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광주은행…유동성커버리지비율 외로운 하락세
타 은행 상승 기조 반해 홀로 LCR하락
당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6.1% 올라
공개 2023-11-2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7: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광주은행이 3분기 유동성과 당기 실적이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동성을 느슨하게 관리해 타 지방은행 대비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에 이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이 유동성 관리 고삐를 조일 것으로 예상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올려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광주은행 본점.(사진=광주은행)
 
흐름 역행하는 유동성 비율
 
광주은행의 LCR이 타 은행의 흐름과는 달리 하락세로 전환했다. LCR이란 30일 이내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이다. 지난해 말부터 105%대를 유지하고 있던 광주은행은 3분기 103.99%까지 떨어졌다. 105%도 이미 타 은행에 비하면 낮은 수치였음에도 재차 하락해 차이가 벌어졌다. 광주은행의 LCR은 △지난해 4분기 105.17% △올해 1분기 105.54% △2분기 105.62%로 상승추이를 보이다 올해 3분기에는 103.9%로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은행의 LCR 규제 완화 시기를 올해 말까지로 보고 있었으나, 고금리가 지속되고 금융 시장 불안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까지 기간을 연장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 완화 정책이 연장돼 95% 이상 수준을 유지하면 금융당국의 지도 비율을 충족하게 된다. 최종적인 정상화 시기는 내년 2분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광주은행과는 달리 여타 지방은행의 LCR비율은 상승세다. 같은 JB금융지주(175330)의 전북은행은 올해 3분기 기준 123.94%로, 지난해 말 112.75% 보다 11.19%p 증가했으며 6월 말 123.41%보다도 0.53%p 증가했다. 대구은행의 LCR도 지난해 말 110.69%에서 114.98%로 증가했으며, 부산은행도 11.88%에 114.8%로, 경남은행도 지난해 말 113.83%에서 146.03%로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제주은행도 122.6%를 기록해 5개의 지방은행이 모두 광주은행의 LCR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고유동성자산은 국채, 금융채, 예적금 등 현금화하기 용이한 자산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당국의 지원 없이 30일간 유동성 악화를 견딜 수 있게 고유동성 자산을 마련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 광주은행의 가중치 적용 후 고유동성 자산은 4조2282억원으로, 지난해 말 4조4054억원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말 현금유출액은 5조8744억원, 현금유입액은 4조1963억원으로 순현금유출액은 4조1963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순현금유출액도 4조11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감소했다. 다만 LCR은 고유동성 자산이 줄어들었음에도 감소율이 순현금유출액 감소폭보다 작아 소폭 증가했다.
 
타행 대비 낮지만 지난해 4분기 부터 꾸준히 오르던 광주은행의 LCR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은 고유동성 자산 감소의 영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표적인 고유동성 자산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 한국은행 예치금, 국공채 등이 감소하고 통화안정증권의 평균잔액만 소폭 증가해 고유동성 자산 규모 감소가 지난 상반기와 같이 이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은행의 국공채는 지난해 말 1조3230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507억원으로 감소했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지난해 말 1조1423억원에서 6400억원으로 감소했고 한국은행 통화안정계정 예치금도 1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반으로 규모를 줄였다. 다만 평균잔액 기준 통화안정증권 규모는 지난해 말 169억원에서 올해 3분기 20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금융자산 증가해 총자산·실적 증가
 
광주은행은 3분기 기준 21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동기 대비 6.1% 오른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광주은행의 총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22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3분기 1983억원에서 올해 3분기 215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93억원 손실에서 113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는 고유동성자산의 관리를 비교적 느슨하게 한 것도 영향이 있다. 순현금유출액을 커버할 고유동성자산을 늘리는 대신 투자를 하는 등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은행의 자산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감소한 대신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항목과 상각후원가측정 대출채권 및 기타금융자산, 유형자산 등의 항목에서 규모를 키워 총자산도 지난해 말 28조5638억원에서 올해 3분기 29조5114억원으로 성장했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엔는 주식과 중도매각 채권이 포함돼있으며 당기이익으로 포함되어 계산된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당기손익에는 포함되어있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으나 모두 자산으로 포함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LCR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을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라면서 "기업 수익측면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IB토마토>는 광주은행 관계자에 LCR 하락이 고유동성자산과 순현금유출입 추이 등에 대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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