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 '창세기전'에 울고 웃고…턴어라운드 가능할까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구글스토어 1위로 순항
콘솔 게임 '회색의 잔영' 혹평으로 레그 스튜디오 콘솔팀 해체
공개 2024-01-2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4:3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라인게임즈가 최근 창세기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2종을 출시한 가운데 모바일 게임인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반면, 콘솔 게임인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개발사 '레그스튜디오'의 콘솔팀이 해체된 만큼 창세기전 모바일 흥행 여부에 따라 창세기전 IP 구매에 대한 성과와 올해 라인게임즈 실적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창세기전 지식재산권(IP)에 올인·모바일 게임은 흥행 가도
 
18일 라인게임즈에 따르면 시뮬레이션역할수행게임(SRPG)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는 지난 9일 정식 출시 이후 흥행 가도에 올라탄 것으로 나타났다. 창세기전 모바일은 사전예약자 100만명을 돌파하고 서비스 시작 하루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 게임 인기순위 1위를 기록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전체 인기 게임 2위에 올랐으며 시뮬레이션 장르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창세기전 모바일 개발은 라인게임즈가 지분 76.14%를 보유한 자회사 미어캣게임즈가 맡고 있다. 이번 창세기전 모바일 흥행은 미어캣게임즈와 라인게임즈 모두에게 절실한 기회다. 미어캣게임즈는 당기순손실이 2021년 26억원에서 2022년 41억원으로 확대됐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부채도 2021년 51억원에서 2022년 91억원으로 증가해 이번 흥행에 실적 흑자 전환이 달려 있다. 
 
라인게임즈는 몇 년 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영업손실은 2021년 520억원에서 2022년 420억원으로 줄었지만 2023년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흥행작이 없었기 때문인데 창세기전 IP에 투자한 만큼 제대로 된 성과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앞서 라인게임즈는 2016년 개발사 이에스에이(ESA)로부터 약 20억원을 주고 창세기전 IP을 인수했다. 
 
라인게임즈가 확신을 갖고 창세기전 IP에 투자했던 이유는 창세기전이 3040 세대 두터운 팬층을 지닌 추억의 고전 게임이기 때문이다. 창세기전은 1990년대 국내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IP를 각각 콘솔게임과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해 올해 반등을 노렸으나 현재는 창세기전 모바일에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레그' 콘솔팀 해체됐지만 모바일게임·라이선스로 방어 전망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은 기존 창세기전 팬들의 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감도 컸던 탓인지 출시 직후 혹평에 부딪혔다. 라인게임즈는 지난달 22일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선보였다.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과 창세기전2를 아우르는 합본 리메이크 버전으로 발매 직전부터 기대를 샀으나 그래픽 완성도와 조작 편의성 등이 논란이 됐다.
 
결국 개발사였던 '레그 스튜디오'의 콘솔 개발팀은 해체 수순을 밟게 됐고 인력 일부는 미어캣게임즈로 이동할 예정이다. 창세기전 IP는 미어캣게임즈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아직 레그 스튜디오 법인 존속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레그 스튜디오는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이 반등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던 만큼 이번 철수는 뼈아픈 실책으로 남았다. 레그스튜디오 당기순손실은 2020년 5억원에서 2021년 49억원, 2022년 69억원으로 2년만에 14배 확대됐다. 자본은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레그스튜디오는 지난 몇 년 동안 창세기전 개발에 몰두하면서 2020년 1억원가량 매출을 낸 후로 수입이 없던 터라 당분간 치명적인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11월 레그 스튜디오 주식 1360만주를 68억원에 취득하고 지분 99.71%를 보유한 최대 주주에 올랐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취득(출자전환 및 현금취득) 방식으로 레그스튜디오에 줬던 대여금을 출자전환하게 한 것이다. 당초 레그 스튜디오를 자회사로 편입해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실적을 그대로 가져오려는 계획이었으나 아예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면서 라인게임즈는 레그 스튜디오의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전망이다.
 
다만 창세기전 모바일이 계속해서 흥행 곡선을 유지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한다면 아직 희망은 남았다. 아직 매출 예상치를 추정하기엔 이른 시점이지만 초반 성적은 양호한 편이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순위는 10일 140위에서 시작해 14일 20위까지 오르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18일에는 18위를 기록해 20위권 안에 들었다. 라인게임즈는 올해 창세기전 외에 다른 신작은 발표하지 않은 만큼 '창세기전 모바일'이 흑자 전환의 유일한 보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IP를 활용한 수익화 전략을 다각화 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뉴노멀소프트와 '창세기전' IP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수입원을 늘렸다. 뉴노멀소프트는 오는 2025년 '창세기전3'를 바탕으로 게임 두 편을 출시할 예정이다. 라인게임즈는 이번 라이선스 계약에 대해 직접 게임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창세기전 IP를 활용하는 방식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창세기전 신작을 통해 올해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고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뉴노멀소프트와 창세기전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건은 창세기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에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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