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 IPO 본격 추진…업계 1호 상장사 '타이틀' 달까
KB증권 등 IPO분야 상위 증권사들 관심
KG그룹 지원 vs 성장 둔화 업계 전망 갈려
지난해 실적 반등…KG프레시 인수 시너지
공개 2023-10-2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8: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KG할리스에프앤비가 최근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하면서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할리스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상장사 1호가 된다는 점에서 업계 내 관심도 뜨겁다. 지난해 KG프레시를 종속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외형 확대에 성공한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가맹점과의 상생이 우선 시 되는 프랜차이즈업 특성과 커피업계 경쟁 포화로 인해 시장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이번 상장 역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박예진 기자)
 
KG프레시 인수 시너지 효과로 지난해 실적 '반등'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할리스는 국내 증권사에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배포하고 제안서를 접수 받고 있다. 이 가운데 KB증권 등 IPO분야 상위 증권사들이 입찰제안요청서를 수령해 제안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종현 할리스 대표는 지난 2021년 11월 취임하면서 내년 말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할리스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KG프레시 인수 역시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할리스 상장을 위해서는 KG프레시와의 시너지 창출이 필수적이다. 할리스는 지난해 5월 약 800억원을 들여 HJF 지분 100%(22만9000주)를 인수했다. HJF는 1996년 7월 양념육 제조를 위해 설립된 회사로, KG그룹에 편입된 이후 KG프레시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대표가 KG프레시 대표직을 함께 맡고 있다.
 
인수 이후 할리스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투고(To-go) 전용' 닭가슴살 제품을 출시하는 등 KG프레시를 이용한 사업 다각화도 이어졌다. 그 덕에 커피사업 매출액 지표인 KG할리스의 별도기준 매출액 역시 지난해 1359억원으로 2021년(1159억원)대비 17.26% 성장했다. 앞서 할리스는 2020년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2019년 1649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20년 1406억원, 2021년 1159억원으로 하락한 바 있다.
 
연결기준으로도 매출액 2379억원을 기록했다. KG프레시의 꾸준한 성장이 연결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KG프레시 매출액은 2020년 1176억원에서 2021년 1600억원으로 36.05% 고성장한 후 지난해에는 5.56% 증가한 1689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할리스의 지난해 매출액이 인수 이전인 2019년 대비 17.59% 줄어든 상황인 만큼, 현재 재무상황으로는 기업가치가 높게 나오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할리스의 기업가치를 2000억~3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고, 할리스에서 원하는 기업가치는 4000억~5000억원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디야·투썸플레이스도 상장 철회…이번엔 다를까
 
할리스의 상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할리스가 상장에 성공하면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반면, 최근 커피업계 경쟁강도 심화로 인해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9년 발표한 '커피산업의 5가지 트렌드 변화와 전망'을 보면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2016년 약 3조5000억원에서 2018년 약 4조3000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이디야 등의 매출액이 약 2조원대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상장을 준비했던 상위 업체 투썸플레이스와 이디야도 자진 상장 철회에 나선 바 있다. 이디야의 경우 지난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 계획을 세웠으나, 가맹점주들의 반대 등으로 중도 철회했다. 현재에도 IPO 추진 계획은 따로 없으며 가맹점 지원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 2021년 상장을 시도한지 한 달 만에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시장에서는 사모펀드에서 운영되는 투썸플레이스가 IPO 추진에 대한 부담감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공모 과정 등에서의 흥행 우려 등이 부담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상장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어려움을 겪어왔다. 가맹점 수가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인 탓에 '매장 수가 줄어들면 꺼지는 버블'이라는 평가 등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커피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업계 내 경쟁도 과열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할리스의 상장은 브랜드 가치를 얼마로 측정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도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 수를 수익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으나, 가맹점을 유통 채널로 볼 경우 저평가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업계 내 시각도 엇갈린다. 최근 카페업계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앞서 빅3인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가 상장을 철회한 만큼 이번에도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KG그룹의 지원과 최근 실적 성장이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평가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상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한데 프랜차이즈의 경우 경기 민감도가 높고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면서 "커피업계는 최근 경쟁 포화상태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라 여전히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커피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할리스가 그동안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고, 다른 커피업체와 다르게 KG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와 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커피업계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제보하기 0