비즈니스가 안 된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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