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홀딩스, '몸값 올리기' 총력…신사업 성장은 '의문'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반복하지만 지분율 50% 유지 전망
신사업은 시장 규모가 작아 실질적 외형 성장 의문
공개 2024-01-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7: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풍산홀딩스(005810)가 자사주 매입과 소각·손자 회사 이차전지 리드탭 사업 진출 등 다방면으로 기업 가치 끌어올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풍산홀딩스는 2021년 이래로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안정을 이유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두 차례 반복했다. 풍산홀딩스는 지분율 50%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부분 자사주를 남겨두고 향후 이차전지 리드탭 신사업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드탭 시장이 치열한 만큼 향후 매출 증가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풍산홀딩스)
 
잇따른 주주친화정책…소각 지속 여부 관심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풍산홀딩스는 25만주의 자사주를 미래에셋증권(006800)SK증권(001510)에 위탁해 매입했다. 지난해 전체 풍산홀딩스 주식(999만8528주)의 2.5%에 해당한다. 매입금액은 89억원이다. 풍산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동안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초 계획보다 이르게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지난해 11월1일 3320억원이었던 풍산의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3484억원으로 5% 증가했다.
 
풍산홀딩스는 2021년 이래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가치 제고책을 실시하고 있다. 풍산홀딩스는 과거 2008년 지주사 전환 당시 감자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이후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책이 없었다. 변화가 감지된 건 2021년부터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당시부터 방산 관련 기업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풍산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풍산은 2021년 2월 자사주 67만1661주 소각(소각액 124억원), 2022년 1월 자사주 69만9891주 매입, 지난해 2월 자사주 41만1000주 소각(소각액 86억원)에 이어 지난해 11월 자사주 25만주 매입을 실시했다. 자사주를 사서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식수를 줄이고 있다. 2024년 1월 현재 풍산의 자사주는 66만1000주(지분율 6.6%)다. 4차례의 주주가치제고책 중 소각이 시가총액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금속업계 일각에서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과 자사주 합계 지분율 50%는 유지하는 선에서 주주가치 부양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풍산홀딩스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55%로 높은 편에 속한다. 이에 경영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지분율인 50%는 유지할 것이란 의견도 금속업계에서 나온다.
 
이에 풍산홀딩스의 자사주 비율은 2021년 말 6.5%(67만3956주), 2022년 1분기 7.9%(82만2000주), 2023년 3분기 4.1%(41만1000주)다. 올해 1분기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율을 6%대로 회복한 점을 보면 일정부분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보유하면서 소각량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사업 등 경쟁 치열한 시장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풍산홀딩스는 이차전지 사업 육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풍산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고금리에 따른 비용 상승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신사업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풍산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3004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2761억원)보다 8.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6억원에서 546억원으로 14.2% 줄었다. 매출원가가 증가한 탓이다.
 
풍산홀딩스는 비상장 자회사 풍산특수금속을 통해 배터리 리드탭(전류 흐름을 이어주고 전해액 누출을 막아주는 부품) 제조사업에 진출한다. 풍산특수금속은 지난해 9월 리드탭 제조사 넥스포의 지분 41%를 144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풍산특수금속은 내년 2월28일에 넥스포 지분을 취득한다.
 
풍산홀딩스는 리드탭 시장에서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풍산특수금속은 풍산DAK(리드탭 원료), 넥스포(리드탭 제조), KP머트리얼즈(리드탭 필름)를 거느리고 있다.
 
다만 리드탭 시장이 성장은 예상되지만 규모가 작아 획기적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풍산홀딩스는 리드탭 사업을 바탕으로 풍산특수금속의 매출을 2027년까지 400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풍산특수금속 매출액은 1257억원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향후 3년간 매출이 3배이상 증가해야한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리드탭 시장은 1위인 일본 스미모토의 점유율이 17%이고 그 외에 기업들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일 만큼 경쟁이 심한 시장이다. 아울러 시장 규모도 2022년 8억달러 수준에서 2029년 13억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또다른 배터리 부품 시장인 알루미늄 양극박 시장 전망치인 25억달러(2025년 전망치)의 절반 수준이다. 시장이 작은데 경쟁까지 치열하다. 이에 금속업계 일각에서는 풍산홀딩스의 목표 달성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리드탭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기업의 리드탭 매출액은 5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풍산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리드탭 시장은 전기차 등 관련 사업의 성장과 같이 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넥스포 지분을 인수하는 등 향후 리드탭 시장에서 배터리 회사와 함께 사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