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캐피탈, 3분기 '요주의' 대폭 증가…부동산PF 리스크 재점화
요주의이하여신 분류 자산 1000억원 넘게 증가
상·매각 작업에도…부실채권 신규 분류로 상쇄
공개 2024-01-0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7: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엠캐피탈이 거액의 장기 부실여신을 처리하면서 자산건전성을 지난해 대비 개선했지만 부동산금융 리스크가 다시 떠오른 모양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된 영향으로 3분기 요주의이하여신이 대폭 증가했다. 부실채권 상·매각으로 건전성 하락을 방어하고 있지만 중·후순위 대출과 브릿지론 위험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3분기 ‘요주의’ 대폭 증가…PF대출 추가 부실화 우려
 
27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은 올 3분기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8.9%로 나타난다. 전 분기 4.0% 대비 4.9%p 상승했다. 요주의이하여신으로 분류된 자산은 1176억원에서 2191억원으로 1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이번 요주의이하여신 증가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영향이 컸다. 부동산 PF대출 부문의 요주의여신비율은 21.6%에 달한다. 만기 연장이 증가하는 가운데 PF대출 관련 사업성 평가 기준을 구체화하는 모범관리 규준이 개정되면서 규모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요주의로 분류된 PF대출 1286억원에는 거액여신에 포함되는 사업장 비중도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청담동 소재 주상복합 브릿지론이 410억원, 부산 동구 주상복합 본PF가 259억원이다. 특히 부산 건은 선순위인 반면 서울 건은 중순위라는 점에서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재무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날 우려가 따른다.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1개월 이상 연체율은 각각 1.8%, 1.7%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대비 각각 0.2%p, 0.4%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은 433억원으로 22억원 줄었고, 연체액은 407억원으로 20억원 정도 증가했다.
 
두 지표 모두 올해 개선된 상태를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다. 새롭게 고정 이하로 분류된 자산이 늘어나고 있지만 적극적인 상·매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한 결과다. 앞서 나주시 지식산업센터 개발(50억원)과 서울시 화곡동 주상복합 개발(50억원)은 상반기 이후 고정으로 신규 분류된 상태다.
 
상·매각 작업은 장기 부실여신이었던 휴랜드산업개발(장부가액 343억원, 충당금 171억원) 관련 사업장을 지난 1분기 매각한 것에 이어 3분기에는 더유플러스(장부가액 55억원, 충당금 49억원)와 신서에이엠씨(장부가액 10억원, 충당금 9억원) 부실자산을 처리했다. 상·매각 금액은 3분기 기준 총 363억원으로 확인된다.
 
계속된 부실자산 정리에도 이번 3분기 요주의이하여신이 크게 늘어나면서 향후 전망에도 추가적인 리스크 가능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올해 들어 부실채권 제각과 회수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대비 하락했으나 부동산 PF대출 신규 분류가 지속됐다”라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부실에 따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증가했다”라고 평가했다.
 
중후순위 대출 구성에 브릿지론 리스크까지…내년에도 불안
 
엠캐피탈의 부동산 PF대출 관련 익스포저는 3분기 기준 PF대출 5959억원(브릿지론 1311억원 포함)에 일반담보대출로 분류된 브릿지론 958억원으로 총 6917억원이다. 이는 영업자산(유가증권 포함 기준) 내 18.5% 수준에 해당한다.
 
특히 대출 변제 측면에서 후순위 대출을 일정 수준 취급하고 있으며, 브릿지론의 경우 중순위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부실 위험이 따른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부분 오피스텔, 지식산업단지, 생활형숙박시설 등 비주거 용도의 중후순위 채권으로 구성돼 분양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라면서 “브릿지론은 사업성의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수차례 만기가 연장되는 사업장이 상당 부분 존재함에 따라 개별 현장의 회수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사진=엠캐피탈)
 
엠캐피탈의 대손비용은 올해 3분기 기준 283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년 동기에는 70억원이었으며, 지난해 연간 금액은 154억원으로 이미 넘어선 상태다. 부실여신 확대 탓에 늘어난 대손비용은 수익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보다 내년에 브릿지론 부실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주택가격 하락과 사업성 저하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대부분 회수가 아닌 만기 연장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 매각 역시 결국에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적으로 미흡한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기준 대손충당금은 309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 대비 커버리지 비율이 71.3%에 불과하다. 경쟁(Peer) 그룹의 해당 수치는 113.6%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엠캐피탈은 부동산 PF대출 리스크 관련 자체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있으며 부실채권 상·매각으로 건전성을 개선하겠단 계획이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요주의여신이 전부 고정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브릿지론의 경우 현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넘어가는 위험성이 있다”라면서 “외부 매각은 현재 이익을 내면서까지 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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