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단기차입금 정리…재무안정성 최고 수준
단기차입의존도 제로…장기자금 위주 조달구조
공개 2023-12-04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7: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카드(029780)가 단기차입금 전액을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달시장이 경색되자 발행금리 완화를 위해 단기자금을 크게 늘린 바 있는데 이를 정리했다는 것이다. 경쟁사 대비 매우 우수한 수준의 유동성과 장기자금 위주 조달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자비용 부담도 경쟁사 대비 양호하다.
 
단기차입금 9900억원 상환…단기차입의존도 '제로'
 
29일 여신전문금융 및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 3분기 기준 차입부채 규모가 17조6007억원이다. 지난해 말의 18조5521억원에서 5.1%(9514억원) 감소했다.
 
차입부채 구성은 △회사채 10조8700억원 △장기차입금 3조380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3조3507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장기차입금은 일반차입금이 3500억원이며 기업어음(CP)이 3조300억원이다.
 
 
고금리 조달환경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차입부채 규모도 줄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적용되는 자산유동화증권 활용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9900억원 규모로 새롭게 조달했다가 이번에 전액 상환했다.
 
단기차입부채는 작년 하반기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조달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일시적으로 금액을 늘렸던 건이다. 최근 5년 기준 삼성카드의 단기차입금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를 제외하고 2019년 4200억원 뿐이다. 지난해 금리상승 여파가 그만큼 컸던 셈이다.
 
올해는 조달시장이 점차 안정화되면서 단기차입 활용도가 줄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전히 고금리 환경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난해 수준의 급격한 변동이 없고 발행금리 역시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고 있어서다.
 
삼성카드는 공모 회사채 기준 발행금리가 지난해 1분기 3.0% 수준에서 결정되다가 4분기에는 최고 5.7%까지 상승했다.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4.0% 수준을 나타내면서 회복 양상을 나타냈다.
 
단기차입 부채를 정리하면서 유동성 지표도 조정됐다. 지난해 5.3%로 형성됐던 단기차입의존도는 다시 0%로 떨어졌다. 피어(Peer)그룹의 단기차입의존도 평균은 6.2% 정도다. 같은 기간 유동성차입부채 규모는 4조6795억원에서 3조3793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유동성차입 비중(ABS 제외 기준)은 30.0%에서 23.7%로 내려갔다.
 
변수로 작용한 '은행채' 발행…이자비용 부담은 적은 편
 
지난 3분기 단기차입금 상환을 완료했지만 단기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재차 형성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은행채 발행이 변수로 작용해서다.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은행채 발행 한도가 폐지됐는데, 이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수요 감소와 발행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진=삼성카드)
 
삼성카드의 경우 은행채 이슈가 있던 지난 10월 공모 회사채 금리가 다시 5%를 넘어섰던 것으로 나타난다. 삼성카드 공모채 금리는 지난 10월 제2630회차 4.5%에서 제2640회차 4.9%까지 뛰었다가 이후 세 차례 발행에서 모두 5.1% 수준으로 상승했다. 금리가 한창 올랐던 지난해 4분기 이후 5%대를 다시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2일 발행한 제2644회차도 5.0%를 나타냈는데 이후로는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발행한 제2645회차 채권의 금리는 4.8%로 떨어졌다. 이날 발행한 제2646회차~제2648회차는 금리는 4.2%~4.4%에서 결정됐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와 은행채 발행한도 폐지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이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며 단기차입의존도가 상승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라면서 "향후 금리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CP나 전단채(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조달 실행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고금리 조달환경과 변수 요인이 있지만 이자비용 부담은 경쟁사 대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말 기준 조달금리 평균은 삼성카드가 2.7% 수준이며 피어그룹 평균은 3.0%다.
 
특히 삼성카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레버리지배율 3.7배)으로 완충력이 우수하고, 차환 물량에 대한 부담도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차입부채 가운데 1년 이내 만기도래 비중이 지난 9월 말 기준 24.6%로 피어그룹 평균인 35.7%보다 11.1%p 낮다. 1년 이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자산의 비율도 320.6%로 피어 평균(224.2%)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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