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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투자확대에 커지는 차입부담
올해와 내년 6.4조원 CAPEX 예정…매출은 12% 감소
친환경 소재 생산 계열사 인수로 향후 석유화학 부진 채울 전망
공개 2023-12-21 18:12:5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18: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중국발 석유화학 공급과잉 등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설비 투자와 지분 투자를 확대하면서 차입부담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석유화학 분야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계열사로 편입한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향후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본사가 있는 롯데월드타워(사진=롯데케미칼)
 
2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해와 내년에 걸친 자본적 지출(CAPEX) 규모는 6조4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일진머리티얼즈 인수와 함께 미국내 배터리 소재 생산 자회사인 LBM 증자 등에 2조9763억원을 투입한 이후 인도네시아 NCC(나프타분해설비) 투자, 롯데-GS화학 설비 투자, 롯데알미늄과의 미국 양극박 합작사 설립 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롯데알미늄은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차입을 선택했다. 특히 5조원이상 투입되는 인도네시아 NCC 투자와 롯데-GS화학 설비투자(9500억원)는 모두 투자액의 60%를 차입으로 해결했다. 이에 따라 롯데알미늄의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알미늄의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은 63.9%로 지난해 말(55.1%)보다 8.8%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규모가 6조3247억원에서 9조6398억원으로 52.4%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한국기업평가)
 
반면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매출은 줄고 영업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4조7503억원, 영업손실은 7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영업이익 16조7802억원, 영업손실 3626억원)보다 매출은 12% 줄고 영업손실도 이어졌다.
 
수익성이 제한되는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까지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 부담 확대가 이어진 데다 글로벌 경기가 부진해 수요도 부진한 상황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석유화학 공급 부담은 완화되겠지만 경기 둔화와 그동안 누적된 석유화학 초과공급이 커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황이 좋을 경우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지만 현재와 같이 업황이 좋지 않을 경우는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한국기업평가)
 
다만,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인수한 계열사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월 롯데정밀화학을, 올해 3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했다. 두 회사는 각각 그린소재(자연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생산한 제품) 셀룰로스와 배터리 소재인 동박 등을 생산한다.
 
두 회사의 매출액은 올해 3분기 기준 각각 1조3574억원과 5795억원을 기록했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도 각각 2491억원과 680억원으로 마진률이 18.4%와 11.7%를 나타냈다. 두 회사는 친환경 산업으로 꼽히는 그린 소재와 배터리 소재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성장이 예상된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롯데정밀화학은 케미칼 부문의 실적 저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배터리 제조사 증설 지연에 따라 실적이 저하됐지만 내년 외형 및 손익상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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