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초읽기'…은행업계 전략은
4대 시중은행 중심 디지털 금융 가속화
시니어 자산 증가세…자산관리 필요성 대두
공개 2024-01-2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15: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은행권이 시니어 챙기기에 한창이다. 디지털에 맞춘 전략을 실행하는 한편 고령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특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미래사업 동력 확보와 장기적 비용 절감을 노리고 있으나, 동반되는 지점 수 감소 등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금융 소외계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뿐만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시니어 고객의 자산 관리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은행 전경.(사진=은행연합회)
 
다양한 시니어 서비스로 실버 고객 '눈도장'
 
전 은행권이 고령층의 금융 소비를 돕고 있다. 금융당국부터 시중은행까지 디지털화 대응 교육 등을 실시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모바일 금융거래를 돕는 연습용 모바일 금융 앱인 '스마트 시니어'를 산업은행과 공동 개발했다. 당국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도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4대 은행 중 KB국민은행은 지난 2022년부터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 복지관에 찾아가는 KB시니어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인천지역 전 지점에서 '키오스크 달인 되기' 안내판을 설치해 고령층의 키오스크 사용을 돕고 있다. 또 우리은행은 시니어 플러스 영업점을 개점해 고령층을 위한 소통 공간도 제공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광주 지역의 라운지1968에서 시니어 고객을 위한 금융 교육을 실시하고 50여 영업점에 전담 매니저를 두고 시니어 고객의 금융 소비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이 고령층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 확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각 은행 앱이 고도화를 거듭하면서 은행 지점을 찾는 빈도와 고객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 앱 가입자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한 30대에서 40대 이용자가 가장 많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30대에서 40대가 절반 이상인 54.8%로 이중 30대가 약 42%, 40대가 58%정도 비중을 차지한다. 신한은행 '신한쏠'의 경우 같은 기준으로 30~40대가 54.7%, 우리은행 '우리원뱅킹'이 같은 연령대에서 58.2%, 하나은행의 '하나원큐'도 57.6%로 과반이다. 
 
앱을 통한 금융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은행이 지점 수를 줄인 것도 고령층 금융 소비자의 접근성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지점 수는 ▲국민은행 702개 ▲신한은행 623개 ▲우리은행 621개 ▲하나은행 532개였으며, 불과 4년 만에 은행별로 각각 36개. 140개, 135개, 136개의 지점을 줄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고령 고객들도 앱을 통한 금융거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전용 창구 등을 통해 디지털 서비스를 돕는 한편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 은행권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령화에 자산 관리 초점
 
4대 시중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이 시니어 케어에 나서는 이유가 디지털 소외 해소 때문은 아니다. 고령화와 소비자 니즈 변화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2%에 불과했지만 내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지난해 18.4%다. 오는 2030년 25%를 돌파한 뒤 2070년에는 총인구 중 절반에 가까운 46.4%가 65세 이상 인구일 것으로 전망된다. 65세 기대 여명도 남자 19년, 여자 23년으로 이상으로 추정되며 기대 수명도 증가 추세에 있다. 기대 수명이 높아지면서 고령자 고용률도 증가해 지난 2021년 34.9%에서 2022년 36.2%로 늘었다.
 
경제활동 인구가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고령층은 퇴직 이전의 자산으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고령층의 자산관리와 신탁 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퇴직을 눈 앞에 둔 50대와 60대 자산이 타 연령 대비 높기에 은행들은 앞다퉈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고 있다.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구주가 60대 이상인 경우 평균 자산 보유액은 5억4836억원으로 지난 2022년 대비 0.9% 증가했다. 자산 규모 자체는 50대가 가장 크다. 50대 가구의 평균 자산은 6억452만원으로 연령대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연령대가 10년 이내에 60대 이상 연령대에 속하게 될 것을 감안하면 60대 이상 가구의 평균 자산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령화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셀프 부양과 장례, 자발적 상속 등 새로운 니즈가 부각되면서 신탁 상품도 다양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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