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대장, 한화)②한화에어로, 재무구조 악화됐지만…터널은 지났다
관계사 출자에 1조5천억원 사용…재무구조 4분기부터 개선 전망
수출 물량 본격 인도되며 매출 및 수익성 모두 향상
공개 2023-11-2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6: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수직계열화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지구위의 모든 영역에서 사업 모델을 구축한 한화는 각 계열사별로 전방위적인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이 차기 방산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은 지구 밖 우주 및 무인화 사업이다. 차기 성장동력을 확보가 시작된 가운데 한화그룹의 방산사업 성장 동력이 충분한지 점검해보고 주요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의 성장 연료인 재무적 여력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오션(042660) 유상증자에 조 단위의 자금을 지출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상방산 분야 매출 호조에 현금유입 규모도 커지고 있지만, 순차입금의존도가 3분기 동안 2배 이상 늘어난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올해 4분기부터 지상방산 분야 수출 확대로 재무부담을 점차 경감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 전경(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1조원 넘는 지출…순차입금의존도 급등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관계기업 투자에 1조4968억원을 사용했다. 이 중 67%인 1조원을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사용했다. 종속기업인 한화시스템과 함께 부담한 금액은 1조5천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자금은 미국 내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한 한화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 출자 등에 사용했다.
 
한화에어로가 한화오션 지분 취득에 막대한 자금을 쏟으면서 한화에어로의 순차입금의존도가 급증했다. 한화에어로의 올해 3분기 순차입금의존도는 75.1%로 지난해 말(36.2%)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차입금 및 사채금액이 올해 3분기 기준 지난해 말보다 1조원 이상 급증한 영향이다.
 
한화에어로는 한화오션 유상증자 재원을 영업활동현금과 재무활동현금으로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에어로의 영업현금흐름은 965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투자현금흐름은 1조6126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한화오션 및 한화퓨처프루프 등에 대한 공격적인 지분 투자 및 설비 투자 확대가 투자현금흐름 적자의 원인이다. 차입금 및 사채 도입으로 재무현금흐름은 523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까지 총 현금 및 현금유출액은 1244억원을 나타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16일 한화오션 2차 유상증자에 3126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그에 따라 재무부담은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화솔루션과의 미국 합작투자법인인 한화퓨처프루프(Hanwah Futureproof)에도 추가 투자금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3분기 한화에어로는 한화퓨처프루프에 3814억원을 출자했다. 총 출자 예정액이 6557억원인만큼 앞으로 2743억원을 더 출자해야 한다. 4분기부터 5869억원이 관계 기업 투자에 지출되는 셈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추가 출자 비용은 4분기 영업현금흐름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순차입금 의존도 증가로 추가적으로 차입금 등을 마련하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도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 자금 조달은 사내유보금 등 다방면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어떤 경로로 조달했는지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4분기 방산 본격 수출…현금 유입 늘며 재무구조 개선 전망
 
한화에어로의 재무부담이 커졌지만 올해 4분기부터 지상무기 해외 수출 성과가 매출에 반영되면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한화에어로도 내년부터 경상적인 설비 투자가 주를 이루면서 올해처럼 조 단위 지출은 없을 예정이다.
 
실제 올해 4분기부터 한화에어로의 수익성이 크게 늘어나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동안 차곡히 쌓아왔던 지상방산 수출 계약 물량이 4분기부터 폴란드로 본격 인도 예정이라 수익성 확대가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는 올해 4분기부터 폴란드에 K-9와 천무 1차 물량을 인도한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화에어로의 지상방산 매출은 7627억원으로 수출 비중은 26%였지만, 4분기는 매출 1조7735억원에 수출 비중 47%로 뛸 전망이다. 수출 비중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도 3분기에서 4분기로 넘어가면서 537억원에서 2314억원으로 4.3배 증가가 예상된다.
 
아울러 내년부터 본격 지상방산 매출 확대 등으로 5667억원 흑자, 2025년에는 1조222억원 흑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폴란드뿐 아니라 이집트로의 K-9 수출이 본격화되는 것이 긍정적 현금흐름의 근거다.
 
 
 
특히 영업호조에 따른 잉여현금흐름 확대가 예상되면서 재무부담이 차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한화에어로의 개별 유동비율이 140%로 정점을 찍은 후 내년에는 100%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변수는 있다. 한화에어로의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폴란드의 정치 환경 변화다. 국방비 감축을 주장하는 야당연합이 지난 10월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 과반을 차지해 향후 정치 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한화에어로 측은 폴란드 내 여론조사에서 군 현대화 등에 대한 지지가 높기 때문에 수출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현재 폴란드 정부와 2차 무기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전해지지 않지만 방산업계에서는 지난해 1차 계약 물량과 유사한 8조원 수준으로 추측되고 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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