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초읽기'…KT&G, 영업이익 개선은 '글쎄'
세수 결손 50조 돌파 전망에 '8천원대 인상' 가능성 대두
해외 공장 건설 판매와 제조 법인 설립 통해 수익성 개선
배당금 지급·자본적 지출 확대에 현금창출력 '마이너스'
공개 2024-01-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4: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담배 수요 감소와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해 국내 유일한 담배 제조회사인 KT&G(033780)의 영업이익률이 최근 3년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연말부터 불이 붙은 담뱃값 인상론이 대두되면서 KT&G가 세금 인상을 계기로 원가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다만, 업체 측은 정부 정책 결정 외에 자체적인 인상 계획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진=KT&G)
 
세수 결손 규모 50조 돌파 전망에 인상 우려 지속
 
22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총선 이후 담배가격이 8000원대로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5년 이후 가격이 동결된 지 9년째 접어들면서 세수 부족과 보건복지부의 건강증진부담금 인상 계획안 등이 담뱃값 인상설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월호'를 보면, 지난해 1~11월 정부의 총수입은 529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조4000억원 감소했다.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 등 국세와 세외수입이 줄어들면서다.
 
일각에서는 세수 결손 규모가 50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가 담뱃값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일반 궐련담배 20개비(한 갑)는 4500원으로, 이 중 세금만 3323원에 달한다. 담배소비세 1007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지방교육세 443원 등이 붙게 된다.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담뱃값 인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지만 가격 인상설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 2015년 이후 가격이 동결된 지 9년째 접어들었다"라면서도 "다만, 담배의 경우 기호성이 뚜렷해 가격 저항성이 높은 만큼 총선 이후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외형성장 둔화 속 원가부담 심화…영업이익률 '뚝' 
 
일각에서는 KT&G가 세금 인상을 계기로 원가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다만 KT&G 측은 정부가 세금을 인상하더라도 원가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주요 원재료인 잎담배와 필터플럭, 갑포장지, 팁페이퍼 등은 최근 3년 간 지속적으로 가격이 인상돼 왔다. 잎담배의 경우 kg당 가격이 국내는 2020년 9432원에서 2023년 3분기 1만507원으로 11.40%, 수입은 6210원에서 9128원으로 46.99% 인상됐다.
 
같은 기간 필터플럭 역시 수입은 천본당 1만3183원에서 1만7702원으로 34.28%, 국내는 8345원에서 1만2322원으로 47.66% 상향 조정됐다. 갑포장지는 천매당 3만350원에서 3만2019원으로 5.50%, 팁페이퍼는 권당 6만9980원에서 8만1713원으로 16.77% 뛰었다. 
 
 
원재료 가격 인상과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매출원가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도 감소했다. 2020년 29.14%에서 2021년 25.60%, 2022년 21.66%로 급격하게 하락한 이후 지난해 9월 말에는 21.9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가율은 2020년 42.08%에서 2022년 49.41%로 증가, 지난해 3분기에는 50.55%로 상승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영업이익도 2020년 1조4732억원에서 2021년 1조3384억원, 2022년 1조2677억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9694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1조662억원) 대비 9.08%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배당금 지급과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현금창출력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 등에 따르면 2021년 5925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3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 803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 1분기 말에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238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 말에는 마이너스 104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외형성장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 기준 매출액은 최근 3개년 기준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3분기 이미 2조6798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2조7816억원)대비 3.66% 감소하면서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8930억원에서 7680억원으로 14.0% 가량 줄었다.
 
담배 사업이 전체 매출액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실적 감소는 연결기준 실적이 하락하는데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3분기 4조4212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4조4447억원) 대비 약 0.53% 감소했다. 
 
다만, KT&G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원재료가격 인상분은 자체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해외 공장 건설, 판매-제조법인 설립 등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 등으로 직접사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