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폴란드 정권교체에 흔들렸지만…유동성 위기 '탈출'
폴란드 정부 계약 유지 입장 밝히며 향후 유동성 유입 '청신호'
늘어난 재고자산 등 수주 증가에 따른 유동성 확대 필수
공개 2023-12-19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7: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향후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에 한숨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는 올해 한화오션(042660)에 대한 출자와 폴란드 정권교체에 따른 계약 재검토가 거론되며 유동성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폴란드 새 정부가 기존 무기 구매 계약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향후 유동성 확보가 계획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앞으로 수주 확대를 통해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K9 자주포 이미지(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계약 유지 가능성 높아져…유동성 지속 유입 기대
 
1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범한 폴란드 새 정부는 이전 정부가 체결한 무기 도입 계약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로 집권한 폴란드 연립정부는 군비를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라 집권시 전 정부가 맺었던 무기 구매 계약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에 폴란드 전 정부에서 ‘수주 대박’을 터트린 한화에어로에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존 계약에 대해 존중하겠다는 폴란드 입장으로 계약 파기 가능성은 한층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전체 수주에 대한 선수금 및 계약부채 규모는 7조1594억원으로 이 자금들은 향후 순차적으로 한화에어로의 유동성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따라서 한화에어로로 유입되는 유동성도 단절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산 계약을 맺으면 향후 사업 진행을 위한 선수금 입금 등으로 유동성이 확보된다. 통상 계약금액의 10%가량이 선수금으로 유입된다. 이를 통해 무기를 제조, 납품한 후 전체 인도 일정에 따라 대금을 입금 받는다. 2차 실행 계약에 따른 선수금 유입은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가 해당 계약으로 받을 선수금 등은 34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조908억원이다. 여기에는 1차 실행계약에 따른 선수금 등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차 계약 물량 제조에 따른 현금성자산이 일부 유출되겠지만 향후 2차 계약에 따른 선수금이 이를 일부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수금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1, 2차 계약 규모가 비슷한 만큼 비슷한 선수금이 예상된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8월 폴란드에 K9 자주포 212문 등을 공급하는 1차 실행계약을, 지난 4일에는 K9 자주포 152문 및 부품 등을 공급하는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각 계약 규모는 3조2039억원, 3조4475억원이다. 두 계약은 지난해 7월 한화에어로가 폴란드 정부와 맺은 K9 672문 공급 기본 계약의 후속으로 구체적인 가격, 공급일정, 공급물량 등을 담은 실행 계약이다. 두 계약의 규모가 엇비슷하기 때문에 향후 유동성 유출과 유입 규모도 비슷해 유동성 규모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약해진 유동성…수주 확대로 채워
 
한화에어로는 올해 한화오션 및 한화퓨쳐프루프 출자로 자금 유출이 많았다. 지난해에도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재편 과정에서 자금 지출이 많았다. 한화에어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한화에어로는 1조8983억원을 관계기업 투자에 썼다. 이번 4분기 한화에어로는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3126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올해 2조2000억원 이상을 관계사 투자에 쓸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자금을 관계기업에 투자했지만 한동안 배당 등 유동성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출범 후 1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정화 과정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주 확대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를 확대해 유입되는 현금을 늘리면 운전자본 지출 증가에도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의 3분기 재고자산 장부가액은 3조2626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1630억원)보다 1조원이상 증가했다.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액도 18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73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한화에어로는 2조원 이상의 현금 유입으로 운전자본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한화에어로는 기타 유동부채 증가로 2조2104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수주 실행에 따른 선수금 등 유입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에어로의 방산 수주 잔액은 20조원69억원으로 지난해 매출(6조5396억원) 기준 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한화에어로의 수주잔고는 4분기 이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8일 호주 국방부와 3조1649억원 규모의 장갑차 129대 등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1조원대의 루마니아 자주포 도입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수주 확대에 따라 한화에어로의 현금성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의 올해 현금성자산 규모는 2조5082억원, 내년에는 2조6614억원, 2025년은 2조9253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화오션 출자 등이 있었지만) 선수금이 계속 들어올 예정인데다 수출도 이어지고 있어 유동성 등 현금흐름은 양호한 상태”라며 “현금흐름이 좋기 때문에 회사의 신용등급도 양호하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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